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여행사 예약률 10~11월 두 자릿수 감소
일본·홍콩 수요 전무한 수준, 동남아·유럽 선방

축 처진 성수기를 보낸 여행업계에 때 이른 한파마저 들이닥쳤다. 징검다리 연휴가 있음에도 주요 패키지 여행사들의 10월 성적이 신통치 않으며, 11월 전망 또한 어두워 어느 때보다 음침한 가을을 보낼 전망이다. 


9월25일 기준 주요 여행사의 10~11월 모객상황을 조사한 결과, 여행사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예약률이 전년동기대비 10~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사 관계자들은 “최종 마감된 수치가 아니고, 최근에는 당월 임박 예약도 많기 때문에 속단하기에는 이르다”고 선을 그었지만 “그렇다고 극적인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A여행사 관계자는 “작년에도 어렵다고 했지만 어느 정도는 엄살이 섞인 측면도 있었다”며 “반면 올해는 각종 대형 악재가 연달아 겹치며 힘들다는 말조차 꺼낼 수 없을 정도로 시장이 얼어붙었다”고 전했다. 
패키지 시장을 지역별로 보면 일본과 홍콩의 타격이 가장 컸다. 여행사 관계자들은 일본과 홍콩의 수요는 70% 이상 감소해 ‘거의 다 빠졌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악화됐다고 전했다. B여행사 관계자는 “더 심각한 것은 두 지역에서 빠진 수요가 다른 쪽으로 옮겨가더라도 그 수요가 많지 않아 패키지여행 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중국도 비자 발급 제한 등으로 상황이 여의치 않으며, 미국과 캐나다 등 미주도 조금 처진 분위기라는 평가다. 


그나마 상황이 나은 지역으로는 동남아와 유럽을 꼽았다. 동남아의 경우 태국 방콕·파타야, 베트남, 필리핀 등 전체적으로 예약률이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유럽도 서유럽, 스페인을 중심으로 한 자리 수 대의 소폭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C여행사 관계자는 “베트남은 10~11월 80% 이상 증가했고, 싱가포르도 인기를 끌고 있다”며 “동남아 항공 공급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패키지 시장도 더욱 활발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럽의 경우 부다페스트 이후 동유럽 시장이 위축됐지만 서유럽, 북유럽, 터키, 크로아티아, 러시아 등의 지역이 선전했고, 비즈니스 클래스 탑승 등의 프리미엄 상품에서 실적을 메웠다”며 “절대적인 규모가 크진 않지만 두바이, 이스라엘 등의 중동도 시장이 커졌다”고 밝혔다. 


랜드사 사정도 여행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극단적인 경우로 올해는 ‘버리고' 2020년을 미리 준비하겠다고까지 이야기하는 업체도 있었다. D랜드 대표는 “패키지 실적은 전년대비 80% 수준이며, 패키지뿐만 아니라 인센티브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뚜렷한 돌파구가 없어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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