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균 기자
이성균 기자

우리는 일상에서 흔하게 서비스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호텔에선 당연히 10%를 지불하고, 고가 레스토랑의 비싼 음식 값도 종업원들의 세련된 접객이 포함된 것이라며 너그럽게 인정한다. 그러나 항공, 교통, 호텔, 관광지 등 수많은 정보를 종합해 수십 분에 걸쳐 제공하는 여행사 상담 앞에선 너무나 박하다. 여행상담 뿐만 아니라 많은 서비스들이 무료로 제공되는 가운데 JTB의 여행상담료 징수 뉴스는 반가웠다. 여행 정보 및 여행사 노동의 가치가 인정받을 수 있는 토대가 될 것 같은 기대감 때문이다. 


일본 방송의 보도 직후 야후 재팬, 익사이트 재팬 같은 주요 포털사이트에서도 해당 내용에 대해 많은 의견이 나왔다. 공감을 얻은 댓글들의 내용은 결국 ‘직원의 전문성’과 ‘업무 효율성’, ‘고객의 선택’으로 요약된다. 비용을 받는 만큼 전문적인 지식을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여행사들이 얼마나 허탕을 쳤으면 대화를 나누며 돈까지 받겠냐는 옹호 입장도 다수 있었다. 


다만 여행상담료를 당장 국내에 적용하기는 불가능에 가깝고, 현실적인 문제도 발목을 잡는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여행 일정에 대해 꼼꼼하게 상담하고, 자세한 일정표를 제공하고 돈을 받을 수는 있지만 그 조그마한 비용 때문에 여행사의 책임만 더 커질 수 있다”며 “일정표대로 여행한 뒤 일정표 때문에 여행이 별로였다고 컴플레인 하는 고객을 떠올리면 지금처럼 무료로 상담하고, 적당한 정보만을 제공하며 고객과 밀고 당기는 게 나은 것 같다”고 푸념했다. 


그렇다고 ‘계속 무료’도 정답은 아니다. 오히려 국내에서는 명칭을 달리해 비용을 부과하는 게 나아 보인다. 여행상담료가 아닌 ‘여행 컨설팅’ 명목으로 비용을 부과하고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한국에서 상담과 컨설팅 두 단어를 받아들이는 어감 차이 때문이다. 상담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 누군가와 편한 자리에서 대화를 통해 고민을 나누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쉬운 반면 컨설팅은 전문성을 갖춘 스페셜리스트에게 비용을 지불한 뒤 진지하고, 깊은 정보를 공유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따라서 국내 여행사에서도 여행 상담 30분까지 무료, 여행 컨설팅 30분 이상 비용 발생 등의 방식으로 시작하는 건 어떨까. 이왕이면 몸집이 큰 회사부터.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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