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스트 칼럼] 여행사도 여행자도 투어보험이 필요하다
[게스트 칼럼] 여행사도 여행자도 투어보험이 필요하다
  • 장영복
  • 승인 2019.04.01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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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복
신발끈여행사 대표
장영복

최근 하나투어가 패키지 여행객을 현지에서 방치했다는 논란이 일어 검색어 상위에 오른 일이 있었다. 캐나다 벤쿠버에서 옐로우나이프로 향하던 국내선 비행기가 기상 악화로 회항해 일정에 차질이 생겼는데 이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여행객과 여행사 간 차이가 생긴 것이다. 이 둘은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해당 사건은 사회적 이슈로 번지고 말았다. 여행객을 버렸다는 비난에 하나투어 측은 본래 자유 일정을 포함한 상품이었으며 현장에서 적절한 대안을 제시했다는 등의 해명을 했지만, 아직까지도 여행사와 여행객의 잘잘못을 따지는 진실공방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에서만 일어난 진풍경이고,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를 모르는 우리의 잘못이다.  


천재지변으로 먼 타지에서 예상치 못했던 상황을 겪은 여행객도 답답했겠지만 여행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누구의 잘못도 아닌 현지의 기상 이변으로 항공기의 회항, 연착, 취소 등이 생기면 여행사는 항상 모든 책임의 중심에 서게 된다. 하나투어가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해당 사건이 크게 부각됐으나, 사실상 통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여행일정에 차질이 생기고 여행객과 갈등을 겪는 일은 많은 여행사에게 수없이 반복되는 일상이다. 게다가 문제 해결 과정에서 여행사와 여행객의 입장이 철저히 대립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실무를 처리하는 여행사 직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받곤 한다. 통제 불가능한 상황으로 발생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각종 분쟁 조정기관은 물론, 법원, 사건의 경중에 따라 언론까지도 참여하게 되는 게 우리 업계의 현실이니, 불필요한 국가적 에너지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우리보다 여행의 역사가 깊은 선진국들은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선진국들은 이런 문제를 해결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문제를 만들지 않는 구조와 인식에서 출발을 한다. 투어프로그램 신청 시 한국의 경우와는 다르게 선택 가능한 항목이 하나 더 존재한다. 바로 항공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한 투어의 취소 및 변경, 또는 개인적 사정으로 인한 투어 미참가 등의 상황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는 ‘투어보험’ 이다. 우리는 여행 기간 중 발생하는 도난이나 상해 치료 등에만 국한해 보상하는 여행자보험에 익숙하다. 그러나 투어보험은 이보다 더 빈번하게 발생하는 날씨 변화, 항공의 취소와 연착에 대해 보상해주며 뿐만 아니라 예상치 못하게 발생한 질병 등 개인적인 사정에 의한 투어 변경 및 취소에 대해서도 보상한다.


만약 선진국에서 최근 불거진 옐로우나이프 케이스가 발생한다면 사후 처리는 여행객의 투어보험 가입 여부, 즉 여행객 개인이 선택한 옵션에 따라 명확하게 결정된다. 투어보험에 가입한 여행자는 항공, 호텔, 가이드 등 투어를 위해 지불한 비용의 전체는 물론 추가로 발생하는 숙박 교통 식사 등을 보상 받을 수 있다. 여행사와 여행객 사이에 아무런 갈등이 없고, 여행사는 확인서를 발부를 하면 된다. 반면 개인의 의사에 따라 투어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여행객은 호텔, 투어 등 지불한 비용을 보상받지 못함은 물론 항공사가 제공한 호텔 외 출발지인 벤쿠버에서의 숙박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투어보험은 안전한 보상 체계와 더불어 여행객의 책임 소재에 대한 인식을 재고하는 효과를 갖는다. 


여행사는 항공, 기상이변 등의 여행사가 컨트롤 할 수 없는 가능성에 대해 투어보험이라는 형태로 사전고지를 하였고, 여행객은 누구의 잘못도 아닌 본인의 불운(Unlucky)으로 받아들인다.   


현재 한국에서 만들어진 구조 내에서는 날씨나 천재지변 등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문제조차도 여행사가 해결해야 한다는 식의 담론이 만연하고, 보험회사가 처리해야 합당한 문제에 관해서도 보험료도 받지 않는 여행사가 처리해왔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말하면, 우리 여행업계가 잘못을 해온 것이다. 우리는 합리적인 투어보험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런 문제는 보험이 아니라 소비자와 공급자 또는 법원이 해결할 문제라고 생각했고, 해결사를 자초해 여행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인식을 스스로 만든 것이다. KATA의 잘못이고 투어를 주관하는 대형 여행사들의 잘못이며, 관광학을 전공한 박사님, 교수님의 잘못이고, 1조원 가치의 투어보험 시장을 간파하지 못했던 보험업계의 잘못이기도 하다. 결국은 누구 하나 탓할 것 없이 우리의 잘못이다.


대한민국의 여행사들은 수 십 년간 잘못을 정확하게 진단하지 못했다. 이제라도 숲을 보면서 우리의 잘못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여행사와 고객 모두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선진국에서 활용하는 투어보험이 정말 단순해 보이지만, 이는 분명 수백, 수천의 분쟁 해결은 물론 1조원 규모의 보험 수익 시장을 추가로 열어 줄 것이다.


작은 여행사 혼자는 할 수가 없다. 여행업계 선배님께 공개 제안을 드린다. 하나투어 박상환 회장님, 모두투어 우종웅 회장님이 투어보험의 도입을 추진해 주시기 바란다. 대형 여행사가 적극 나선다면 2019년 7월부터라도 아웃바운드 모든 여행프로그램 하단에 투어보험 선택란을 추가할 수 있을 것이다.

 

장영복
신발끈여행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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