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복의 CCBB] 대한민국 여행업 분류 ‘다시 합시다’
[장영복의 CCBB] 대한민국 여행업 분류 ‘다시 합시다’
  • 장영복
  • 승인 2019.10.0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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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끈 여행사 대표<br>​​​​​​​장영복
신발끈 여행사 대표
​​​​​​​장영복

2017년 일본 8대 전자기업의 시가총액 총합은 194조원을 기록한 반면, 삼성전자 한 회사의 시가총액은 332조원을 기록했다. 대한민국에서 유학을 가지 않는 유일한 학과는 전자공학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자산업은 대한민국을 넘어서 전세계를 주도하는 산업이 됐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여행업의 경우는 어떨까?


지난 10년 간 연 출국자 수가 1,700 ~1,800만명으로 정체된 일본에 비해 국내 출국자 수는 매년 증가해왔다. 2018년에는 2,870만명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일본과 인구비례로 비교했을 때 2배나 많은 수치다. 한편, 매년 출국자 수가 1억명에 육박하는 중국에서는 거대 여행사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인 씨트립은 2019년 기준 시가총액 22조로, 대한민국 상장여행사 8곳의 시가총액 합의 10배에 달한다. 씨트립은 2013년 나스닥 상장 당시 2,200억원으로 하나투어의 1/4 규모였지만, 지금은 50배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했다. 한국과 비교한다면 출국자 수는 3~4배 많은데 비해, 여행산업의 규모차는 100배에 육박한다. 중국 여행업의 급격한 성장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적절한 포지셔닝과 세계화다. 삼성전자가 전세계를 무대로 휴대폰과 반도체를 생산하고 판매하듯, 중국의 대형 여행사들도 거대 인프라를 바탕으로 전세계적으로 항공권과 호텔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 5~6년 중국 여행사 1개가 대한민국 8개 상장여행사 총합의 10배 규모로 성장하는 사이, 한국 여행사들은 중국 대형 여행사들에 합병하기 위해 노력하는 신세가 됐다. 


그동안 국내 여행사들은 자신의 포지션을 제대로 탐색하지 않았으며, 개발 상품의 세계화에 대해서도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여행 코디네이터 역할만 하려한다면, 앞으로 씨트립과 같은 거대 여행사는 한국에서 나오지 않을 것이며, 한국 여행사들은 세계 여행산업에서 설자리를 잃을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한국의 여행사들은 여행산업에서 어떤 포지션을 구축해야 할까? 서양에서는 여행산업을 4가지로 분류한다. 호텔&항공권, 코치투어(버스투어), 크루즈, 그리고 어드벤처 여행이다. 현재 한국의 여행업계에서는 여행사를 상용여행사, 패키지여행사, 개별여행사 등으로 분류하지만 이는 전적으로 여행 코디네이터의 입장으로, 여행업 형태에 따른 정확한 분류와 포지셔닝을 간과한 것이다. 이러한 애매한 분류로 인해 여행사들은 자신의 포지션을 무시하는 잘못을 범하기도 한다. 호텔과 항공권 사업으로 성장한 여행사가 회사 정체성이나 방향성을 무시한 채 단기적인 매출을 위해 패키지사업에 뛰어드는 경우도 있고, 패키지여행사가 랜드사의 노하우를 무시하고 납품된 상품만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후자의 경우 패키지여행사들이 시간이 지나도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게다가 인솔자 비용과 랜드피가 제로에 육박하는 시스템은 점점 높아지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하기에는 부족하다. 자신만의 노하우로 무장한 세계적인 코치투어 브랜드가 불법가이드와 랜드피 문제를 거론하며 한국시장을 공략한다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한국의 여행사들은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비단 코치투어 여행사에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어드벤처 여행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 여행사는 그리 많지 않다. ‘어드벤처 여행’이라는 단어조차도 생소한 편이다. 어드벤처 여행하면 아마존 정글을 탐험하거나 높은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광경을 떠올릴 수도 있지만, 사실 보다 광범위하고 의미 있는 여행이다. 도로와 편의 시설 등이 제한적인 여행지를 사륜구동이나 트레킹 등을 이용해 깊숙이 여행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상당한 노하우를 필요로 하고, 현재 전문 한국 랜드사도 많지 않다. 만약 현 상황에서 세계적인 어드벤처 여행사가 한국 시장에 들어온다면, 어드벤처 여행 시장이 제대로 자리잡기도 전에 외국 여행사에게 잠식될 수도 있다.


호텔과 항공권 시장은 이미 외국 OTA에 안방을 내준 상태로, 이미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은 무의미하다. 코치투어는 코치투어대로, 어드벤처 여행은 어드벤처 여행대로 자신의 정체성을 파악하고 포지셔닝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여행사의 본질인 투어 오퍼레이션 인프라와 노하우에 집중하지 않은 채 중간 유통사와 코디네이터로서의 역할만 계속 고수한다면, 대한민국 여행사들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을 것이다.

 

​​​​​​​​​​​​​​장영복
​​​​​​​신발끈 여행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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