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박사

이제 2010년 하고도 숫자 9가 붙었다. 숫자 9는 예로부터 사람이 다다를 수 있는 최고 경지의 수로 여겨졌다. 바둑 9단에서 비롯된 표현으로 흔히 무언가에 능통한 사람을 우리는 정치 9단, 야구 9단이라고 칭하곤 한다.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 9는 숫자 10과 비교하면 미완성의 느낌을 준다. 우리에게 친숙한 만화 은하철도 999에서 숫자 999가 미완성을 의미하는 것처럼 말이다. 원작자 마쓰모토 레이지는 주인공 철이가 어른이 됨을 의미하는 1000 대신 숫자 999를 통해 미완의 영원함을 담아 냈다고 한다. 숫자 때문일까. 2019년 항공 및 여행 IT 산업의 전망은 어떤 경지에 이르되 아직은 미완성인, 숫자 9 같은 그런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전망을 5가지로 정리해봤다. 


1. NDC


아마데우스의 NDC-X 프로젝트의 출범과 더불어 NDC Aggregator회사 중 선두격이었던 페어로직스(Farelogix)를 세이버가 인수한 것은 NDC 프로젝트에 대한 GDS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보여준다. 이러한 GDS사의 움직임은 NDC에 대한 항공사들의 당초 예상 혹은 기대와는 다소 차이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유럽 및 미국 항공사들은 적극적인 NDC 참여를 보이고 있고 이는 아시아의 일부 항공사들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아직 아시아의 몇몇 항공사들은 Level 3(Offer and Order management)를 취득했을 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지는 않다. 


종합해보면 NDC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며 업계의 변화 역시 빠르게 이루어질 수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NDC Level 4를 위해서는 항공사 시스템의 전반적인 개선, NDC기반의 콜센터 운영, Aggregator와 여행사들의 API연결 등이 요구되기 때문에 실제 운영까지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또 다른 한편으로 LCC가 NDC에 어떤 방식으로 참여하게 될지 역시 아직은 미지수이다.  IATA에 미가입한 LCC는 NDC를 계기로 IATA에 가입할 것인가. 또한 만약 가입하지 않는다면 LCC의 다양한 상품을 어떤 방식으로 여행사를 통해 판매할 것인가.


2. Travel IT Startup


항공권 유통시스템을 발굴하기 위한 항공사들의 노력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IT회사들을 항공관련 시스템 개발에 참여하도록 이끄는 계기가 될 것이다. 동종 업계가 아니더라도 API 관련 노하우가 있는 IT회사들은 직접 항공권을 판매하는 리테일까지 그 영역을 확장할 수 도 있다. 혹은 기존의 리테일 업체들이 새로운 IT기술을 접목시켜 여행부문을 보다 활성화하거나 확대시킬 가능성도 있다. IATA NDC에 의한 변화의 흐름은 IT회사들의 활동영역을 넓히며 다양한 여행관련 IT 스타트업들을 탄생시키게 될 것이다.


3. Online Travel Industry


항공사 콘텐츠에 대한 접근 및 가공을 보다 쉽게 해주는 항공권 유통 IT 상품들을 활용함으로써 항공권 판매 시장의 신규 참여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기존의 업체들은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갖춤으로써 차별화하는 전략을 세우고자 할 것이다. 콘텐츠 강화를 위한 Cross ticketing, Global Consolidator, Virtual Interline 등과 같은 실험적인 모델들이 시장에 소개되었고 이들 개발 업체들은 제품 확산을 위해 앞으로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4. Block chain 


작년 비트코인 열풍을 계기로 회자되기 시작한 블록체인 기술은 이제 다양한 산업분야에 응용되고 있다. 비트코인을 활용한 Public형이 아닌 제한된 숫자의 블록 생산자가 최신 블록을 업데이트하는 방식인 Private permissioned(비밀승인)형의 블록체인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블록체인 기술을 보유한 업체들은 점차 항공 및 여행산업의 IT 분야로 진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기술은 PNR 과 같은 고유한 코드를 이용하여 다양한 여행 상품들을 결합, 여행사와 항공사들 간의 정산, 마일리지와 리테일 업체들 사이의 포인트 전환 등에 이르기까지 여행업계 전반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5. Dynamic Pricing


항공사는 단순 항공권 가격 경쟁을 지양하고 Fare Family를 통한 통합적인 항공 상품을 판매하려는 방향성을 갖게 될 것이다. 즉 마일리지의 적립률을 차등화하고 차별화된 라운지 부대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항공권 등과 같은 입체적인 항공상품이 여행사 채널을 통해 운영되기 시작할 것이다. 


이러한 방향성에 부합하는 효과적인 항공상품 판매를 위해서 항공사는 좌석당 수입이 아닌 승객당 수입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이는 기존의 Revenue management 시스템 업그레이드의 필요성과 Revenue accounting system의 한계를 넘어서는 방안 모색을 요구한다. 반면 여행사는 날로 다양해지는 항공상품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아마도 2019년은 보다 “It’s IT”한 해가 될 것이다. 
 

양박사
IT Travel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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