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서 몰랐던 태평양] 뉴질랜드가 뜨면 ‘뉴에이’도 뜬다
[몰라서 몰랐던 태평양] 뉴질랜드가 뜨면 ‘뉴에이’도 뜬다
  • 박재아
  • 승인 2019.09.2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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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니우에의 관광산업은 세계에서 7번째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2017년에만 남태평양 니우에를 찾는 관광객이 25.4% 증가했다. 이런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인데, 정부가 앞장서 관광인프라 개발,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게다가 작년부터 중국이 니우에 도로 64km 전 구간에 대한 개선사업도 시작했다. 한국에서 니우에로 가려면 에어뉴질랜드의 오클랜드-니우에(주2회, 약 3시간) 노선을 이용해야만 한다. 니우에는 올해 11월 말 에어뉴질랜드의 인천-오클랜드 직항 노선의 운항이 시작되면 쿡, 사모아와 함께 가장 주목받는 곳이 될 것이다. 

●평화로운 뉴질랜드의 사랑방


뉴질랜드가 지배했거나 자유연합(Free Association)인 곳은 대부분 에어뉴질랜드가 취항하고, 지금도 왕래가 잦기 때문에 의외로 접근성과 인프라가 좋다. 그런 의미에서 니우에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뉴질랜드의 사랑방이다. 


당연히 니우에 방문자의 절대 다수는 현지인이다. 남태평양 관광기구(SPTO)의 통계에 따르면 니우에 방문자의 79.1%는 뉴질랜드 사람이며, 그 뒤를 호주(9.7%), 유럽(3.4%), 미국(2.4%)이 잇는다. 그러나 니우에에서 태어나면 자동으로 뉴질랜드 국적을 취득하게 되고, 니우에 인구의 90~95%가 뉴질랜드에 살고 있기 때문에 여행자보다는 고향을 오가는 사람이 더 많다. 최근에는 영국(28.1%)과 일본(60%) 사람들이 급증했다. 깨끗한 자연에 평화로운 분위기, 세련되고 친근한 원주민들이 반겨주기 때문에 일본인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잘 맞을 것이다. 

●니우에의 이름은?


철자 그대로 읽으면 니(NI)-우(U)-에(E), 한국에서도 ‘니우에’라고 표기한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발음하는지 들어보려고 유튜브에서 ‘NIUE Pronounciation’을 검색하니 니우에, 니우에, 니우에이, 나유, 니웨 등 10가지가 넘는다. 니우에 사람들은 ‘니우에’와 뒤에 살짝 ‘이’를 흐린 뉴에이[New-ay]로 발음한다. 


니우에의 첫 이름은 야만 섬(Savage Island)이었다. 1774년 섬을 처음으로 발견한 영국 탐험가 제임스 쿡(James Cook) 선장이 지어준 이름이다. 원주민들은 쿡 선장의 정박을 세 번이나 저지했다. 쿡 선장은 결국 땅을 밟아보지도 못하자 저주가 담긴 이름을 지어주고 그대로 떠나버렸다. 그 후로 100년 이상 ‘야만 섬’으로 불리다가 1900년대 이후가 돼서야 원주민어인 니우에(Niue)로 이름을 바꿨다. 하지만 이번에도 의미가 생뚱맞다. ‘코코넛을 보아라(behold)’라는 의미로, 코코넛이 떨어지니 머리를 조심하란 건지, ‘생명의 나무’라는 별명을 가진 코코넛처럼 버릴 것 하나 없이 영양가 있는 삶을 살라는 건지, 여하튼 태평양 섬나라다운 담백한 이름이다. 


‘바위섬’이라는 별명도 있다. 니우에가 지리적으로는 사모아, 쿡, 통가 등 폴리네시아 문화권을 이루는 섬들의 중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폴리네시아의 바위’, 줄여서 ‘The Rock’으로 부른다. 니우에는 단 하나의 섬으로 이뤄져 있고, 홀로 융기한 산호섬이다. 동굴과 바위가 국토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코코넛보다는 바위섬이 더 잘 어울린다. 해안가, 동굴 속에서 수천 년을 파도에 부대끼며 세월을 견뎌낸 바위들이 이 세상 것이 아닌듯한 장관을 이룬다. 암벽등반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바위를 오를 때 신는 장화를 꼭 가져와, 수직이 아닌 수평으로 니우에를 ‘탄다’. 


●우리에게 아직은 먼 나라 


외교·국방은 뉴질랜드가 전담하는 자유연합국가 니우에는 아직 UN에 가입하지 못했지만, UN 산하의 유네스코와 WHO 회원국으로 활동하고 있다. 독립국이다 보니 미국, 중국과 동일하게 ‘국제 의결권’ 한 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작디작은 섬이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중국, 일본, 터키, 인도 등과는 별도로 외교관계를 맺고 있다. 2007년 12월에는 중국과 수교를 맺었고, 2015년 8월에는 주 일본 니우에 대사관도 열었다. 우리나라와는 아직 외교관계가 열리지 않은 상태다. 이유는? 마땅한 계기가 없었을 뿐 별 다른 이유는 없다. 

