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LCC, 부가서비스 매출 비중 5~8%
OTA 연동 시스템 개발… VI 도입 검토

 

항공사들이 부대 수입을 올리기 위해 부가서비스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몇 년 사이 부가서비스 요금은 복잡해지고 대폭 올랐지만 소비자 사이에서 사전 좌석 지정, 우선 수하물, 옆 자리 구매 등 인기 높은 서비스도 많다. 최근 부가서비스 판매 확대를 위한 항공사와 여행사 간의 움직임이 감지됐다. <편집자 주>

 

●유료화 바람타고 요금도 껑충 


기업은 기본적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단체다. 항공사의 전체 매출 및 수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단연 좌석 운임이다. 하지만 물가 상승률보다 낮은 운임 인상률, 여객 수요 증가율 대비 좌석 공급 증가율이 높아지면서 운임 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좌석 판매만으로는 수익을 증대시키기에는 어렵다. 이에 따라 최근 몇 년간 항공사들은 좌석 운임을 보다 세분화하거나 부가서비스(Ancillary)* 판매를 통한 매출을 키우는 데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가 지난 1월16일 발표한 ‘항공 운송 산업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의 부가서비스 매출은 전체 매출의 5~8% 수준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가서비스 매출 비중은 2015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2018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제주항공이 전체 매출의 7.6%를 차지하면서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티웨이항공(6.3%), 진에어(4.9%), 에어부산(4.8%) 순이다. 1인당 부가서비스 매출 단가 역시 제주항공이 8,006원으로 가장 높다. 하지만 글로벌 저비용항공사 에어아시아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부가서비스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9%, 비엣젯항공의 경우 24.2%(2018년 9월 기준)에 달하며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지난해 부가서비스로 6억4,200만 달러(한화 약 7,20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높은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국내 LCC들의 부가서비스 매출도 이에 상회하는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부가서비스 판매 비중과 중요성이 커지면서 무료였던 서비스는 유료화되고 요금 역시 세분화, 인상되는 추세다. 국내에서는 2010년 이스타항공이 처음으로 단거리 노선의 무료 기내식을 없애면서 부가서비스 유료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고 이어 옆 자리 좌석, 사전 선호좌석 지정, 우선 수하물 서비스 등이 등장했다. 2016년에 들어서면서부터는 노선별, 좌석 위치(Zone), 구매 시점이나 온·오프라인에 따라 세분화하면서 요금을 차등하기 시작했으며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부가서비스 가격은 약 10~50%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좌석 운임을 제외한 부가서비스 항목에는 대표적으로 기내식, 사전 좌석 지정, 수하물, 기내 면세품, 와이파이 등이 포함된다. 


●부가서비스도 VI 항목에 포함


앞으로는 여행사도 항공사의 부가서비스 상품을 보다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항공사들이 부가서비스 상품 판매를 확대하면서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거나 연동 시스템을 개발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OTA 관계자는 “최근 국내 LCC 중 두 항공사가 OTA에서도 부가서비스 판매가 가능하도록 API 연동 시스템 개발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어떤 형태로 구현될지 항공사 측에서 시연하지는 않았지만 매끄럽게 연동된다면 도입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VI에도 좌석 판매 외 부가서비스 항목을 추가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 중인 LCC 있다”고 덧붙였다. 


외항사들도 마찬가지다. 유럽의 한 항공사 한국지사 관계자는 “물가 상승률 대비 항공 운임 인상률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데다 좌석 공급은 늘어나 요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더 이상 좌석 판매로는 수익률 향상을 기대하지 못한다”며 “내년에는 세일즈 인센티브 항목에 부가서비스가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엣젯항공은 벌써 부가서비스 판매에 적극적이다. 비엣젯항공 관계자는 “한국 GSA의 경우 B2B를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어 부가서비스 판매에 대해서는 별도의 활동을 하지 않지만 좌석 지정 서비스에 한해서는 약간의 커미션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부가서비스 판매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좌석 특가 외에도 다양한 부가서비스 관련 프로모션 등이 생길 공산도 크다. 


하지만 부가서비스를 온라인 상으로 시스템화 하지 않으면 여행사를 통해 활발한 판매를 기대하긴 어렵다. 현재 항공사의 부가서비스는 대부분 항공사 홈페이지 또는 공항 카운터, 고객센터 등에서 직접 판매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여행사에서 항공권을 구매한 경우에는 고객센터를 통해 유선 상으로 신청하거나 항공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일부 항공사와 여행사가 시스템 상으로 좌석 현황을 연동해 여행사 사이트에서도 좌석 지정 등이 가능하지만 아직까지는 소수에 불과한 수준이다. A여행사 관계자는 “좌석 지정이나 키즈밀 등 사전 기내식 주문은 전화로 접수받아 신청을 돕고 있지만 여행업무취급수수료(TASF) 안에 포함된 업무로 간주한다”면서 “아직 신청자가 일부뿐이지만 업무 부담이 커진다면 TASF를 올리거나 별도로 소액의 대행수수료를 받는 게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항공사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구매에 따라 요금을 차등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특전에 이름 올린 사전 좌석 지정


부가서비스 유료화는 저비용항공사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FSC들도 사전 선호좌석 지정, 기내 와이파이 등 일부 서비스는 유료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장거리 노선의 경우 체크인 전 항공사 웹사이트에서 앞자리나 통로 좌석을 미리 지정하는 여행객들이 많아지는 추세다. 일부 FSC들은 사전 선호좌석 지정 서비스에 2~4만원 수준의 요금을 받고 있는데, 좌석의 위치나 항공권 클래스에 따라 요금에도 약간의 차이가 발생한다. 


최근에는 사전 선호좌석 지정의 장점에 대해 알고 있는 여행객들이 늘어나면서 이를 특전 사항에 포함하는 여행사 상품도 등장했다. 내일투어는 3월 출발하는 영국항공 이용 프라하 상품에 약 15만원 상당의 사전 선호좌석 지정 및 공항-호텔 간 픽업 서비스를 특전으로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내일투어 관계자는 “내일투어가 직접 비용을 부담해 진행하는 프로모션으로 사전 선호좌석 지정 서비스는 패키지 상품에서 아직 찾아보기 어려운 특전”이라고 설명했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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