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침체에 B2B 공급가도 내려갔지만
‘1,000원에 판다니 여행사 찾아오겠나'
항공권 직판 쏠림과 임박 예약에 이중고

항공사들의 특가 전쟁이 치열하다. 비수기 마케팅이 시작된 것이다. 올해는 특히 여행 경기가 전년과 달리 저조한 탓에 ‘0원’, ‘600원’ 등 극단적 초저가도 우수수 쏟아지고 있다. 항공사의 특가가 넘쳐 나면서 여행사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주(6월24일부터 6월27일까지) 나흘 간 국내 LCC에서 출시했거나 예정을 공지한 특가 이벤트는 확인된 것만 총 5개였다. 에어서울의 사이다 특가, 진에어의 진마켓 예고, 에어부산의 1+1 특가, 이스타항공의 썸머 페스티벌 등이다. 하루 1건 이상 특가가 출시됐다는 뜻이다. 여기에 세부퍼시픽항공, 일본항공 등 외항사의 특가도 쉴 새 없이 쏟아졌다. 예년과 다른 것은 빈도가 늘어난 것는 물론이고 가격 또한 극단적으로 내려갔다는 것이다. 0원, 600원, 1,000원 등 항공가로는 불가능해 보였던 금액이 오르내리는 중이다. 여행 시장의 침체가 갈수록 확연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특이한 점은 B2C 마케팅과 함께 여행사의 B2B 공급가도 내려갔다는 점이다. A 여행사 관계자는 “지난 4~6월 그룹가 기준으로 보라카이 노선은 10만원대, 나트랑이나 방콕 노선도 8~10만원대로 내려갔다”라며 “소진이 잘 안되는 노선 중심으로 B2B 가격도 같이 내려가는 추세인데, 이런 경향이 작년과 달리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통 항공사의 특가 마케팅은 좌석 소진률을 높이고 홍보효과도 덤으로 얻을 수 있는 B2C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올해는 B2B에도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길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대중의 시선이 항공사의 특가 마케팅에 쏠리면서 여행사 의존도가 점점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B여행사는 “항공사가 1,000원으로 파는데 여행사를 찾아오겠나”라며 “수요가 따라오지 않는데 그나마도 항공사 직판으로 쏠리다 보니 여행사는 힘들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잦은 특가 출시로 인해 소비자의 구매 시점도 점점 출발일에 임박해지고 있다. 특가 상품의 경우 취소수수료 부담이 크기 때문에 여행을 취소할 여지가 없는 여행 시점 직전에 예약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또한 최소한의 판매 기한이 요구되는 여행사에게는 이중고로 작용하고 있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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