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발 23개 노선 중 19개 부산과 중첩
저렴한 공항 찾아 이동, 가격 영향 필연적
레저 물론 기업·인센 위한 프리미엄 필요

대구공항의 국제선 운항 편수는 2016년까지 차근차근 늘어났다
대구공항의 국제선 운항 편수는 2016년까지 차근차근 늘어났다

[창간 27주년 특집]

김해공항이 북적이기 시작하자 대구공항에 이목이 집중됐다. 두 공항은 자동차로 약 1시간 거리, 김해공항 수요는 대구공항 수요가 될 수 있다. 분석은 반쯤 들어맞았다. 소비자가 김해발, 대구발 상품을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시장 특수성은 지켜지지 않았다. <편집자주>

 

●2017년 연간 국제선 1만편으로 ‘훌쩍’


대구공항의 국제선 운항 편수는 2016년까지 차근차근 늘어났다. 2015년에는 전년대비 1,000편이 늘어난 2,734편이 운영됐고, 이어 2016년에는 이보다 2,000여편이 늘어난 4,948편이 운영됐다. 2015년 전후로 국내 LCC가 지방 공항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하면서 대구공항 또한 성장 흐름을 타게 된 것이다. 


그러나 대구공항이 본격적으로 확장되기 시작한 시점은 2017년에 들어와서다. 2016년 5,000편에 살짝 미달했던 연간 운항 편수는 2017년 1만269편으로 2배가 되어 늘어났다. 이어 2018년에는 1만3,513편이 운행됐다. 상위 4개 공항(인천, 제주, 김포, 김해)과는 큰 폭의 차이가 벌어지지만, 국내 공항 중 5번째로 큰 규모로 성장한 것이다. 


가속도가 붙기 시작한 것은 김해공항의 포화도와 밀접하게 연관된다. 김해공항의 슬롯 포화는 2017년부터 공론화 되기 시작했고, 지난해 정점으로 치달았다. 슬롯을 받기 위해 항공사들이 줄을 섰지만 실제로 운항이 가능하게 된 노선은 일부에 그치는 등 노선 개설이 빈번하게 저지됐다. 이에 인근 공항인 대구공항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대구공항의 입지적 요인이 한 몫을 했다. 자동차 기준 부산에서 2시간 거리로, 우선 경남 최대 도시인 부산을 아우를 수 있는 것이다. 포항이나 울산, 거제, 창원 등 영남권의 주요 산업도시에서도 김해공항만큼이나 접근성이 높다. 또한 여수나 순천 등 호남권의 경우 대구공항까지는 3시간 거리로, 2시간30분이 걸리는 김해공항과 심리적 거리감은 비슷한 편이라는 분석이다. 곧 김해공항과 거의 비슷한 소비 기반을 바탕으로 성장에 가속도가 붙었다. 

 

●Interview 

티웨이항공은 대구공항에서 압도적으로 점유율이 높다. 현재(2019년 6월 기준) 구마모토, 오키나와 , 홍콩, 방콕, 세부, 하노이, 블라디보스토크 등에 단독으로 취항하하고 있기도 하다. 티웨이항공은 운수권을 확보한 중국 노선과 기종 확대를 통한 중장거리 노선 개설을 통해 대구공항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편집자주>

 

티웨이항공 김태희 대구공항지점장
“국제선 점유율 55%, 대구공항의 성장 이끌어”

-2014년 국내선 운영 시작으로 올해 취항 5주년
-지역 성장에 기여, ‘리딩 캐리어’ 자리 유지할 것

티웨이항공 김태희 대구공항지점장

-대구공항에 오랫동안 공을 들였다


티웨이항공은 2014년 3월 대구공항에 대구-제주 노선으로 첫 취항 후 올해로 취항 5주년을 맞이했다. 상대적으로 노선 수가 적어 활성화되지 않았던 대구공항에 취항하며 지방공항 활성화는 물론 지역 고객들의 여행 편의를 제공하고자 꾸준히 노선을 개설해왔다. 


