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후쿠오카 여객 수 항공편 20% 증가, 선사 10% 감소
후쿠오카, 오사카 노선 항공사·선사 10만원 초반 가격 형성
가격 중심 마케팅에서 벗어나 선박여행의 장점을 살릴 때

[창간 27주년 특집]

최근 수 년 동안 LCC가 국제선에 집중적으로 취항하며 노선을 확대하고 있다. 부산-일본 항공노선도 마찬가지다.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할인 프로모션을 속속들이 내놓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며 부산-일본 항로 운항 선사들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2018년 부산-일본 국제여객 수송실적을 통해 하늘길과 바닷길의 엇갈린 표정을 살폈다. <편집자주>

LCC가 부산-일본 노선에 공격적으로 취항하면서 부산-일본 항로의 여객 수가 감소하고 있다 ⓒpixabay
LCC가 부산-일본 노선에 공격적으로 취항하면서 부산-일본 항로의 여객 수가 감소하고 있다 ⓒpixabay

 

●부산발 항공 탑승객 증가, 여객선 감소


부산-일본 항로에서는 항공 노선의 취항 유무에 따라 여객 수 추이가 상반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부산-일본 항로에서는 7개 선사가 후쿠오카, 오사카, 시모노세키, 쓰시마섬으로 가는 4개 항로를 정기적으로 운항하고 있다. 부산-후쿠오카 노선에서는 JR큐슈고속선이 쾌속선 비틀호를 매일 2회, 고려훼리에서 매일 1회 뉴카멜리아호를 운항하고 있다. 부산-오사카 항로는 팬스타그룹이 팬스타드림호를 주3회 운항하고 있으며, 부산-시모노세키는 부관훼리가 매일 카페리선 성희호와 하마유를 번갈아 운항하고 있다. 쓰시마섬으로 가는 항로(이즈하라, 히타카츠항)에는 JR큐슈고속선, 미래고속, 대아고속해운, 한일고속해운이 주4회~매일 운항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가 발표한 2018 연간 국제여객 수송실적에 따르면, 부산-일본 여객선 수송 실적은 총 142만6,332명으로 전년대비 2% 소폭 상승을 보였다. 부산에서 일본으로 가는 4개 항로 중 부산-쓰시마섬이 유일하게 상승세를 그렸다. 쓰시마섬은 2017년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며 2018년 83만237명을 수송했다. 후쿠오카, 오사카, 시모노세키에서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쓰시마섬의 경우 정기 항공노선이 없기 때문에 배가 이동 수단으로서 절대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후쿠오카, 오사카에는 정기적으로 항공편이 운항되고 있으며, 시모노세키의 경우 항공노선은 없으나 후쿠오카에서 기차나 버스로 이동이 가능하다. 


노선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후쿠오카의 경우 항로 여객이 10% 감소해 2018년에는 36만 명대를 기록하며, 40만 명 대의 벽이 깨졌다. 한국공항공사가 발표한 항공통계에 따르면, 후쿠오카는 2018년 항공편이 13% 증가해 6,296편으로 확대됐다. 항공편이 증가하며 늘어난 공급석에 발맞춰 탑승객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후쿠오카로 가는 항공 여객 수는 2년 연속 20% 이상 성장률을 기록하며 2018년 110만1,085명을 기록했다.


오사카의 경우 작년 여름 폭우로 몸살을 앓았던 점이 항공과 선박에 모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항로를 통해 오사카로 향하는 여객 수는 2018년 22% 감소한 5만1,624명을 기록했으며, 항공편 이용객들은 4% 감소한 120만457명을 기록했다. 다만, 감소세의 지속성에서 차이를 보인다. 항로의 여객수송량은 2016년 이후 매년 감소하고 있지만, 항공편의 경우 2017년 증가했다가 2018년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배가 싸다는 인식도 이제는 옛말


공급이 늘어나면 출혈경쟁으로 이어져 단가가 낮아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LCC의 저가 경쟁이 하늘길에서의 경쟁을 넘어서 바닷길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각 항공사와 선사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부산에서 후쿠오카로 가는 7월 요금을 직접 조회해봤다. 제주항공은 13주년을 기념해 6월27일 찜특가 이벤트를 진행했다. 후쿠오카와 오사카 등 부산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항공권을 유류할증료 포함 왕복 8만5,000원에 제공했다. 특가 프로모션을 제외하고 부산에서 후쿠오카로 가는 항공편 최저가를 조회한 결과 유류할증료, 공항시설사용료 포함 10만원 초반의 요금이 조회됐다. 


후쿠오카로 가는 요금은 고속선과 훼리 모두 왕복 최저가가 10만원 선으로 나왔다. B선사 관계자는 “후쿠오카의 경우 FIT 관광객들이 증가하는 추세라 여행사 패키지를 통한 판매는 저조한 편”이라며 “FIT 공략을 위해 주로 소셜커머스를 통해 요금 특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프로모션을 진행 중인 소셜커머스에 들어가 요금을 조회해보니 유류할증료 등의 TAX를 포함해 약 7만원이면 후쿠오카와 부산을 왕복할 수 있었다. 


오사카로 가는 항공권은 공항사용료 및 유류할증료를 포함해 항공사별로 왕복 최저가가 10만원 초반대에 형성됐다. 부산에서 오사카로 가는 페리를 운항하고 있는 팬스타그룹에서는 한 사람이 정규요금(20만원)을 내고 예약하면 두 사람은 세금만 내고 오사카로 갈 수 있는 1+2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9월과 12월에는 유류할증료 및 터미널 이용료 등을 포함해 왕복 약 10만원에 오사카로 갈 수 있는 얼리버드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C선사 관계자는 “LCC 특가 항공권의 경우 극소수의 시간대에만 특가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평균적으로는 선박으로 가는 편이 조금 더 저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존에 선박이 항공권보다 저렴하다는 점을 바탕으로 여객 시장을 이끌어왔던 점을 고려하면 과거에 비해 차이가 크게 줄어든 셈이다. 


●연이은 여객 마이너스, 돌파구는?


올해 후쿠오카와 오사카 항로의 월별 국제여객 수송 실적도 전년대비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 1~4월 부산에서 후쿠오카 항로를 이용한 여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13만1,018명이었으며, 오사카 항로를 이용한 사람은 27% 감소해 1만5,682명을 기록했다. 올해 일본 아웃바운드 시장 침체로 인해 항공 여객도 후쿠오카(-10%)와 오사카(-11%)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항로 여객 수의 감소세가 항공에 비해 더 높게 나타났다.


항공사와 선사가 저가 경쟁을 통해 제 살을 깎아먹는 가운데, 선사들이 가격 중심 마케팅을 펼치던 과거에서 벗어나야한다는 지적도 있다. LCC가 잇따라 저렴한 가격의 항공권을 내놓으면서 여객선 이용 시 가격적인 메리트가 크게 작용하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D선사 관계자는 “이제는 가격 이외 여객선의 장점을 좀 더 부각시켜야 할 때”라고 말했다.

“대형여객선의 경우 수학여행이나 단체행사 등의 대량 운송에 강점이 있다. 또 배 안에서 공연을 감상할 수 있으며, 배를 타고 해상국립공원 등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관람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승부를 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E선사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인해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는 상황에서 가격 경쟁은 앞으로도 어쩔 수 없이 지속될 것”이라며 “침체된 일본 시장을 살려 전체 여행자 수를 늘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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