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빅데이터·네트워크 확대에 집중
호텔 평점 높으면 객실 요금도 ‘상승’

WIT(Web in Travel)가 지난달 26일 서울에서 열렸다. 
온라인 여행의 기술과 마케팅을 공유하는 여행업계 대표 컨퍼런스에서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강연과 토론을 펼쳤다. 그중 항공과 호텔 산업의 최근 화두를 통해 여행시장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Web in Travel Seoul 2019가 지난달 26일 서울 드래곤시티에서 열렸다
Web in Travel Seoul 2019가 지난달 26일 서울 드래곤시티에서 열렸다

 

●Airline

장거리 노선, LCC의 엇갈린 시선


항공 산업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보잉사에 따르면 1987년 전 세계 항공기 탑승객이 최초로 10억명을 돌파했으며 그로부터 30년 후인 2017년 탑승객은 4배 증가해 약 40억명을 기록했다. 항공 산업의 성장을 이끄는 동력이 미주와 유럽에서 아시아태평양까지 확대됐고 이에 따라 각국의 항공사 간에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의 항공 산업도 표면적으로는 매년 성장하고 있지만 현업에 종사중인 전문가들은 유가나 환율, 외교, 자연재해 등 외부적인 요인 외에도 올해 신규 저비용항공사 3곳까지 합류하면서 이제는 단순히 운임 경쟁을 넘어서 각사의 차별화된 중장기적인 운영 방향과 판매 전략이 매우 중요한 시점에 도달했다고 분석한다. 이번 WIT에서도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국내 주요 LCC의 임원들과 에어아시아 곽호철 한국지사장, 소전(Sojern) 트레버 스핑크(Trevor Spinks) 전무가 패널로 올라 이처럼 변화하는 항공 산업 시장의 현재를 짚는 한편 각사의 차별화된 전략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선 항공 산업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모두 공감했다.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이에 상충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제주항공 이석주 대표는 “자유여행객들이 늘어남과 동시에 여행객들의 니즈 또한 고도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제주항공은 자유여행객들의 이용률이 높은 액티비티 플랫폼 등과의 제휴를 통해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고 플랫폼을 공유하는 전략을 펼쳐야하는 시대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디지털 마케팅 업체인 소전(Sojern)도 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소전(Sojern) 트레버 스핑크(Trevor Spinks) 전무는 “그 동안 여행과 관련된 많은 데이터를 축적해왔지만 지금 가지고 있는 데이터의 90%는 2년 전만해도 없었던 새로운 데이터”라며 “앞으로 예약 이후의 행동을 추적하는 데 집중하면 더욱 효율적인 마케팅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각사의 네트워크 전략은 다소 차이를 나타냈다. 특히 최근 국내 LCC 시장에서 화두인 장거리 노선에 대해 에어아시아와 티웨이항공은 적극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인 반면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은 보다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에어아시아 곽호철 한국지사장은 “이제 두 도시를 연결하는 ‘포인트 투 포인트(Point to Point)’보다 다수의 목적지를 편리하게 연결하는 네트워크가 중요한 시대”라며 “에어아시아 한국인 탑승객의 45%는 환승객으로 이는 에어아시아의 강한 네트워크 덕분”이라고 밝혔다. 티웨이항공 역시 국내 LCC 시장에서 단거리 노선은 포화에 이르렀다고 진단하고 장거리의 새로운 목적지를 전략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스타항공 모종배 부사장은 장거리 네트워크 확대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판단했으며 제주항공도 올해 싱가포르 노선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기종을 변경했지만 9시간 이상의 장거리 노선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특히 중국 노선에 집중하겠다는 점도 비슷하다. 


한편 각 LCC들의 홈페이지, 모바일 앱 등 자체 채널에서 판매되는 항공권 비중은 에어아시아가 한국 기준 70%로 가장 높았고 티웨이항공(40%), 이스타항공(25%) 순으로 나타났다. 

 

●Hotel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RM’


기업의 매출 극대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호텔 산업에서도 ‘수익 관리’를 위한 다양한 시도와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이날 WIT에서는 최근 유명 호텔 체인 그룹들이 도입 중인 다이내믹 커넥티비티(Dynamic Connectivity)와 가격 결정 전략 등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아코르 호텔 에릭 펀토위츠(Eric Funtowicz) 이사는 “약 20~30년 동안 호텔 산업에서 수익 관리 시스템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며 “다른 온라인 채널에서의 매출이 50% 이상 발생하는 가운데 판매 채널에 대한 주도권을 더 이상 잃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결국 호텔 그룹 차원에서 객실 요금을 통합 관리하는 다이내믹 커넥티비티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한 셈이다. 또 객실 외에도 연회장이나 회의 공간, F&B 등 호텔 안에서 매출이 발생하는 모든 상품과 서비스에 대해서도 각각 다른 가격 정책을 마련해야하며 궁극적으로는 호텔 산업에서도 RM(Revenue Management) 문화를 정착시켜야한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다이내믹 커넥티비티의 경우 각 호텔의 실시간 객실 현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가격을 책정하기 어려운 구조가 단점으로 꼽힌다. 글로벌 호텔 RM 대행 업체인 아이디어스(IdeaS) 페이시 첸(Peisi Chen) 지사장은 “경쟁 업체에 비해 자사의 호텔 후기가 좋으면 객실 가격을 올리고 싶다고 먼저 연락하는 호텔도 있을 정도로 후기 또한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며 “매출 최적화에 대해 심도 깊게 고민하고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필요한 시기”라고 평가했다. 

 

WIT Web in Travel는 

온라인 여행 기술&마케팅 공유 컨퍼런스다. 올해 서울에서 열린 WIT의 주제는 ‘거울 너머 숨겨진 가능성의 발견(Through the Looking Glass)’으로 강연과 토론의 형태로 항공, 호텔, OTA, 투자, 스타트업 등 전문가들이 모여 여행산업의 현재와 새로운 기회 등에 대해 이야기를 공유했다. 특히 올해는 이웃나라 일본 여행시장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국내와 비교하는 특별 세션도 마련됐다. 


한편 WIT에서는 매년 올해의 혁신적인 여행 스타트업을 선정하는 세션을 진행한다. 올해 스타트업 쇼케이스&피치에서는 레드테이블(RedTable)이 우승했다. 레드테이블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지인이 작성한 레스토랑 리뷰를 통해 ‘진짜 현지인이 인정한 메뉴’를 찾아내고 예약부터 주문, 결제까지 앱으로 가능하게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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