지역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성장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대구지역 기반의 승무원들을 채용, 지역 인재 채용과 고용창출에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대구국제마라톤대회, 대구치맥페스티벌 등 대구에서 진행되는 큰 행사에 직접 참여,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노인복지관, 병원, 학교 등 다양한 곳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 운항하고 있는 노선은 


티웨이항공은 2015년부터 대구공항에서 취항중인 항공사 중 국내선과 국제선을 모두 통틀어 가장 높은 점유율을 유지해오고 있다. 국제선의 경우 3년째 55%를 넘는 점유율을 유지 중이다. 현재 대구공항에서 운항되는 노선은 총 16개(제주, 도쿄(나리타), 삿포로, 오사카, 오키나와, 후쿠오카, 구마모토, 타이베이, 홍콩, 다낭, 방콕, 세부, 하노이, 나트랑, 괌, 블라디보스토크)다. 하반기부터는 대구-장자제 노선을 포함해 운수권을 받은 중국노선을 순차적으로 운항할 계획이다. 


-입지적으로 김해공항의 영향을 받는데


대구공항은 550만 대구, 경북시도민이 함께 이용하는 공항이다. 현재 8개 항공사가 운항 중이며 대구공항에서 노선이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항공료로 인해 먼 거리의 부산공항을 이용하는 승객은 미미한 편이다. 


-소비자의 여행 패턴은 어떻게 변화하나


개별 여행객들이 증가하면서 보다 실속 있는 여행을 선호하는 추세다. 항공권 가격은 저렴하지만 수하물, 사전 좌석지정, 기내식 등 자신들에게 꼭 필요한 혜택들을 골라 챙기는 방식의 여행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따라서 티웨이항공도 부가서비스 번들을 출시해 고객들의 니즈에 호응하고 있다. 


-대구 시장에 대한 기대는


많은 지방 공항을 보면 수요 확대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티웨이항공의 취항 이후 대구공항은 지방 공항 중 전국에서 가장 빠른 승객 증가율을 보였고, 또 그 수요는 지금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말이 있듯이, 티웨이항공의 중장기적인 목표에 포함된 사항인 중장거리 노선 취항으로 더 큰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티웨이항공은 대구 지역에서 지역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성장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앞으로도 다양한 노선과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을 통해 대구공항의 ‘리딩 캐리어’ 자리를 유지하려고 한다. 

대구에서 직항이 운영 중인 베트남 나트랑. 현재는 단독노선이지만 추가 공급설도 피어오르는 중이다
대구에서 직항이 운영 중인 베트남 나트랑. 현재는 단독노선이지만 추가 공급설도 피어오르는 중이다

 

‘다양성 높여 독립성 지켜야’ 장기전 가능

●대구발 특가에 부산 가격도 ‘뚝뚝’


두 공항 간 인접성은 경쟁 또한 근접전으로 만들었다. 수도권과 지방 간 상품 가격의 경우 각자의 독립성이 지켜지지만, 부산과 대구는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곧 대구의 상품가가 내려가면 부산의 상품가도 내려가고, 부산 상품가가 내려가면 대구 상품가도 내려가는, 일종의 상품가 연동이 이뤄지기 시작한다. 


마찬가지로 이 또한 지리적 인접성에 기반한다. 부산에 연고를 두고 있는 소비자라도 비슷한 상품이 대구발 가격이 더 낮다고 하면 출발지를 대구로 선택하는 것이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성립한다. 특히 대구 출발 노선 대부분이 부산 출발 노선과 중첩되기 때문에 매 건 서로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 2019년 현재 기준 대구 출발 23개 국제선 중 구마모토, 선양, 웨이하이, 나트랑을 제외한 19개 노선은 부산에도 동일하게 개설돼 있다. 


지역 간 가격 연동이 된 대표적 노선이 삿포로 치토세 노선이다. 에어부산이 대구-삿포로 구간을 개설, 이어 티웨이항공이 후발 주자로 동일 노선에 취항했다. 두 항공사가 대구에서 경쟁을 벌이기 시작하면서 대구발 삿포로 상품이 최저 29만9,000원대로 떨어졌다. 당시 삿포로 상품가는 특가에도 30~40만원대에 포진돼 있었기 때문에 29만원대 특가 출시는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다. 여행자들이 대구로 쏠리기 시작하며 부산 출발 삿포로 상품 가격도 뚝뚝 떨어졌다는 것이다. 모두투어 김종진 이사는 “단순히 부산 출발 가격만을 놓고 시장에 대비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라며 “대구발 특가가 나오면 부산에서 바로 신호가 오고 부산발 특가가 나오면 대구에서도 신호가 온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예는 코타키나발루 노선에서도 발생했다. 부산-코타키나발루 노선은 2016년 이스타항공이 단독으로 취항한 노선이다. 당시 안정적인 수익 노선으로 여겨졌지만, 에어부산이 올해 5월 대구-코타키나발루와 부산-코타키나발루에 각각 노선을 개설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부산에서 이스타항공과 에어부산의 가격경쟁이 시작되며 항공가가 떨어지고, 여기에 수요가 쏠리면서 대구발 노선 가격도 차츰 내려가기 시작했다. 


