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경 기자
차민경 기자

 

“어느 태국 랜드는 노옵션, 노쇼핑 상품으로만 한 달에 500명을 받는다고 하던데요.”
몇 달을 노노상품(노옵션, 노쇼핑)에 대해 긴가민가 하던 여행사 관계자의 말이었다. 세태가 바뀐 것은 같은데 심증만 있고 물증이 없어 노노상품을 밀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했었단다. 저 말을 듣고서야 심증만이 아니란 걸 확신했다고. 


변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패키지가 달라지고 있다. 철옹성에 둘러싸인 양 고집스럽게 지켜졌던 쇼핑과 옵션이 없어지거나 축소되는 것이 체감 상 가장 큰 변화다. 물론 이전에도 프리미엄, 명품 등의 타이틀을 건 노노상품이 있었다. 그때와 다른 것은 수요다. ‘노노상품’을 전사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하나투어의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하나투어 태국팀은 올해부터 노노상품을 집중 판매, 기존 20%에 못 미쳤던 노노상품의 비중이 30%까지 올라갔다. 마케팅도 있지만, 수요가 받쳐줬기 때문에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하나투어의 사례를 접한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여행을 수없이 많이 다녀온 사람들이 쇼핑과 옵션에 피로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겨우 몇 년 전만해도 아무리 노노를 밀어도 안됐는데, 지금 타이밍이 온 것이다”라고 얘기했다. 


여러 여행사들이 4인, 6인 단독 출발 상품을 속속 브랜드화 하고 있는 것도 달라진 부분이다. 20명, 30명이 모여야 출발할 수 있었던, 생판 모르는 남과 같은 버스에 모여야 했던, 매칭 운을 하늘에 맡길 수밖에 없었던 게 바로 어제인데 말이다. 


이제 현지, 그리고 원천 판매자 등 상품을 만드는 내부에서의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적어진 인원과, 각양각색의 일정과, 쇼핑과 옵션으로 수익을 낼 수 없는 패키지에 대한 대응 말이다. 진통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머뭇거리기엔 시간이 짧은 것 같다. 패키지가 오래 사랑받을 수 있도록, 그래서 같이 계속 살아나갈 수 있도록 궁리가 필요하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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