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테마로 한 유튜브 콘텐츠도 주목받고 있다. 뷰티 등 다른 분야에 비해 늦은 출발이지만 영상에 대한 시장의 니즈와 맞아 떨어지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여행 전문 크리에이터 2인을 만났다. <편집자주>

 

●여행 크리에이터 원지
“국내 크리에이터 시장 이제 형성,더욱 기회 늘어날 것”

유튜브 채널: 원지의하루
구독자: 3만3,000명
유튜브 시작 시점: 2015년
총 213개 영상 업로드

원지
ⓒ원지

-유튜브는 언제 시작했나


3년 전부터다. 시작은 일상을 기록하는 ‘브이로그’로 시작했다. 당시 콘텐츠 산업 쪽에 종사하고 있었기 때문에 영상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하던 사업을 접으면서 ‘방황기를 기록해보자’는 마음으로 처음 카메라를 들었다. 그런데 유튜브 시작과 함께 우간다에서 1년, 이어 LA에서 1년을 생활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일상 기록이 여행 기록이 됐다. 우간다에 있는 동안 현지 아프리카 친구들과 유튜버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구독자 성향은


유튜브 구독자는 대체로 10대가 많지만, 원지의하루 구독자는 20대부터 60대를 아우른다. 10대는 거의 없고,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까지가 가장 많다. 남녀 성비는 절반으로, 어느 한쪽이 많다고 보기 어렵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영상을 보는지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여행을 가려고 정보를 찾는 사람, 그리고 여행을 좋아해서 대리만족을 느끼려는 사람으로 크게 나뉘는 것 같다. 그래서 정보를 담는 ‘체험후기’형 콘텐츠와 현장감을 살린 ‘브이로그’형 콘텐츠를 다양하게 만들고 있다. 

ⓒ원지

-지금 여행 유튜브 시장은


해외에는 유명한 크리에이터가 여럿 있고 뷰수도 많이 나오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그만큼 시장이 크지 않다. 이제 막 여행 분야에 크리에이터들이 속속 생겨나고,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분위기다. ‘여행 유튜버(크리에이터)’라고 전문적으로 불리기 시작한 것도 오래되지 않았다. 유튜브 채널 ‘원지의하루’를 운영한 것은 3년이 됐지만 여행 크리에이터로 인식되기 시작한 건 1년 정도다. 2017년 하반기에 처음으로 개인 여행이 아닌 콜라보레이션 형식으로 해외 여행 콘텐츠를 만들었다. 에티오피아관광청의 에티오피아 팸투어 때다. 이후로 여행 관련 업체들과 콜라보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다른 분야에 비해 많이 늦은 거 아닌가


그렇다. 다른 분야에 비해 문턱이 높다는 생각을 한다. 여행은 스튜디오에서 앉아서 할 수 없다. 그냥 여행하는 것도 힘든데 카메라를 들고 촬영을 하면서 여행을 다녀야 하고, 전 일정이 기록된 영상을 편집하는 것도 어마어마한 일이다. 해외여행을 주기적으로 다닐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도 쉽지 않다. 그래도 최근에는 여러 여행 크리에이터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비례해 콘텐츠가 확산되면서 관심을 갖는 스타터들이 많이 생겨났다. 지금 국내 여행 유튜브 시장에는 약 10명 안팍의 크리에이터가 활동하고 있다. 니즈는 더 높아질 것이고 크리에이터 시장도 커질 것이다. 


-영상 콘텐츠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시네마틱 영상이 아니라 크리에이터와의 콜라보레이션을 기획하고 있다면, 이전까지의 방식과 완전히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블로그나 인스타그램과 달리 영상은 ‘스토리’가 필요하고, 동시에 현장감이 그대로 드러나는 형식이다.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될 때 가장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는 뜻이다. 자유일정으로, 자기 스타일에 맞게 영상을 만들어달라고 했던 경우가 가장 재미있고 반응 또한 좋았던 결과물이 나왔다. 

 

●여행 크리에이터 메이
“구독자와 공감대 형성 중요, ‘감정’ 담는다”

유튜브 채널: 여행자메이
구독자: 5만5,000명
유튜브 시작 시점: 2017년
총 125개 영상 업로드

메이
ⓒ메이

 

-유튜브는 언제 시작했나


1년 반 전부터다. 딱 1년 동안만 다른 무엇도 아닌 ‘나의 행복’을 생각해보자라는 마음으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세계여행을 떠났다. 원래 여행 유튜브 영상을 보는 걸 좋아했었기 때문에 영상으로 기록을 남기게 됐다. 실제 여행에서 일어나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담고자 했다. 


-자신만의 컨셉이 있다면


감성적인 여행에세이 같은 영상을 만들려고 한다. 영상을 보고 나면 서정적인 책 한 권을 읽은 것 같은 기분이 들게끔 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어떤 사건보다 현장에서 느낀 감정, 기쁘거나 즐겁거나 힘들거나 하는 감정을 포착하고 영상에 담아내려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영화 <리틀포레스트> 같은 느낌이다. 최근에 영화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라는 영화의 홍보 영상을 만들면서 아이디어가 구체화 됐다.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 인형을 가지고 다니며 푸와 함께 여행하는 느낌으로 편집했는데, 영상이 업로드 된 이후 영화 <리틀포레스트> 같은 느낌이 난다는 평가를 받았다. 

ⓒ메이
ⓒ메이

-구독자 성향은 


20~30대가 주류다. ‘여행자메이’ 채널이 ‘퇴사 후 세계여행’을 떠난데서 시작했기 때문에 퇴사를 하고 싶은 직장인이 많이 보는 것 같다. 최근에는 10대 구독자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성비는 여자와 남자가 비슷하다. 


-직업으로서 여행 크리에이터는


많은 사람들이 이상적으로 바라보는 것 같다. 하지만 실제는 이상적이지만은 않다. 여행을 다니면서 영상을 기록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여행을 목적으로 시작하더라도 나중에 직업으로 삼겠다고 하면 회의감이 들 수도 있다. 거래가 이뤄지는 순간부터 온전한 내 여행이 아니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중간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히 잡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영상 콘텐츠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영상은 구독자와 공감이 이뤄지는 콘텐츠 형식이라고 생각한다. 맞춰진 일정에 따르다보면 영상이 지루할 수 있고, 구독자와 공감대를 이룰 수 있는 타이밍을 놓칠 수도 있다. 큰 구성 아래 자유롭게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때좋은 콘텐츠가 나올 수 있다.

 

차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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