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여행사 이용하지만 서비스 비용 고려 않는 ‘공무원 여비 규정’
[커버스토리] 여행사 이용하지만 서비스 비용 고려 않는 ‘공무원 여비 규정’
  • 이성균 기자
  • 승인 2019.02.11 0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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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임(항공선박 등), 일비, 식비, 숙박비로 단순 구분된 공무원 여비 규정이여행업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운임(항공선박 등), 일비, 식비, 숙박비로 단순 구분된 공무원 여비 규정이여행업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가이드 폭행으로 촉발된 국외연수 논란으로 공무국외여행 시장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게다가 여행업 실정과 맞지 않는 여비 규정 탓에 여행사와 랜드사의 고충이 늘어가고 있다. <편집자주>

 

●교통비도 모자란 최저 일비


공무원 연수를 진행하는 업체들의 푸념이 최근 들어 더 늘어났다. 여행업계 실정과 맞지 않는 공무원 여비 규정 때문이다. 현재 국가공무원이 적용 받는 공무원 여비 규정에 따르면 국외 여비의 종류는 운임(항공·선박 등), 일비, 숙박비, 식비로 구분돼 있으며, 여비 지급 구분표와 국가 및 도시별 등급에 따라 1인당 1일 여비가 계산된다. 국가와 도시마다 차이가 있지만 여행사가 주로 담당하는 직급을 기준으로 1인당 1일 비용은 일비 26~35달러, 숙박비 77~223달러(상한액 기준), 식비 30~107달러 사이에서 결정된다. 


공무원 연수 전문여행사와 거래하는 U랜드사 관계자는 “공무원 국외연수도 일반 여행처럼 차량, 가이드, 관광지 입장료 등의 부대비용이 들어가는데 여비 규정은 이를 전혀 반영하지 못 하고 있다”며 “지원되는 4가지 항목의 여비도 행사를 진행하기에 빠듯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국가 및 도시별 등급 또한 2016년 1월 개정된 이후로 변화가 없다”며 “특히 호주, 뉴질랜드의 경우는 물가가 비싼 편인데  다 등급에 포함돼 있다. 일비가 최저 26달러 밖에 되질 않아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도 힘든 수준이다”라고 설명했다. 


공무원 여비 규정 탓에 노동에 대한 대가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공무원 연수의 경우 여행사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가 정해져 있지 않아 1인당 예산에서 자체적으로 수수료를 책정해 수익을 남기는 상황이며, 정부항공운송의뢰제도(GTR)이 있던 시기에는 항공운임을 통해 조절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지만 지난해부터 E티켓 실비 정산으로 추세가 변하면서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 


이에 대해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공무원 여비는 공무원의 국내외 출장 시 지급하는 공무수행을 위한 비용이기 때문에 여행사의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것을 전제로 구성할 수 없다”며 “여행이 아니기 때문에 가이드, 차량, 관광지 입장료 등의 비용도 미리 고려할 수는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최근 국가공무원 국외 출장의 경우 지방의회나 지방자치단체처럼 대규모로 가는 경우가 거의 없고, 4~5명 소규모로 진행된다”며 “공무원들이 직접 항공권을 발권하고, 방문 기관을 섭외하는 등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여행사 이용이 거의 없다”라고 밝혔다. 또 공무원 여비 규정 법령은 국가공무원에 해당되는 것이지 지방자치단체나 지방의회 등은 각자 실정에 맞게 규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서울특별시, 광주·부산·울산광역시 등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는 공무원 여비 규정을 대부분 준용하고 있으며, 지방 의회도 국가 및 도시별 등급 구분은 공무원 여비 규정을 준용하고 있다. V여행사 관계자는 “인사혁신처의 입장은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며 “지방공무원, 지방의회 의원을 비롯해 많은 공무원들이 여행사를 이용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공공기관에서 외부 용역을 이용할 때 용역 수수료를 보장하는 게 당연하다”며 “여비 규정에도 여행사 알선 수수료를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눈치껏 챙겨야하는 여행사 수익


여행업계의 수익 보전을 위해 항공권 발권에 대한 대가로 소비자에게 부과하는 TASF를 도입하거나 계약 시 일정 수수료를 보장하는 방안이 제시되지만 현실적으로 도입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다. W 여행사 관계자는 “공무원 여비라는 게 국가 세금을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중들의 정서를 거스를 수 없다”며 “공무원 여비 규정도 여행업과 거리가 먼 상황인데 TASF는 언감생심이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별도의 수익을 보장해주거나 여비를 올리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수익이 줄더라도 지금처럼 1인당 예산에서 적정 수익을 책정하는 수밖에 없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예천군의회 국외연수 논란은 올해 상반기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그 이상으로 길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판단했다. X 랜드사 관계자는 “3년에 1번씩 국외연수 관련 대형 사고가 터지는 것 같다”며 “상반기에는 국외 연수 관련 문의가 잠잠할 수 있겠지만 이미 2019년 해외연수 관련 예산이 배정돼 있고 연말까지 다 소진해야하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연수 문의 및 행사가 원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중립적인 의견도 나왔다. 공무원 연수를 전문으로 하는 Z 랜드사 관계자는 “이번 지방의회 연수 논란으로 큰 타격을 입는 업체들은 많지 않겠지만 후폭풍이 지방의회를 넘어 시·도 공무원, 시·도 교육청 등 다른 기관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업계에도 빨간불이 들어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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