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다 알지만 지키기 어려운 것
[기자수첩] 다 알지만 지키기 어려운 것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9.06.17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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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지 기자
이은지 기자

만장일치로 결의안이 통과되며 순조롭게 진행되던 IATA 총회에서 순간 정적이 흘렀다. 국제항공 탄소감축계획인 코르시아(CORSIA) 결의안이 통과되려던 순간에 이의가 제기된 것이다. 중국 항공사를 대표해서 중국동방항공이 손을 들었다. 탄소 배출 관련 중국 정부 지침에 따라 결의안에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순탄치 않은 과정을 거쳐 탄소감축계획 이행을 촉구하는 결의안은 통과됐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기란 쉽지 않다. 지금 당장 성과가 보이지 않는 분야에 투자하는 것 또한 리스크가 있는 법이다. 관광 산업과 환경도 마찬가지다.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최대의 목표인 산업 분야에서는 바쁘게 저울질이 이뤄진다. ‘탄소배출량을 감축하고, 친환경 항공 연료를 사용하자’는 내용의 결의안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설비를 위한 투자가 전제되니, 이는 결국 현재의 이익과도 관련된 문제다. 


미래를 위해서 도의적 책임을 가지고 노력을 기울이는 업계의 움직임은 바람직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입장도 이해는 간다. 제주도에 사는 한 지인은 환경 오염과 같은 여러 문제점이 있지만 그럼에도 관광객이 많이 오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당장 목전에 생계가 달린 입장에서는 환경 보호와, 그 목표인 ‘깨끗한 자연을 후손에게 물려주자’라는 표어가 모호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변화는 여러 방면에서 일어나고 있다. 필리핀은 작년 보라카이 섬을 임시 폐쇄한 이후 입장객을 하루 1만9,0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발리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환경보전비 명목으로 10달러씩 관광세를 징수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청정한 자연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밑바탕이 됐을 거라고 짐작된다.


환경 보호에 대한 당위성은 모두가 공감하지만, 현재 처해있는 사회·경제적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합의를 도출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여행을 떠나고 싶게 자극하는 요소로서 청정한 환경은 얼마나 중요한가. 후손에게 물려줄 것이 아니어도 지금의 수익과 관광 수요 증대에 직결되는 문제가 환경인 셈이다. 서로가 처한 상황에 발맞춰 환경 문제에 대한 합의점을 재도출할 때다.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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