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피해만 남긴 씨지투어 


이- 씨지투어 피해자들이 받게 될 보상금 8만원은 어떻게 계산했나. 
김- 보험가입액을 전체 피해구제 신청자 수로 나눴다. 씨지투어가 달랑 4,000만원짜리 여행업 보증보험에만 가입했는데, 피해액 규모는 20억원에 0달한다. 피해 건수가 500건이니 단순 계산하면 1건당 피해액은 400만원인데 구제받을 수 있는 액수는 고작 8만원에 불과하다. 서류 제출 등을 통해 피해를 증빙해야 하는데, 8만원 받으려고 그 고생을 하느니 포기하겠다고 한 피해자들도 꽤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는 피해규모가 더 큰 셈이다. 
이- 씨지투어의 영업 모델이 적립식이라 피해자도, 액수도 많은 것 같다. 
김- 피해액은 역대 최고액이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수 년 동안 모은 돈을 떼인 셈이다. 액수도 문제지만 정체성도 수상하다. 법의 사각지대에 숨어 기획여행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영업을 지속했다. 기획여행보증보험에 가입했다면 구제 가능액도 더 컸을 것이다. 적립식이든 뭐든 여행 형태는 기획여행이니 당연히 기획여행보증보험에 들어야한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규정이 없어서 애매모호하다. 
손- 이 기회에 소비자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여행업 보험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첫 단추 꿴 OTA 민관협의체 


이- OTA 민관협의체를 통해 어떤 점이 개선될까.
김- 초기 민관협의체를 구성할 때 주요 외국계 기업들의 참여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참여하지 않을 거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대부분 다 참석했다. 일단 구색은 맞춰졌다. 
손- 사실 OTA 입장에서도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동안 정부 일방적으로 법규정을 준수하라고 하거나, 법 위반 행위를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반면 이번에는 정부 관련 부처가 톤을 바꿔 대화를 해보자고 하니 마다할 이유가 있었을까. 
이- 민관협의체에서 어떤 대화를 나눴나.
김- 정부 공식 발표 내용은 일단 OTA 민관협의체가 발족했고 건전한 발전을 유도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지키기로 했다는 거다. 비공개로 진행돼 자세한 내막은 알기 힘들다. 앞으로 가이드라인 도출을 위해 상당한 줄다리기가 벌어질 것 같다. 
이- 일단은 발족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일전에 정부에서는 환불 불가 상품에 대해 3~4개월 전 예약은 재예약이 가능하니 바꾸라는 가이드라인을 전달한 적이 있다. 
김- 부킹닷컴, 아고다는 환불불가 시정권고 명령에 반발해서 행정소송을 냈다. 소송 중이니 고시 위반에 따른 제재도 보류된다. 해외 사례를 들어 부당한 행정정책이라고 주장했을 것 같은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두고봐야 한다. 
손- 좀 다른 얘기이긴 한데, 우버는 과거 택시업계의 반발을 이기지 못하고 철수했다가 최근 국내 가이드라인에 맞는 방식으로 다시 복귀했다. 그런데 OTA는 아무리 부딪혀도 달라지는 게 없다. 배짱처럼 보이기도 하고. 
김- 익스피디아와 트립닷컴은 여행업 등록을 했다. 국내 등록된 사업체로 행정력이 미치는 업체인데, 나머지는 해외기반이라 우리 법을 적용하기 애매하다. 여행업 등록이 선행돼야 한다.  
편- OTA의 판매대상과 영업 모델에 따라 국내법상 불법 합법 여부를 따지기 애매한 측면도 있다.
이- 관광 알선을 한다면 당연히 여행업에 등록하는 게 맞다. 
김- OTA 입장에서는 단순 중개 플랫폼일 뿐 여행업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다툼 소지가 있는 것은 물론이다. 

●이 와중에 신규 LCC, 괜찮을까 
 
손- 항공시장이 좋지 않은데, 신생LCC가 운항을 해도 괜찮을까. 파산 궤도를 밟고 있는 유럽 항공사들을 보면 우리나라도 걱정스럽다. 2~3년 전까지는 항공산업이 성장가도에 올라 금융업계에서도 항공사 투자가 많았다. 지금은 경제 침체도 있고, 어느 정도 포화 단계에 이른 시기라 항공 산업 투자도 유행에서 한풀 꺾였다는 얘기도 들었다. 
김- 기존 LCC들은 이미 경쟁이 과하다는 입장이다. 그 말대로 올해 2분기 항공사들이 줄줄이 적자로 돌아섰다. 
편- 그렇다고 기존 LCC만 영업하게 놔둘 수도 없다. 이미 포화라던 기존LCC들도 항공기를 추가 도입하며 지속적으로 덩치를 키워왔지 않았나. 경쟁을 하다보면 자연적으로 시장이 조정하게 될 것이다. 
김- 일본 보이콧과 경기 침체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신생 3개사도 취항 준비에 고민이 많을 것 같다. 새로 사업을 시작하느니, 조금 더 보태 휘청거리는 항공사를 인수하는 것이 어떠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 


김- 상반기 인천공항 여객통계를 보니 장거리 목적지가 선전했다. 
이- 미주가 줄어든 것은 의외다. 
손- 사이판, 하와이 쪽이 침체였다. 캐나다도 미본토도 제자리 걸음 수준이다. 
김- 유럽은 체감상으로도 많이 늘고 있다. 홈쇼핑에서도 유럽 상품을 많이 볼 수 있고, 항공 노선도 많이 생기고 있다.
손- 유럽 외항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유럽 항공권이 워낙 저렴해진 것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미주 항공권은 80~90만원대인데, 유럽은 터키항공, 핀에어, 에어프랑스 등 각 항공사에서 60만원대 항공권을 종종 내놓기도 한다. 때문에 미주를 갈 바엔 유럽을 가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도 한다. 
이- 러시아 대폭 성장의 주인공은 블라디보스토크인데, 탑승률이 좋지는 않다. 
손- 여름을 제외하고는 날씨가 추워 비수기다. 
김- 여행에서는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시장성이 입증된 대로 공급을 증가시키니까. 지금 추세면 하반기에도 유럽 시장은 괜찮을 것 같다. 

 

*취재후는 한 주간의 취재 뒷얘기를 담는 자리입니다
참가자 김기남, 김선주, 천소현, 차민경, 손고은, 김예지, 이성균, 강화송, 이은지 기자
*기자 이름 성으로 표기 (편=김기남 편집국장, 지=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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