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월, 고래·조선 등 울산의 특색을 살린 축제 개최
마두희축제, 납량축제 등 테마를 가진 축제도 주목

태화강 십리대숲 산책로의 울창한 대나무길   ⓒ울산시
태화강 십리대숲 산책로의 울창한 대나무길   ⓒ울산시

가만히 있기만 해도 쏟아지는 폭염에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간다. 매년 여름마다 폭염을 갱신하는 가운데, 아직 오지 않은 여름이 벌써 두려워진다. 
울산에서는 더위와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릴 수 있는 다양한 테마의 여름 축제가 준비돼있으니, 더위를 피하고 싶다면 울산으로 발걸음을 향해보자.

울산마두희축제에서는 거리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외줄타기 공연(위)과 마두희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줄다리기

 

●6월7일~6월9일 중구 문화의 거리 일원

더위엔 이열치열
울산마두희축제

 

어린 시절 운동회 때 청팀 백팀으로 나뉘어 친구들과 함께 몸을 부딪히며 힘껏 줄을 당긴 추억이 있는 사람도, 줄다리기를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사람에게도 신선한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축제가 있다. 바로 울산 마두희 축제다. 더위엔 이열치열이라 했던가. 사람들 틈에서 함께 땀을 흘리며 더위를 씻어내보자. 


“동대산과 무룡산이 북쪽에서 남쪽으로 달려 내려오다가 방어진에서 바다 속으로 들어가고 마는 지형으로 울산의 정기가 바다에 함몰하니 여기에 줄을 걸어 당김으로써 정기를 잡아두자” 마두희는 울산의 큰 줄 당기기로 조선 영조 때 울산읍지에도 기록돼있을 정도로 역사가 깊은 놀이다. 약 2,000명이 참가하는 마두희축제의 메인 프로그램으로, 동·서로 나뉜 참가자들이 양쪽으로 줄을 당기며 승부를 겨룬다. 온 힘을 다해 줄을 당기며 올 한해 액운은 모두 바다에 쏟아버리고 줄과 함께 좋은 기운만 양껏 끌어당겨보는 건 어떨까. 


시계탑, 문화의 거리 등 원도심 곳곳에서 펼쳐지는 참여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해설과 함께하는 원도심 투어를 통해 구석구석 거리를 살펴보고, 새끼줄 꼬기, 전통 공예품 전시, 한복 체험 등의 전통 프로그램에 참여하다보면 역사와 놀이를 한 번에 즐기며 시간 가는 줄 모를 터. 마두희와 시민극단 퍼레이드, 퍼레이드 댄싱 대회 등 축제기간 동안 다양한 공연도 진행된다. 땀을 흘리며 열심히 운동했다면 잔치 컵국수 및 세계 먹거리가 준비돼있는 먹거리 마당, 중앙로 먹자거리, 울산 큰애기 야시장에서 든든히 배를 채우는 것도 좋다.

환경·생태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장생포뮤직페스티벌 ⓒ울산시

●6월7일~6월9일 남구 장생포 일원
푸른 고래의 꿈을 담아
울산고래축제

수천년전 선사시대인들이 바위에 고래를 새겨놓은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가 있는 곳, 근대 포경산업의 중심지였던 장생포가 있는 곳. 울산은 고래의 도시로 친숙한 곳이다. 오는 10월까지 고래 탐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고래바다여행선을 타고 바다를 헤엄치는 고래를 직접 관찰할 수도 있고, 고래생태체험관에서는 수족관과 디오라마가 전시돼있어 장생포의 고래 역사를 한눈에 볼 수도 있다. 고래박물관에서 고래 화석 전시를 감상하고 모노레일을 탑승하는 코스도 인기다. 


울산고래축제는 고래를 포획이나 식용의 대상이 아닌 함께 공존하는 대상으로 인식을 전환하고,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고래 문화를 계승·보전하기 위한 축제로 올해 25회를 맞고 있다. 축제장 중심부에는 고래를 테마로 한 에어바운스 체험존 ‘고래챌린지런’이 준비돼 있어 누구나 쉽고 재밌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힐링 뮤직 콘서트인 ‘장생포 뮤직 페스티벌’에서는 함께 노래를 들으며 생태와 환경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진다. 

1980년대 추억이 깃든 장생포 복고문화마을
1980년대 추억이 깃든 장생포 복고문화마을

‘고래학교’ 과정을 신설해 주민 참여도 늘렸다. 고래와 생태, 반구대 암각화를 주제로 8주간 교육을 받은 참가자들이 축제 기간 동안 고래박물관과 고래생태체험관에서 도슨트와 거리공연 예술가로 활동한다. 주민이 함께 축제를 만들어가며 관람객들에게도 뜻 깊은 추억을 선사할 예정이다. 고래 축제라고 해서 고래 콘텐츠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 장생포 예술로에서는 관람객들의 눈을 사로잡는 거리공연이 펼쳐지고, 축제장 내에 해변 카페 분위기의 감성포차도 설치돼있다. 또한 1980년대의 장생포 풍경을 재연한 장생포 복고문화마을은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을, 청년층에게는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축제기간 동안 키자니아 부스를 운영해 어린이들을 위한 직업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하니 온 가족이 모두 함께 축제를 즐길 수 있다. 

