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무너지는 B2B-B2C 경계-현지 여행사도, 랜드도 B2C 채널 확대… ‘약일까 독일까?’
[커버스토리] 무너지는 B2B-B2C 경계-현지 여행사도, 랜드도 B2C 채널 확대… ‘약일까 독일까?’
  • 차민경 기자
  • 승인 2019.07.15 0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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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는 랜드 없이, 랜드는 여행사 없이 판매
유통 과정 간소화 되며 ‘각자도생형’ 채널 구축
“항공처럼 투어도 B2C 가격이 내려갈 수 있어”
일본(사진), 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지역은 유통과정 붕괴가 빠르게 일어난다. 현지 여행사와 랜드는 소셜, 온라인카 페 등으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일본(사진), 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지역은 유통과정 붕괴가 빠르게 일어난다. 현지 여행사와 랜드는 소셜, 온라인카 페 등으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여행 상품의 전통적인 유통 구조가 파괴되고 있다. 여행사는 물론이고 항공사, 랜드까지도 소비자와의 직거래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B2B와 B2C의 경계는 아주 무너진 것이 아니고, 때문에 이런 과도기적 상황에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고민하는 업체도 상당하다. 거래처와의 관계는 물론이고 새로운 채널에 대한 접근까지, 숙고해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편집자주>

 

●항공사는 최저가 보상제까지


‘현지-랜드-여행사-소비자’로 이어지는 여행상품의 전통적 유통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단순히 위협에 불과했던 움직임은 실체화 됐고 지금은 유통구조의 뿌리를 흔들 정도의 거대한 산업 트렌드가 됐다. 


항공사는 그 대표주자다. LCC가 태동하고 성장한 지난 5년 간은 항공사의 직판 판매가 급속도로 늘어난 시기다. 유통마진을 줄여 소비자가를 낮춰 제공한다는 LCC의 구동 원리 아래 항공사는 웹사이트, 모바일 앱 등을 통해 여행자와의 접점을 늘렸다. LCC 마케팅은 각종 포털, SNS 등 여행업계 바깥에서 활발하게 진행됐다. LCC가 불러일으킨 직판 경쟁은 FSC, 외항사로 확산됐다. 


최근에는 직판에 대한 구체적 열망을 엿볼 수 있는 사례도 등장했다. 중국남방항공의 최저가 보상제다. 6월27일부터 실시한 최저가 보상제는 중국남방항공 한국지역 홈페이지에서 항공권을 구매한 회원에게 타 사이트에서 동일 조건의 항공권 가격이 더 저렴할 경우 왕복 항공권으로 하는 내용이다. 카드할인 등 예외 조건이 많아 실질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저가 보상제’를 실시한다는 이미지가 소비자에게 인식되는 것만으로도 항공사에게는 충분한 소득이다. 


●“현지 직거래 늘어 랜드 역할 축소”


보다 은밀한 방향 전환은 투어 유통 과정에서 나타난다. 일방향으로 이뤄지던 상품 유통은 문어발형, 각자도생형으로 변화했다. 골프 전문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A대표는 “직판 비중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통상 골프여행사는 여행사에 상품을 공급하는 B2B 업무와 자체 모객을 통한 B2C 역할이 오래 전부터 혼재돼 있었다. 달라진 것은 비중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B2B 대상의 거래보다 B2C 거래의 비중이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체감할 만한 사례는 여럿이다. 아시아 전문 랜드를 하는 B대표는 “여행사에 상품을 공급하는 게 주 업무였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라며 “소비자와의 직거래도 크게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C랜드는 지난해부터 소셜에 입점, 현지투어나 입장권 등을 직접 공급한다. B랜드는 당시 “패키지 판매가 줄어들어서 급한 데로 직판 채널을 만들었는데, 투어 단품이 그런데로 잘 팔려서 리스크가 어느 정도 분산됐다”고 설명했다. “이미 단거리 지역은 자유여행이 주류로 자리 잡은 상황이라 여행사를 통해 받는 패키지 예약만으로는 버티기 힘든 상황이 됐다”고 덧붙였다. 현지 여행사 또한 온라인 채널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크게 늘렸다.


랜드가 직판에 나서는 경우만큼이나 대형 여행사가 랜드를 끼지 않고 현지와 직거래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상품 경쟁력 강화를 명목으로 랜드를 건너뛰는 것이다. D여행사 관계자는 “중간 과정이 많아질수록 가격 경쟁력은 물론이고 소비자나 여행사가 원하는 니즈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라며 “이윤을 남기는 게 당연하다보니 어쩔 수 없지만, 요즘은 소비자 니즈가 상당히 예민하기 때문에 여행사가 이를 따라가기 위해서 과정을 간소화 하는 게 불가피한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랜드도 스스로 입지가 좁아지는 것을 체감한다. E랜드 관계자는 “중소 여행사가 그룹 여행 견적을 요청했는데, 얼마 있다가 해당 그룹의 여행자가 간판 여행사 이름으로 나온 견적서를 같이 보내주며 요금을 맞춰달라고 하더라”라며 “간판이 무색한 거래 형태도 그렇지만, 현지와 직거래하는 경우도 늘어나서 비용으로 경쟁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항공처럼 가격선 무너질까 걱정”


B2B 업체가 B2C 채널을 새롭게 구축하면 눈총을 받던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상대적으로 너그럽게 용인되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쉽지 않은 결정인 것은 마찬가지다. 거래사를 잃을 위험이 크고, B2C 가격 정책에서는 더 많은 탄력성이 필요해 수익성도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아직 B2C를 최후의 보루로 남겨둔 업체들도 고민이 깊다. 호텔을 B2B로만 공급하는 F업체 관계자는 “시류가 B2C인 것은 확실하다”라며 “당장 어떤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지만 거래처와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B2C를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는데 어찌 될지는 잘 모르겠다”고 고민을 드러냈다. 약이 될 수도 있지만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상품을 공급받는 여행사에서는 B2B 가격보다 B2C 가격이 낮게 공급돼 여행사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D여행사 관계자는 “지금은 누구나 각자 채널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기 때문에 B2B 업체가 B2C를 한다고 거래 관계에서 불이익을 주진 않는다”며 “다만 항공 공급 사례에서와 마찬가지로 여행사 공급가보다 직판 가격이 더 내려가서 경쟁상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할 뿐”이라고 말했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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