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사이 원·달러 환율 70원이나 증가해
고정·변동 환율에 따라 여행사 엇갈린 희비

 

최근 3개월 사이 환율 급등(원화 약세)이 거세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월26일 1,118원으로 최저를 찍고 차츰 상승하더니 4월 말 경부터 급격하게 올라 지난 15일 1,190원까지 치솟았다. 엔화도 비슷하다. 원/엔화는 3월5일 1,006원에서 지난 15일 1,088원까지 무려 80원 이상 올랐다. 원/유로 환율은 지난 16일 1,334원, 원/위안화는 172원을 기록했다. 연초 하락세를 나타내던 국제유가도 상승세를 타면서 상반기 항공업계 실적에도 타격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환율은 영업이익과 직결되는 정산 과정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여행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특히 곧 여름 성수기가 다가오는 시점이라 환율 상승이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한 관심도 모이고 있다. 환율에 대한 불안감은 여행사와 랜드사 간의 거래 조건에 따라 상이하다. 약 1년 동안의 평균 환율(고정 환율)을 정해두고 정산하는 여행사가 있는 반면 정산 시점에 따라 변동된 환율을 적용해 지상비를 납입하는 여행사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환율이 급등했을 때 변동 환율을 적용해 납입하는 조건이라면 랜드사보다 여행사의 부담이 커진다. 하지만 여행사가 지상비 결제를 차일피일 미룬다면 부담은 랜드사까지 나눠야하는 실정이다. 고정 환율로 거래를 하더라도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의 환율을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이 경우 여행사보다는 랜드사의 부담이 커진 셈이다. 


환율은 꼬박 1년 전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환율은 5월 중순 1,069원으로 최저치를 찍고 3개월 사이 약 70원 이상 급등한 이후 올해 1분기까지 1,100원~1,130원 사이를 유지해 왔다. 이에 따라 고정 환율로 거래하는 여행사들은 올해 거래 환율을 약 1,120원대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환율이 지난해와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간다면 상승한 환율이 그대로 올해까지 지속될 가능성도 높다. A랜드사 관계자는 “올해 초 거래하는 여행사와 1,120원으로 고정 환율을 정해둔 터라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며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전쟁이 지속된다면 환율이 하락할 가능성은 낮아 걱정이다”라고 토로했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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