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심 따라오니 패키지 여행기에 100만뷰
비용 합의 가능한 ‘중형급’ 유튜버에 관심
협업 후는 제자리 걸음, 구독자 연결 관건

영상 미디어의 시대, 지금 여행업계는 ‘유튜브 채널 띄우기’에 혈안이다. 
채널을 만들고 콘텐츠를 쌓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다. 상업적 요소를 제하고 나도 구독자수와 뷰수는 제자리다. 
그래서 지름길에 도전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날고 긴다는 유튜버를 섭외하는 것이다. <편집자주>

노랑풍선이 인기 유튜버를 섭외해 진행한 '노랑풍선크루'는 최대 124만 뷰를 기록했다. 여행 전문 유튜버에만 한정짓지 않고 뷰티, 먹방 등 다양한 분야의 유튜버가 주목받는다
노랑풍선이 인기 유튜버를 섭외해 진행한 '노랑풍선크루'는 최대 124만 뷰를 기록했다. 여행 전문 유튜버에만 한정짓지 않고 뷰티, 먹방 등 다양한 분야의 유튜버가 주목받는다

 

●유튜버 동행 상품으로 틈새 공략


유튜브 인기가 치솟고 있다. 개인 플레이어는 물론, 회사와 기업 플레이어까지 속속 채널을 개설하며 유튜브 열풍에 뛰어들고 있다. 여행사도 마찬가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유튜브, 영상 콘텐츠에 대해 ‘긴가민가’ 했었다면 지금은 모시기에 바쁘다. 회사 채널이 속속 개설되는가 하면, 방치 상태에 있었던 채널을 살리기 위한 콘텐츠 공급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1만, 10만, 100만 쑥쑥 구독자수와 뷰수를 끌어올리는 플레이어들이 혜성처럼 등장해 연일 매체를 장식하고 있지만 실전은 쉽지 않다. 현재 유튜브에 채널을 개설하고 있는 대부분 여행사는 구독자수 수백명에서 수천명 사이에 머무르고 있는 상태다. 동영상 뷰수는 이보다 더 저조하다. 정기적으로, 고품질의 콘텐츠를 생성하고 있음에도 이용자에게 어필이 되지 않는 것이다.

 
때문에 최근에는 인기 유튜버를 섭외해 윈윈을 노리는 지름길 전략이 등장했다. 이미 많은 여행업체에서 실시하고 있는 블로거,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유튜브 플레이어에까지 확장한 것이다. 


모두투어는 유튜버가 참가하는 여행상품을 다수 출시해 운영해왔다. 올해 2월에는 여행자메이(유튜브 구독자 6.6만명)와 함께 가는 방콕 여행 상품을 출시했고, 유튜버 박현서와는 몇 차례의 벌룬투어를 운영하기도 했다. 모두투어는 “유명인사나 셀럽이 동행하거나 테마가 확실한 상품 등 니치마켓을 공략하기 위한 모두투어 브랜드가 ‘컨셉투어’인데, 이 일환으로 유튜버 상품도 운영하고 있다”라며 “특수한 상품이지만 오히려 일반 상품 대비 수익성은 낮은데, 수익보다는 그 외의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팬심에 얹혀가는 법


반대로 기존 상품을 유튜버를 통해 홍보하기도 한다. 노랑풍선은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인기 유튜버 3명과 인스타그래머 1명을 ‘노랑풍선크루’로 조직했다. 먹방과 일상 유튜버인 혜서니(51만명), 여행 유튜버인 희철리즘(41만명), 패션과 뷰티 유튜버 소영(36만명), 포토그래퍼 구영준(인스타그램 팔로워 10만명)으로, 모두투어와 마찬가지로 중형급 인플루언서로 구성됐다. 이들은 스페인, 일본, 방콕까지 총 세 번에 걸쳐 노랑풍선 패키지 상품을 이용했고, 이에 대한 시리즈 영상이 노랑풍선 유튜브 채널과 각 크루의 채널에 올라갔다. 


해당 상품의 흥행은 차치하더라도, 노랑풍선의 유튜브 흥행은 성공했다. 노랑풍선크루 영상은 회당 최소 10만회에서 최대 124만회의 뷰를 기록, 여행업계 전 채널을 아울러 압도적인 뷰를 기록했다. 유료광고를 집행한 편수를 제외하더라도 수십만 뷰를 달성한 상태다. 노랑풍선이 비슷한 콘셉트로 운영하고 있는 ‘패키지 따라잡기’ 영상의 조회수는 수백회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 노랑풍선은 “티저 영상을 제외하고는 광고를 하지 않았는데 높은 뷰를 기록했다”며 “크루인 유튜버의 구독자들이 유입이 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문 분야 문턱 사라지고 ‘중형급’에 집중


노랑풍선의 예는 인기 유튜버를 활용, 두둑한 팬층의 지원을 받는 형태로 채널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는 증명이다. 노랑풍선은 “1차적으로는 구독자수가 이전과 달리 크게 늘어났다는 점, 그리고 2차적으로는 젊은 세대에 대해 패키지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환기했다는 점이 큰 성과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문 분야를 ‘여행’에만 한정하지 않는 것도 요즘의 트렌드다. 뷰티, 패션 유튜버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오는 6월 초 여행박람회를 개최하는 하나투어가 여행박람회 홍보를 위해 섭외한 유튜버 이루리(40만명)도 동물, 장난감 테마에 특화된 크리에이터다. 여행 분야에서 수십만 구독자를 확보한 유튜버가 많지 않다는 한계가 가장 크게 작용했겠지만, 또한 다양한 분야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자 하는 여행사의 니즈도 작용했다. 노랑풍선는 “여행은 여러 분야와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다”라며 “각기 다른 관심분야를 갖고 있더라도 여행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크루를 조성할 때 굳이 영역을 한정 짓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흐름을 보면 수십만에서 수백만 사이 구독자를 확보한 ‘중형급’ 유튜버가 여행업계의 관심 대상으로 계속 떠오를 전망이다. 이들은 비용 면에서도 융통성이 높아 협의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비용을 책정할 수 있다. 또 상대적으로 협찬 규모가 작아 새로운 콘텐츠를 원하는 유튜버의 니즈와, 플레이어를 찾는 여행사의 니즈가 맞아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한 관계자는 “정해진 비용을 써야하는 경우도 있지만 러닝개런티 등으로 협의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기 유튜버와의 협업이 해당 영상에 대한 1회성 흥행에만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다 채널 성격이 달라 구독자수 증가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은 여전한 문제다. 대부분 협업 이후의 일반 영상의 뷰수가 현저하게 낮아지는데, 이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는 증명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채널을 띄우기 위한 전략도 요구된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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