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경 기자
차민경 기자

항공권을 구매할 일이 있어 여러 채널을 둘러봤다. 여행사 사이트를 순회하고, 메타서치 채널을 하나하나 비교했다. 같은 날짜의 같은 구간, 그리고 같은 항공사임에도 여행사별로, 메타서치 채널별로 몇 천원에서 수 만원 단위로 가격이 달랐다. 매력적인 가격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항공권을 구입한 곳은 여행사나 메타서치 채널이 아니었다. 


항공사 사이트였다. 어느 채널에서도 나오지 않던 가격이 항공사 사이트에 떴기 때문이다.  해당 항공사의 가장 저렴한 가격이 나왔던 스카이스캐너와 비교해도 수 만원 차이가 났다. 예전처럼 한글 지원이 되지 않거나 결제에서 해외 카드만 지원되는 등의 불편함도 없었다. 여느 항공권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만큼이나 수월하고 간단하게 예약과 결제가 진행됐다. 문턱이 거의 없다고 생각될 만큼 쉬운 일이었다. 


이미 많은 LCC가 자사 웹에서 더 저렴한 가격을 팔고 있는 것은 알았지만, 이번에 예약한 항공사는 여행사 B2B 거래가 많았던 FSC 외항사였다. 여행사의 항공권 판매가 더욱 치열해졌고, 더 치열해질 것을 체감한 순간이다. 


소비 패턴은 또다시 변하고 있다. 여행사에서 메타서치, 그리고 개별 항공사 사이트로. 아예 원천 공급자와 직거래하는 방식으로 옮겨간 것이다. 많은 외항사들이 국내 결제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한글 서비스가 완전해지도록 수정 보완하고 있다. 한 항공사는 웹 매출을 전년보다 10% 가량 높이기로 했단다. 동네방네 떠들고 다닐 수 없지만 이미 여행사와의 거리두기는 시작된 셈이다. 


모두투어 유인태 사장은 인터뷰를 통해 “여행사는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능을 해야 한다”고 했다. 최전방에서 가격만으로 승부를 내는 항공권 경쟁이 치열하다. 후방에서는 본게임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어떤 가치와 어떤 트렌드를 담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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