해양축제의 프로그램 중 하나인 ‘기발한 배 레이싱 대회’ ⓒ울산시
해양축제의 프로그램 중 하나인 ‘기발한 배 레이싱 대회’ ⓒ울산시

 

●7월19일~21일 동구 일산해수욕장
여름하면 역시 바다지
조선해양축제

더위가 찾아오는 계절인 여름에는 슬그머니 바다가 더욱 그리워진다. 탁 트인 풍경과 시원한 파도 소리가 맞이하는 울산 일산해수욕장에서는 기발한 배 콘테스트와 EDM 파티 등 다채로운 이벤트와 퍼포먼스를 통해 더위를 날려버릴 수 있다. 


조선해양축제는 울산의 대표적 산업인 조선 산업의 도약을 기원하는 축제로, 해변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 프로그램이 준비돼있다. 모래 특설 슬로프를 설치해 관람객들이 보드와 모래 썰매를 직접 탈 수 있으며, 7월21일에는 하루 두 차례 진행되는 플라이보드쇼를 관람할 수 있다. 카약, 카누, 고무보트 등 해양레포츠 체험과 방어잡기, 통발던지기 등 바다 삶 체험이 진행된다. 어촌 마을 전통 먹거리 장터와 특산물 판매장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특산물을 구입할 수도 있다.  


축구광이라면 해수욕장에서 펼쳐지는 비치사커의 우승을 노려보는 건 어떨까. 축제 홈페이지에서 사전 신청하면 상금이 걸려있는 일산비치사커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워킹 퍼레이드인 나이트런 일산에 참여해 해수욕장 중앙광장에서부터 을기등대 구간까지 함께 걸어보는 것도 한 여름 밤의 낭만이다. 


매일매일 다양한 음악 공연도 열린다. 개막공연과 일산 EDM 파티에서는 노브레인, 박나래, 하하&스컬 등 유명 가수들이 참여해 파티의 흥을 돋운다. 신나는 전자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다보면 어느새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다양한 투어 및 전시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현대중공업 투어, 동구 해안 투어, 방어진 근현대 역사 투어 등 산업·자연·역사 분야별로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루미나리에와 은하수 조명을 설치한 빛의 디자인 거리는 울산의 밤을 더욱 아름답게 수놓을 예정이다. 

대숲 납량축제
대숲 납량축제

 

●7월31일~8월4일  중구 태화강지방정원 대숲산책로 일원 
소름이 오소소  
태화강대숲납량축제


가만히 있어도 온몸이 서늘해져 머리끝까지 쭈뼛 서는 기분. 사람들이 여름이면 호러물을 찾는 이유다. 공포를 느끼게 되면 모세혈관이 수축돼 일시적으로 체온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니 공포체험은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더위 탈출법이다. 태화강에서는 한여름에 서늘한 공포를 선물할 대숲납량축제가 열린다.

십리대숲 은하수길 ⓒ울산시
십리대숲 은하수길 ⓒ울산시

낮에는 상쾌한 느낌을 주던 울창한 대나무 숲을 밤에 걷다보면 왠지 모르게 뒤를 자꾸만 돌아보게 된다. 공포 영화에서 대나무 숲이 단골 장소로 등장하는 탓일까. 대숲산책로는 태화강대숲납량축제 메인 프로그램인 호러 트레킹 코스에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한 곳이다. 입장하기 전부터 안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에 잔뜩 긴장하게 된다. 어느덧 입장해 친구나 가족의 손을 잡고 대나무 숲을 걸으면 중간 중간 귀신이 튀어나오기도 하고, 연기가 자욱히 깔려 앞이 보이지 않기도 한다. 갑자기 바닥이 푹 꺼지는 등 코스에 다양한 장치도 설치돼있으니 한시도 긴장을 놓칠 수 없다. VR체험관에서는 입체적인 영상과 음향으로 생생한 공포체험이 가능하다. 팔도귀신한마당, 러시아 국립극단 초청 공연, 대숲연극페스티벌 등 다양한 문화 공연도 접할 수 있다. 이미 작년 호러 트레킹 참가자만 약 1만 명에 달한다고 하니, 올 여름 ‘인싸’들이 주목한 핫한 축제에서 함께 폭염을 날려보자.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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