●너를 위해 한 나라를 통째로 빌렸어


섬들의 무리로 이뤄진 다른 태평양 섬들과 달리, 니우에 섬은 하나로 이뤄져 있다. 서울의 1/3 면적(260㎢)에 인구는 약 1,600명. 바티칸 공국(1,000명, 0.44㎢)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적다. 이렇게 작은 섬에도 알로피(Alofi)라는 이름의 수도가 있는데, 태평양에서는 팔라우의 수도인 응게룰무드(Ngerulmud) 다음으로 작은 면적이다. 


특별한 허니문을 원하는 예비부부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한국 사람은 물론이고, 인구 자체가 적은 섬이다 보니 ‘섬 하나에 단 둘’인 것도 모자라, ‘한 나라에 단 둘’ 뿐인 분위기 조성도 가능하다. ‘한 나라를 전세 낸’ 멋진 남편은 신부에게도 평생 자랑거리가 될 테니 결혼을 앞둔 분들은 한 번 고려할만 하다. 중저가 호텔, 롯지, 민박, 모텔 등 다양한 숙소가 있지만, 5성급 리조트는 시닉 호텔그룹(scenicgroup.co.nz)에서 운영하는 리조트 단 한 곳뿐이라, 허니무너를 위한 호텔도 하나인 셈이다. 


니우에에는 8개의 레스토랑이 있는데 최근 중식이 더해졌고 아직 한식당은 없다. 리조트 하나에 식당 8개가 있는 곳은 봤지만, 한 나라에 8개는 처음이다. 현재는 6곳만 운영 중이라 2박만 하더라도 모든 식당을 가볼 수 있다. ‘니우에 전국 식당 투어’ 도장깨기 쿠폰이 있을 것만 같다. 

●별빛으로 불 밝히는 곳 


은하수 무리가 뿜어내는 빛이 워낙 강렬해 굳이 불을 켜지 않아도 밤길을 다닐 만큼 밝다. 호텔 외엔 밤에 불을 켜는 곳이 드물 정도다. 세상에서 가장 어둡고 청정한 곳이기에 당연히 가장 많은 별을 볼 수 있다. 대기오염도 불가능하다. 사는 사람이 거의 없는 이 작은 섬에 대기오염도 말이 안 되지만, 미세먼지쯤이야 강력한 무역풍에 금방 쓸려 흩어질 테니까. 세계 최고품질의 공기는 보장된 셈이다. 요즘은 쏟아지는 별 빛을 조명삼아 웨딩촬영을 하는 게 최고 인기란다.

●혹등고래를 가장 편하게 만나는 방법


니우에와 가장 가까운 섬은 통가의 바바우(Vava’u)다. 혹등고래가 새끼를 낳기 위해 매년 찾는 명소 중 하나로 다이버들의 성지로도 부린다. 바바우와 지척인 니우에에서도 당연히 혹등고래를 볼 수 있다. 가는 길이 험한 통가의 진짜배기 고래 명소보다 훨씬 쉽게 고래를 볼 수 있어, 전문 다이버가 아니라도 고래 관람이 가능하다.


6월부터 10월까지 혹등고래가 출몰하는데, 하난 니우에(Hanan Niue) 국제공항(IUE)에서 45분 정도 이동하면 서쪽 해안에 자리 잡은 벼랑 끝 한 지점에 닿을 수 있다. 이곳에서 쉼 없이 혹등고래가 분수처럼 물을 뿜으며 튀어 오르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해안가에서 고작 100m 앞에 집채만 한 혹등고래가 튀어 오르는 장관을 셀카로 담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일 것이다. 고래가 구애를 위해 부르는 노래가 고요한 해안가를 가득 채운다. 아마도 그리스 신화 속에 등장하는 바다의 여신 ‘사이렌’이 뱃사공들을 유혹했다는 소리가 이러한 소리가 아닐까 싶다. 작은 구릉만 한 크기의 꼬리가 물살을 쳐내는 소리가 쩌렁쩌렁 울린다.

●먹으면서 울게 될 거야


혹시 니우에에 가 볼 생각이 있다면, 2020년 9월을 강력 추천한다. 카이니우에 미식&와인 축제(KaiNiue Food & Wine Festival)가 4일간 열리는데, 뉴질랜드 최고의 셰프들이 니우에에 모인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청정 해산물을 활용해 장장 3시간 30분 동안이나 먹어야 끝이 나는 산해진미 코스요리와 끝내주는 뉴질랜드 산 화이트 와인을 즐길 수 있다. 2014년에 시작된 축제로 2년에 한 번 9월에 열린다. 다음 축제는 2020년 9월. 축제를 앞두고는 오클랜드-니우에 구간의 좌석이 부족할 게 분명하니 항공을 미리 끊어두는 게 답이다.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또 어떻게 2년이나 기다리나 슬퍼질 정도로 기가 막힐 것이다. kainiue.com

