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간 노선 경쟁 없는 청주·무안
수도권·영남 지역 대비 운임 편차 커

지방 출발 여행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지방 여행사들의 모객은 도리어 녹록지 않아졌다. 지방 출발 국제선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항공사 한 곳이 사실상 노선을 독점 운항하는 형태라 인천·김포공항과 김해·대구공항 출발에 비해 운임이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격을 비교했을 때 지방 출발 상품의 경쟁력은 수도권과 영남지역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또 이미 가격 경쟁이 치열한 수도권과 영남지역에서는 마진마저 낮게 책정해 상품을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무안국제공항은 제주항공의 운항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7월 기준 무안공항에서는 중국(상하이·마카오), 일본(도쿄·오사카·오이타·후쿠오카), 동남아(다낭·방콕·세부·코타키나발루·보라카이·타이베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등의 정기편이 운항되고 있다. 이 중 상하이, 오이타, 보라카이 및 전세기를 제외한 전 노선을 제주항공만이 운항하고 있다. 전라도 A여행사 관계자는 “제주항공의 적극적인 투자로 무안공항의 규모가 단기간에 커지는 등 긍정적인 부분이 많지만 여행사가 힘든 점도 분명 있다”며 “인기 노선에 대해 항공사 선택권이 없다보니 김해, 대구 등 다른 지역보다 항공료가 비싼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순천이나 여수, 광양 등 여행 수요가 많고 구매력도 큰 지역의 고객들이 김해나 대구로 이탈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격 자체가 부산, 대구와 경쟁할 수 없어 고민이라는 것이다. 또 항공사의 B2C 중심 판매도 여행사의 숨통을 조인다. 광주 B여행사 관계자는 “항공사가 여행사들과 ADM 형태로 블록 계약을 맺지만 자사 웹사이트에서 블록 요금보다 저렴하게 판매해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청주국제공항의 경우 수도권과의 경쟁이 치열하다. 청주공항에서 출발하는 국제선 정기편은 일본(오사카·삿포로), 중국(하얼빈·선양·항저우·옌지·웨이하이·베이징·다롄·상하이), 괌(오사카 경유), 타이베이로 동북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시즌에 따라 베트남이나 러시아, 장자제 등에 전세기를 운항하지만 전세기 특성상 가격이 높게 책정된다. 이미 수도권에서도 경쟁이 치열한 노선이라 낮아진 항공 운임을 따라갈 수 없다는 게 난제다. 


현재 수도권과 영남지역의 여행사 마진은 낮아질 대로 낮아진 상태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패키지 상품에 대한 수수료가 10% 선이 붕괴된 지는 벌써 오래고 수익률이 높았던 인센티브 단체마저도 5~7%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충청이나 전라도 지역은 아직 10~15% 선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일부 지방 여행사들이 한 노선을 두고 항공사들이 경쟁하는 구도를 반기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라도 C여행사 관계자는 “항공사끼리 저가 경쟁을 시작하는 순간 여행사들의 수익 구조도 무너질 수 있다”며 “부산, 대구 지역에서는 여행사가 수익을 남기기가 힘든 상황인데, 전라도에서는 그룹 요금이 다소 비쌀 수 있지만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여행사의 수익원이 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제주항공은 지난달 20일 광주 금남로에 광주영업사무소를 열고 지역 업계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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