●수요 늘었지만 니즈 충족은 부족


높은 국내 LCC의 운항 비중은 대구 시장만의 특수성을 만들어냈다. 부산의 경우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FSC가 여전히 주요 노선에 취항 중이고, 또한 외항사도 주요 거점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대구의 경우 중국동방항공의 선양, 웨이하이 두 노선을 제외한 21개의 노선 전부를 국내 LCC에서 운항 중이다. 


대구에서 공급할 수 있는 클래스가 이코노미 클래스로 단일 통합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는 인센티브 가격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보통 인센티브 행사는 목적성과 특수성 때문에 일반 패키지 여행에 비해 높은 가격이 책정된다. 어떤 항공사의 어떤 클래스를 이용하느냐가 가격 차이를 만드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인데, 차별성을 줄 수 없다보니 일반 패키지 못지 않은 가격으로 상품가가 떨어진 것이다. 곧 ‘실속형’ 인센티브 상품이 확산됐다. 마찬가지로 부산발 인센티브 가격도 영향을 받았다. 


저렴한 비용을 선호하는 고객도 있지만, 여행사 입장에서는 수익성 하락에 직면하게 됐다. 실질적으로 인센티브는 패키지보다 여행사의 수익에 직결되는 상품이기 때문에 더욱 고민이 크다. 상품 단가가 전체적으로 내려가다 보니 행사의 질이 떨어지는 문제도 빈번하게 발생, 컴플레인도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인투어 정석찬 대표는 “그룹의 특성에 따라 다르지만 인센티브는 전체적인 행사의 질이 여행자의 만족도에 직결되고, 이후의 영업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라며 “실속형 인센티브가 늘어나면서 만족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균형있는 여행 시장의 성장을 위해서 다양한 항공사의 다양한 노선이 필요하단 목소리도 높다. 그래야 어느정도 가격 저지선이 생기고 여행사의 수익성도 보장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투어 강향원 팀장은 “단적으로 비즈니스 클래스가 있어야 여행사도 다양한 가격대의 상품을 만들 수 있다”라며 “부산, 대구 일대만 보아도 수도권 만큼이나 소득 수준이 다양한데 고급 상품이 계속 줄어들어 다양한 옵션을 제안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Interview 
 

헬로하이투어 신우식 대표
“중간 지점의 소도시 공략 필요해”

헬로하이투어 신우식 대표
헬로하이투어 신우식 대표

헬로하이투어는 대구 기반의 랜드사 3곳이 연합해 3년 전 설립한 종합 랜드사다. 대구 출발 전노선 및 제주도, 울릉도 여행을 전문으로 다룬다. 


대구 여행시장은 지난 3년 사이 급속도로 성장했다. 티웨이항공이 취항지를 늘리며 공격적으로 대구를 공략했고, 덕분에 여행 수요도 크게 늘어났다. 이전까지 대구는 인접 지역인 부산과 비교해 인구가 적어 공항 활성도가 낮았고, 취항 의지를 갖는 항공사도 많지 않았다. 때문에 최근의 변화는 업계에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이에 하나투어나 모두투어, 온라인투어 등 부산에서만 활동하던 대형여행사들도 대구에 속속 진출하기도 했다. 


지난 3년간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울산이나 거제 등 영남 지역 경제가 아주 호황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여행 수요는 공급을 바짝 따라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시장 경기가 아주 저조해진 상태다. 특가가 나오면 예약이 들어와야 하는데 지금은 마케팅이 소비자에게 먹히지 않는 분위기다. 특별한 외부 변수가 없는 상황이어서 다각도에서 상황을 분석하고 있다.


한편, 대구 시장을 단순히 부산과 비교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부산과 함께 무안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무안에서 제주항공의 활약이 커지면서 가격을 같이 비교하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각 공항 인근의 대도시는 차치하고서라도 세 개 공항의 중간 지점에 놓인 여러 소도시 여행자들은 어느 공항이던 고려 대상에 놓을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 때문에 여행사는 각 공항의 운영 상황에 기민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대구=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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