●베트남의 질주는 내년에도? 


편-  올해 초 출국자수가 3,000만명을 돌파할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막상 11월까지 누적 출국자수를 살펴보면 3,000만명 달성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 아마 올해 최종 출국자수는 2,850만명 전후가 될 것 같다. 작년에는 여성 출국자수가 남성보다 더 많았는데, 올해는 다시 남성 출국자수가 여성을 추월했다. 
편- 목적지별로 살펴보면 올해는 확실히 베트남이 뜨거웠다. 
차- 올해 베트남은 한국인 방문객수 3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이 750만명 이상, 중국이 400만명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베트남이 제3의 시장으로 자리를 굳히는 모습이다. 
편- 세 국가를 방문한 한국인 수가 거의 1,500만명인 규모다. 아시아 국가 중  한국인이 200만명 이상 방문하는 곳이 또 있나?
차- 없다. 2017년 태국 170만명, 필리핀 160만명이다. 베트남에 비교 대상이 안 된다. 베트남은 심지어 남북으로 지역 분산도 고르게 돼있다. 
손-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많아 상용 수요도 많지 않은가. 
차- 상용은 여행 시장이 크지 않을 때부터 어느 정도 고정 수요가 반영돼 있었다. 그러니 일반 여행 수요가 엄청나게 성장한 것이다. 태국이나 인근 동남아 국가에 비해 물가도 저렴하고 거리도 4시간 내외로 가깝고 무엇보다 항공 공급이 크게 증가했다. 중국행 항공편을 베트남으로 돌리면서 타이밍이 좋았다. 
편- 내년에 중국 시장이 살아나면 베트남이 어떻게 될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연재해로 영업이익도 ‘휘청’ 


편- 올해는 유독 자연재해 사고가 많았다. 
차- 인도네시아는 확실히 관광객이 많이 줄었고 가기 부담되는 지역이 됐다. 일본의 경우 가시적으로 관광객이 줄어든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오사카, 홋카이도에 닥친 태풍과 지진으로 수요가 많이 줄어들어서 일본 상품 판매자들이 영향을 많이 받았다. 
손- 하와이에도 올해 화산 이슈가 있었다. 하지만 하와이 관계자들은 잘 되는 해가 있고, 잘 안 되는 해가 있는데 올해는 후자에 속하는 것 같다고 자평하는 분위기다. 반사이익으로 올해 칸쿤 여행시장은 꽤 좋았다고 한다. 
차- 여행사가 자연재해에 대해 대처하는 매뉴얼이 체계적이진 않아 보였다. 
편- 자연재해로 인한 항공편 취소나 지연 결항, 일정 변경 등에 대해서는 사실상 여행사가 책임질 부분이 아니다. 메뉴얼대로라면 지원하지 않아도 될 일이지만 도의적 차원에서 피해보상을 해준 케이스가 많다. 
손- 실제로 올해 여행사들은 태풍이나 지진으로 인해 전세기를 띄우고 호텔을 제공하는 등 도의적인 피해보상에 대한 비용이 컸다고 한다. 이 때문에 지출이 상당했고 영업이익과 직결되는 부분이기도 했다. 
편- 사실 비용은 비용대로 썼는데 티가 많이 나지 않았다. 이번 기회에 여행사를 이용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홍보를 해도 좋았을 것 같다. 
이- 일부 여행사에서는 선례를 만들면 당연한 게 되어버리므로 지속적인 비용이 발생할까 우려돼 알리기를 꺼린다고도 했다. 


●기술 개발은 적용이 관건 


김- PCIDSS는 첫해 치고는 잘 마무리했다는 분위기다.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앞으로 PCIDSS 미인증 업체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지켜봐야할 것 같다. 
편- 걱정했던 것 치곤 큰 혼란 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김- 올해는 첫해니까 제재를 타이트하게 적용하지 않았던 측면도 있었다. 내년에는 인증을 더 철저하게 심사할 수도 있다. 
손- NDC는 하반기를 목표로 몇몇 업체가 개발을 진행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적용이 더뎌지고 있다. 루프트한자독일항공에서는 당초 올해 3사분기에 다음 카카오에 적용할 예정이었지만 특정 기술 사양을 이유로 지연이 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정확히 어떤 기술에 문제가 있는지는 파악하기 어렵다. 
김- NDC는 기술적인 장벽보다 지금 시점에 적용시키는 데에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 NDC는 다른 해외 여행사협회에서도 항공사의 갑질 정책 중 하나로 간주하고 심하게 반대하기도 한다. 


