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고은 기자
손고은 기자

어머니는 유튜브에서 7080 음악을 듣고 동생은 웹드라마를 시청한다. 나는 요즘 빗소리 ASMR을 켜놓은 채 잠에 든다. 업계 지인은 유튜브에 올릴 영상 편집 기술을 유튜브에서 배우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유튜브는 우리의 일상에 완벽하게 젖어든 것 같다. 


실제로도 그렇다. 인기 유튜버의 영상이 연일 화제가 되고 유튜버의 수입이며 조회수에 대한 소식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때문에 여행업계에서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여행사들이 있지만 아직까지도 여행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채널은 없어 보인다. 벌써 수 년 전부터 시작했는데, 왜일까? 최근 지인들과 함께 하는 자리에 던진 화두에서 여러 가지 분석이 나왔다. 남의 여행에 별 관심이 들지 않아서, 다른 분야에 비해 재미가 떨어져서, 특징이 없고 비슷비슷한 느낌이 들어서 등등의 이야기가 쏟아졌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분석은 바로 ‘판매를 위한 채널로 바라보기 때문’이었다. 아예 패키지 여행 상품 일정을 소개하는 영상을 올린다거나 현지 맛집이나 자연스러운 영상이 나오다가도 마지막엔 결국 관련 상품을 노출하는 식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란다. 회사는 어떻게든 판매하는 상품과 연결시킬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바라는데 시청자가 원하는 콘텐츠는 그렇지 않다는 거다. 마치 드라마나 영화 속에 과도하게 억지로 끼워 맞춘 PPL에 실망하는 것처럼 말이다. 


최근 소규모 골프 여행사까지 유튜브에서 방송을 하겠다고 나섰다. 자사가 판매하는 해외 골프장의 시설과 숙소, 식사 등을 보다 생생하게 전달하고 향후에는 판매 문의로도 연결될 수 있도록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유튜브가 대세라고는 하지만 만만하게 볼 영역은 아니다.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콘텐츠 개발은 물론 영상의 퀄리티, 등장하는 인물의 캐릭터와 다루는 소재에도 개성이 묻어나야 한다. 실제 영상 제작에 필요한 장비나 편집 비용, 시간까지 계산하면 생각보다 철저한 분석이 필요할 것 같다. 참고로 시청자들은 PPL을 그다지 반기는 편이 아니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