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형수
오형수

드라마 또는 여행 예능 방송을 통해 소개돼 시선을 끈 관광지에 여행사가 규모의 경제 효과와 알선력을 발휘하여 고객이 원하는 저가격 상품으로 신상품을 만드는 신상품개발 전략이 있다. 한편 여행사나 여행사 직원이 경험한 특별한 여행지 또는 아이디어와 기획력을 발휘, 시장 트렌드를 예측해 상품을 개발한 후 고객에게 홍보, 마케팅 하는 신상품개발 전략도 있다. 전자의 전략은 고객이 요구하는 상품과 서비스가 무엇인지 조사해서 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켓인(Market-In) 전략이다. 후자는 시장의 요구보다는 생산자 즉 여행사와 직원의 아이디어와 트렌드 예측에 따라 상품과 서비스를 먼저 내놓은 뒤 이를 고객에게 널리 알려 판매하는 프로덕트 아웃(Product-Out) 전략이다. 그렇다면 여행사의 신상품 전략은 마켓인 전략과 프로덕트 아웃 전략 중 무엇이 더 효과적일까? 


여행상품 중 마켓인 전략의 대표적인 사례는 <꽃보다 누나> 방송 후 방송 시청자의 여행 상품화 요청을 발 빠르게 대응한 크로아티아 여행 상품을 비롯, 최근 여행 상품 중 실적이 좋은 대부분의 여행 상품이 사례다. 반면 여행상품 중 프로덕트 아웃 전략의 성공 사례는 일본으로 돌아가는 빈 비행기인 페리 항공기를 이용하여 1박3일 일본 여행상품을 만든 여행박사의 ‘1박3일 올빼미 항공 여행’ 등 몇몇 상품으로 매우 드물다. 여행업계에서는 고객이 원하는 관광지와 가격을 고객의 요구에 철저히 맞춰주는 마켓인 전략이 대세다.

고객에게 멋지고 매력적인 여행 신상품을 만들어 제안, 추천하는 프로덕트 아웃 전략은 특별하고 귀한 사례다. 기존의 성공 사례와 확실히 불경기인 현재의 여행업계가 고객의 요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켓인 전략을 선택한 것은 합리적인 선택처럼 보인다. 하지만 기존의 성공 사례와 불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여행업계의 선택은 새로운 수요를 만드는 프로덕트 아웃 전략이어야 한다.   


스티브 잡스는 ‘사람들은 대부분 만들어서 보여주기 전에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고 했다. 아이팟, 아이튠즈, 아이폰은 고객에게 멋지고 매력적인 신상품을 만들어 추천하고 싶은 스티브 잡스가 프로덕트 아웃 전략으로 고객을 리드한 결과물이다. 고객의 상투적이고 표면화된 요구가 아니라 고객의 요구를 넘어 멋지고 매력적인 신상품을 제안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다. 여행상품의 경우 표면화된 고객 요구는 언제나 유명한 관광지와 저가격이다. 그동안 고객을 리드할 필요성도 없었고 준비도 하지 못한 여행업계가 고객의 요구에 맞추어 고객의 뒤만 따르다 보니 혁신적이고 과감한 상품 개발과는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최근 출시 40일 만에 500만 개가 팔린 오뚜기 쇠고기미역국 라면을 보자. 임신 4개월의 연구원이 산모는 물론 남녀노소 모두에게 좋은 건강식을 고민하던 중 미역국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업계 최초로 출시된 라면이다. 여행상품도 마찬가지다. 여행상품에 관광지, 음식, 입장권 뿐만 아니 여행의 기쁨, 행복, 사랑도 함께 담을 수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고객의 요구와 기존 수요에 기대는 관광지, 음식, 입장권의 저가 전략만으로는 지속가능성이 없다.


2019년 대부분 여행사의 경영 목표는 수익 확대, 수익성 개선이다. 하지만 현재와 같이 단순히 인건비와 마케팅 비용을 아끼는 비용 절감 전략으로 수익 확대와 수익성 개선은 불가능하다. 일본 전역 1,400여 곳 이상의 츠타야 매장을 운영하는 컬처 컨비니언스 클럽의 최고경영자인 마스다 무네아키는 ‘기업은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는 고객가치를 기획하고, 이를 적절한 비용으로 실현했을 때 비로소 이익이 남는 것이며 수익은 이 모든 노력의 결과이지 목적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우리 여행업계가 고객에게 여행의 기쁨과 행복,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수요를 제안하는 프로덕트 아웃 전략으로 지속가능한 생존과 성장을 만들어 내기를 기대하고 바란다. 
 

K-TravelAcademy 대표강사
hivince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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