●친절이 과한 뉴에인 


니우에의 인구는 걱정스러울 만큼 적다. 원래 인구는 2만5,000명 정도지만, 이 섬에 사는 사람은 고작 1,600명 정도다. 교육기회와 일자리 문제로 인구의 대부분이 뉴질랜드에 거주한다. 정부는 관광객뿐 아니라 니우에 국민들이 다시 돌아와 살기를 바라며, 관광인프라 개발에 주력하고, 비수기에 다양한 축제를 만드는 등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게다가 아무리 ‘사람이 반’인 태평양이라지만, 니우에 사람들은 심히 친근하다. 처음 본 나를 와락 껴안으며 눈에 별빛을 가득 담고 니우에 자랑을 늘어놓는데 고작 10분이지만 그 곳에 푹 담갔다 나온듯한 기분이었다.

또 니우에관광청을 이끄는 펠리시티(Felicity Bollen) 청장을 만나면 니우에가 더더욱 궁금해진다. 그녀를 만난 곳은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관광 교역전이다. 하지만 보름 후, 손 글씨로 쓴 엽서가 사무실에 도착했다. 결코 인상 깊었을 리 없는 나에게까지 그 먼 곳에서 손 편지를 보내다니. 첫사랑이 보낸 연애편지도 이렇게 감동적일까. 니우에를 떠올리면 펠리시티 청장의 환한 미소가 자동으로 그려지며 내 눈에도 별이 가득 담긴다. 

●50만원 짜리 피카츄 동전


유머감각이 ‘국가적으로 풍부한’ 태평양 섬들. 쿡 아일랜드에서도 삼각형, 16각형 등 생전 처음 보는 신기한 동전들을 기념품으로 한 주머니나 들고 왔는데, 이번엔 ‘진짜가 나타났다.’ 니우에에서는 뉴질랜드 화폐를 보통 사용하는데, 때로는 그들만의 화폐도 만든다. 2001년에는 피카츄, 디즈니 캐릭터, 닥터 후, 스타워즈 등 캐릭터가 들어간 동전을 만들었는데, 워낙 희귀한 아이템이라 2달러짜리 동전 4개들이 세트가 무려 419달러에 거래된 기록도 있다. 동전 바꾸러 니우에 한 번 가야겠다. 


●일요일에는 셀프바에서 한 끼 해결


니우에 사람들의 일요일은 아침저녁으로 두 번 교회에 가느라 바쁘다. 그래서 일요일 오후에는 ‘자율배식’하는 음식점도 생겼다. 아바텔레(Avatele) 해변에 위치한 카페에서는 일요일 오후엔 알아서 햄버거와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고, 맥주와 와인도 꺼내 마시면 된다. 돈은 주인(Willie Saniteli 씨)에게 나중에 알아서 지불하면 된다.


●전국민에게 와이파이를


니우에는 인터넷 보급률 100%을 자랑한다. 와이파이가 전 국민에게 보급되는 나라(Niue became the world's first 'wi-fi nation’), 세상에 또 어디 있으려나? 쿡 제도, 사모아도 인터넷 상황이 나쁘지 않다. 인터넷 속도만 조금 더 개선되면 여행으로 갔다가 이민을 고려해 볼 한국사람, 분명 나올 것이다. 

 

●니우에 여행 TIP


에어뉴질랜드가 뉴질랜드-니우에 노선을 주 2회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약 3시간이다. 여권은 3개월 이상 유효기간이 남아있어야 하며 도착 시 3개월 동안 머물 수 있는 사증이 발급된다. 하난 니우에 국제공항에서 수도인 알로피까지는 차로 5분 정도 걸린다. 우리나라와 아직 수교관계가 없는 곳이라 여행 외의 목적으로 방문한다면, 주뉴질랜드 한국대사관(웰링턴 소재)에 먼저 문의하는 것이 좋다. 

니우에 관광청 홈페이지(www.niueisland.com)를 방문하면 추천 숙소 목록이 있으니 미리 예약하는 게 좋다. 캠핑이나 노숙은 안 된다. 요트 정박 요건은 홈페이지(www.nyc.nu)를 참고한다. 수영복 등 노출이 심한 옷을 평소에 입고 다니는 것은 삼간다. 마을 기도 시간인 포노(FONO)에는 허락 없이 마을에 들어가선 안 된다. 

니우에 관광청 홈페이지
www.niueisland.com
니우에 브로셔·지도 내려받기
brunch.co.kr/@daisyparkkorea/28

남태평양 관광기구 박재아 대표
남태평양 관광기구 박재아 대표

글=남태평양 관광기구 박재아 대표 
Ms. Daisy ParkRepresentative, SPTO Korea
사진=니우에 관광청 (NIUE Tourism) 남태평양관광기구(southpacificislands.tra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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