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남는 건 사진뿐이라는데 이왕이면 그럴듯한 풍경에서 찍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인스타그래머들의 발걸음이 당진으로 모이는 이유였다. ‘금손 남친’이 없더라도 ‘인생샷’을 얻을 수 있는 스폿 5곳을 다녀왔다. 

지난해 오픈한 우리나라 유일의 순교미술관. 얕은 언덕 위에 평온하게 앉아 있다

#1. 붓길 따라 그날을 기억하리라
필경사·심훈기념관 

버스는 서해안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어느새 비포장도로를 달린다. 대체 이 길에 어떤 풍경이 있다는 건지 의문을 품게 될 무렵이면 필경사에 도착한다. 농촌 계몽소설 <상록수>와 시 <그날이 오면>을 집필한 심훈 선생이 직접 설계해 지은 아담한 초가집이다. 1932년 아버지가 살고 있는 당진 부곡리로 내려온 심훈 선생은 1934년 필경사라는 이름으로 집을 지었다. 감나무와 소나무가 제법 잘 어울린다. 심훈 선생은 1930년대 농촌계몽운동이 절정에 달하던 당시 이곳에서 대표작 <상록수>를 집필했다. 집 안에는 심훈 선생이 읽었던 책과 책상이 자리하고 오래된 사진과 서랍장도 그대로 남아 있다. 필경사 바로 옆으로 심훈 기념관이 이어진다. 독립운동가로 붙잡혀 감옥에서 어머니에게 쓴 편지부터 그동안 집필한 작품, 엽서에 쓴 글귀 하나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모아둔 공간이다. 심훈 선생의 붓길이 얼마나 고단하고 고독했을지 한 걸음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진하게 느껴진다. 제대로 둘러보고 나온다면 기념사진보다는 먹먹함이 더 오래 남을 것 같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화 관광 해설 안내를 받을 수도 있다. 

주소: 충남 당진시 송악읍 상록수길 9 

함상공원 옆 바다공원에 조성된 산책로
함상공원 옆 바다공원에 조성된 산책로

#2. 알록달록한 바다 풍경 
삽교호 관광단지  

느릿느릿 원을 그리며 돌아가는 대관람차가 보인다. 바로 옆에는 좌우를 시원하게 가르며 오르락내리락 하는 바이킹과 알록달록한 회전목마도 있다. 주변에는 천막 아래 풍선 터뜨리기, 사격, 공 던지기 등 추억이 새록새록 돋는 체험장과 조개구이 가게가 늘어서 있다. 흡사 월미도와 비슷한 느낌인데, 바로 삽교호 놀이동산이다. 아날로그 감성이 가득 담긴 오래된 놀이공원은 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이나 커플들로 붐빈다. 놀이공원에서 실컷 에너지를 소진하고 주린 배를 채우기에도 제격이다. 놀이공원을 지나 바다공원으로 향하는 길에 조개구이며 횟집들이 즐비하다. 매콤하면서도 새콤달콤하게 무쳐낸 가자미무침이 이 지역의 별미지만 그 밖에 가볍게 먹을 수 있는 해물칼국수나 회덮밥도 인기. 


놀이동산과 도보 5분 거리에는 함상공원이 조성돼 있다. 실제 대한민국의 영해를 지키던 해군의 상륙함과 구축함이 늠름한 모습을 드러낸다. 탱크나 장갑차도 함께 전시돼 있는 동양 최초의 군함 테마파크다. 전시관에서는 해군과 해병대에 대한 역사를 배우는 것은 물론 전투정보실이나 조타, 함포를 체험할 수 있다. 함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면 함상공원 바로 옆 바다공원 산책로가 좋다. 

삽교호 함상공원
주소: 충남 당진시 신평면 삽교천3길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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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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