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후 8개월째 보험 청구조차 안돼 … “역대 최대 피해 규모에 폐업도 늘어”

지난해 탑항공의 폐업으로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늑장 피해보상’으로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폐업 후 8개월이 다 된 지금도 언제 보상이 이뤄질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불만은 더 고조될 전망이다.


지난해 탑항공 폐업으로 피해를 봤다는 A씨는 최근 “지난해 12월 경 피해를 입증하는 서류를 모두 제출했는데 피해보상은커녕 언제 받을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여행업협회는 보험 청구를 준비하고 있으니 기다리라는 대답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탑항공은 지난해 8월 중순 BSP 대금 미입금으로 BSP디폴트(Default)된 뒤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10월1일부로 폐업을 공식 공지했다. 탑항공은 소속 협회인 한국여행업협회(KATA)를 피보험자로 서울보증보험에 10억원 정도의 보험에 가입했다. 피보험자인 KATA는 10월29일 피해접수 공고를 내고 12월말까지 소비자들의 피해를 접수했다. 피해 접수 완료 후 5개월째에 접어들었지만 지금까지 소비자 피해보상은커녕 서울보증보험에 보험금 청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폐업 시점으로 보면 무려 8개월 가까이 지났다. 통상 피해접수가 완료된 후 2~3개월 이내에 피해보상금 지급이 완료되는 점을 감안하면 더뎌도 너무 더딘 셈이다.


KATA는 피해규모가 역대 사례 중 가장 크고, 유사한 폐업 사례가 잇따라 업무량이 급증해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KATA 관계자는 지난 16일 “공식 피해접수 기간은 12월 말로 종료됐지만 미비 서류 보완 과정에만 2~3개월 소요됐을 정도로 피해 건수가 많았다”며 “현재 서울보증보험에 보험료 지급을 청구하기 위한 막바지 준비작업 중”이라고 설명했다. KATA에 따르면 탑항공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건수는 1,000건에 육박하며 피해액도 보험가입액인 10억원에 육박한다. 피해 건수와 액수 모두 역대 사례 중 가장 크다. 여기에 폐업하는 여행사들이 잇따르면서 업무량이 가중된 것도 늑장 피해보상을 초래했다.


KATA는 이번달 안으로 서울보증보험에 보험료 청구를 마칠 계획이지만, 서울보증보험의 심사 과정 등을 감안하면 다시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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