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규제 조치에 일본 불매론 확산 거세
“예약 떨어지진 않았지만 동향 예의주시”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단행하면서 일본 여행을 자제하자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은 도쿄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단행하면서 일본 여행을 자제하자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은 도쿄

일본이 지난 4일부터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단행했다. 일부 산업 물품으로 품목은 한정됐지만, 주요 일본 미디어를 통해 ‘한국인 비자 발급 강화’ 등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여행업계에도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지만 ‘일본 불매’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어 한국인 소비자의 자발적인 일본 여행 자제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분위기다. 


일본 시장이 첩첩산중에 놓였다. 당장 수출규제는 여행과는 직결되는 상황이 아니지만, 업계의 관심은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는 한국인 대상의 비자 발급 강화 실시 여부에 쏠리고 있다. 업계는 실제 시행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해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7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일본 인바운드에 압도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또한 일본이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2020년까지 방일 외래관광객 4,000만명을 유치할 계획이기 때문에 일본 입장에서도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일본 브랜드 및 일본 여행 등에 대한 불매 의사가 높아지고 있어 일본의 제재에 의한 여행 수요 침체보다 한국인 여행자의 자발적인 여행 자제에 의한 시장 축소가 더 큰 리스크로 다가왔다. 일본 여행을 자제하자는 목소리는 온라인상에서 계속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이번 사태 이전부터 일본 여행과 관련된 콘텐츠에는 ‘일본 여행을 부추긴다’는 부정적인 댓글이 주를 이뤘고, 수출규제가 실시된 현재(7월4일 기준) ‘일본 여행을 취소했다’는 인증까지 이어지고 있다. 반발심을 표출하는 것을 넘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 아웃바운드 시장에서 일본 시장의 비중이 상당한 만큼 여행업계도 여론을 주시하고 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지난 3일 “당장 일본 여행이 줄지는 않았지만, 지난해부터 일본 시장이 침체돼 있는 가운데 소비자 여론이 나빠져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국적 LCC 중 한 곳인 A항공사 관계자는 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바로 막 수출규제가 실시됐기 때문에 지금 일본 여행 예약이 떨어지지는 않았다”라며 “일본 시장에서는 전례 없었던 초유의 상황이기 때문에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공통적으로는 악재에 악재가 겹쳤다는 평가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본 여행의 성장세가 감소하고 있고, 마땅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상태에서 여론까지 악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LCC 대부분이 운수권 제한이 있는 중국 대신 일본을 근거리 전략 지역으로 공략하고 있기 때문에 사태가 악화될 경우 타격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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