●플랫폼과 여행사 간 커지는 마찰 


편- 올해 플랫폼과 여행사 간의 마찰도 유독 두드러졌다. 
차- 한 여행사는 스카이스캐너가 수수료를 인상한 것도 이해가 간다고도 했다. 마케팅 비용을 써서 자기 고객을 유치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행사는 항공사 수수료도 적은데다 경쟁도 치열해 불만스러울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네이버는 포털이기 때문에 별도의 광고비용이 발생하지 않지만 스카이스캐너는 광고비용이 필수적이다. 이런 측면에서 네이버가 여행사측에 요구하는 내용이 다른 플랫폼과 마찬가지인 것처럼 주장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 상당히 친플랫폼적인 반응이다. 입점사가 그 부분까지 신경 쓸 필요는 없어 보인다. 플랫폼으로 인해 지출하는 수수료가 곧 여행사에게 부담이 아닌가.
편- 수수료가 처음엔 1%였다가 1.3%, 1.7%로 두 번이나 인상된 거다. 일종의 젠트리피케이션 같다. 스카이스캐너가 뜨고 나니 수수료를 인상하고 그대로 입점할지 나갈지에 대해 여행사는 선택의 기로에 선 셈이지 않나. 
김- 여행사가 절반 이상 이탈하고 나면 다른 여행사들이 그 자리를 채울 가능성도 충분하다. 여행사들이 실력행사를 해서 이길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헤게모니 싸움이니 주도권은플랫폼이 쥐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장기적으로 보면 여행사들도 호텔처럼 되지 않을까. 앞으로는 반발할 기회조차 없는 게 아닐까하는 우려도 된다. 호텔 플랫폼에서도 수수료 많이 받는 곳은 20% 정도라고 한다.
편- 각자 여행사들이 충성고객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으니 갈수록 플랫폼에 의존하는 양상이다. 가격 외에 충성도를 높일 방안을 뚜렷하게 찾질 못하고 있으니 코너에 몰리는 모양새다. 
손- 트립닷컴이 GDS 자사 고유의 아이디를 요구한 것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차- 아이디로 접속하면 자사가 가지고 있는 항공 인벤토리가 다 보인다. 트립닷컴에서는 항공권에 관해 환불이나 변경 등을 실시간으로 대처 가능하다는 걸 이유로 제시했지만 통장 비밀번호 달라는 것과 다르지 않은 말이다. 


●허니문여행사, 도미노처럼 폐업


편- 올해 하반기부터 여행사 폐업 소식으로 심난했다. 
손- 고몰디브 폐업 소식을 듣고 사무실에 다녀온 후 인터넷에 해당 여행사를 검색해봤다. 결혼정보 커뮤니티에 허니문베이 피해자가 ‘새로운 예약 루트를 찾던 중 고몰디브가 폐업 수순에 들어갔으니 참고하라’는 글을 게재했다. 댓글을 살펴보니 앞으로는 이름 있는 브랜드 여행사로 예약해야겠다는 식의 여론이 우세했다. 
차- 폐업 당일에도 사무실에 대표가 출근해 처리하는 모습을 보니 그래도 마지막까지 책임을 지려고 시도했던 모양이다. 
김- 문제는 B2B 거래는 보상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폐업 소식이 많아지면서 보증보험에 대한 규정도 꼼꼼하게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취재후는 한 주간의 취재 뒷얘기를 담는 자리입니다.
참가자 김기남, 김선주, 천소현, 차민경, 손고은, 김예지, 이성균, 전용언, 강화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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