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분위기를 물씬 풍겨내고 있는 성심당옛맛솜씨 매장. 이곳에서 전병과 쌍화탕 등을 먹고 마시며 60~70년대의향취를 느낄 수 있다
옛 분위기를 물씬 풍겨내고 있는 성심당옛맛솜씨 매장. 이곳에서 전병과 쌍화탕 등을 먹고 마시며 60~70년대의향취를 느낄 수 있다

 

성심당 본점, 그 주변도 함께 돌아보자 

통장잔고를 한껏 비워낸 후에야 가까스로 성심당 밖으로 나왔지만, 아직 들러야 할 곳들이 남았다. 성심당 본점의 바로 맞은편에는 성심당 계열의 브랜드인 ‘성심당옛맛솜씨’가 기다리고 있었다. ‘노스탤지어 감성의 품위 있는 전통과자점’을 표방하는 옛맛솜씨는 전병과 약과, 쌍화탕 등 이름 그대로 60~70년대 감성이 물씬 풍겨 나오는 메뉴가 주종목이었다. 찹쌀떡인 대전부르스떡, 이름부터 쫀득함이 느껴지는 앙떡타르트 등이 옛맛솜씨의 대표메뉴였다. 그중 쑥떡앙빵을 집어들었다. 통팥과 찹쌀, 쑥떡이 가미된 쑥떡앙빵은 고소함과 쫀득함을 여느 빵집 못지 않은 맛을 자랑했다.


성심당 본점과 옛맛솜씨가 자리한 곳에서 한 블록을 건너가면 케이크 종류를 전문으로 하는 케익부띠끄가 나온다. 앞선 두 집과 달리 양과자점의 향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이곳에서는 케이크와 함께 온갖 파이와 머랭 등 양과자 종류를 판매한다. 특히 2014년 교황 방한 당시 대접한 치즈 스콘은 ‘교황님의 치즈 스콘’으로 명명돼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성심당이 대전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 하게 된 건 성심당의 일념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기도 하다. 일찌감치 한해 매출이 400억원을 넘어선 만큼 다른 지역으로의 진출을 욕심낼 만도 하건만, ‘성심당은 대전의 문화입니다’라는 소개문을 스스로 내세운 성심당은 이벤트성의 단기 판매를 제외하면 대전 이외의 지역에 점포를 확장하지 않는 뚝심을 보여왔다. 뿐만 아니라 성심당은 지역민들과의 공존을 꾀하며 판매 후 남은 빵을 기부하는 일도 전통처럼 이어져 내려온다. 빵맛뿐만이 아니라 그 마음씨까지도 훌륭하니, 대전인들의 자부심으로 사랑받을 수밖에. 


맨발로 걸어보는 황톳길


탄수화물로 한껏 배를 채웠으니 이제를 칼로리를 소비해야 할 차례. 다음 행선지는 장동의 계족산 자락에 위치한 황톳길이었다. 충청도를 기반으로 한 소주회사가 2006년부터 조성하기 시작한 길이다. 처음에는 뜬금없이 황톳길 조성하는 것에 더해 심지어 맨발로 걷자는 콘셉트에 의문부호가 달렸지만, 이제는 대전을 대표하는 명소 중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매년 6억원 가량의 예산을 들여 보수공사를 하는데, 그 정성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길이 잘 닦여있었다.


먹으러 다니느라 숨죽이고 있던 발을 신발에서 꺼냈다. 신기하기도, 왠지 모를 거부감이 들기도 했지만, 붉은 황톳길에 몇 발자국 내딛고 나니 일전에 경험한 적 없는 신선한 감각이 찾아들었다. 단순히 차갑다는 느낌을 넘어 어떤 요상한 기운이 발바닥을 통해 들어온다고 해야할까. 누군가 말려주지 않았다면 14.5km에 이르는 황톳길을 완주할 뻔했다.


●빵만 있는 게 아녀유~ 대전의 숨겨진 맛집들


성심당을 위한 여정인 것은 분명했으나 대전의 먹거리는 비단 빵만이 아니다. 이미 방송을 통해 여러 차례 소개된 유명 식당을 비롯해 원도심 골목골목 숨어있는 전통서린 식당까지, 맛집을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하다.

스트레스가 가시는 매콤함  광천식당 


친구가 대전에 온다, 그리고 그 친구가 매운 음식을 먹을 수 있다면? 모든 게 성심당 방문으로 귀결되는 대전여행 알고리즘에서도 당당히 살아남은 음식이 있었으니 그 주인공은 바로 두부두루치기다. 광천식당은 이미 전국의 맛집을 두루 섭렵한 요리연구가 백종원씨에 의해 방송에 소개된 적이 있어 주말이면 문전성시를 이룬다. 


고춧가루가 아낌없이 들어가 보기만 해도 침이 고일 정도의 새빨간 두부두루치기를 입에 와구 집어넣어 보자. 그 매콤함에 땀이 한바탕 쏟아지고 나면 일상에서 받았던 울분과 애환이 날아가 버리니, 스트레스 해소용 음식으로도 제격이다. 특히 두루치기 국물을 3국자 퍼 넣어 자작하게 비벼먹는 칼국수사리가 백미로, 광천식당에 왔다면 꼭 함께 주문하도록 하자.

 

기자가 체험한 우수여행상품
쿠팡 [빵빵!! 성심당투어+계족산황톳길]

글·사진=전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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