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은 개성이 확실한 여행지다. 보고 먹을 것이 분명하다.
마침 청송의 매력이 가장 탐스럽게 익어가는 가을이 오고 있다.

주왕산 트레킹은 대전사에서 시작된다. 대전사 뒤로 주왕산이 영험한 자태로 솟아있다
주왕산 트레킹은 대전사에서 시작된다. 대전사 뒤로 주왕산이 영험한 자태로 솟아있다

●마음까지 맨들맨들 솔기온천


땀과 먼지를 씻고 하루의 피로를 달래기에 온천만한 것이 없다. 청송에 갔다면 소나무의 기운이 녹아 있다는 솔기 온천에 몸을 담가야 한다. 주왕산온천관광호텔에 붙어 있는 솔기온천은 알칼리성 중탄산 나트륨천 중에서도 특등급에 속한다. 아무리 둔한 사람이라도 탕에 들어가는 순간 물이 다르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물이 미끌미끌해서 벽에도 ‘비누칠이 가시지 않는다고 걱정 마시라’는 안내문까지 붙어 있다. 신경통부터 여러 피부질환에 좋다는데 여행자가 즉각 효과를 보기는 어려워도 마음의 위로를 받기에는 충분하다. 객실에서도 온천수가 나온다. 투숙객이 아니라 온천만 이용하러 오는 손님들도 제법 많다.  


온천 후 노곤한 몸을 대궐같은 한옥 고택에 누이는 것도 운치가 있다. 청송 덕천마을은 경주 최씨와 쌍벽을 이룬 청송 심씨 가문의 본향이다. 심대평 전 충남도지사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도 청송 심씨 후손이다. 덕천마을 중심에는 조선 영조 때의 만석꾼 심처대의 7대손인 심호택이 13년에 걸쳐 지은 아흔아홉칸 송소고택이 있다. 송소고택은 국가 민속문화재 제250호이면서 현재 한옥 스테이 시설로도 활용되고 있다. 바로 옆에는 심호택의 둘째 아들이 살던 송정고택이 있다. 규모는 더 작지만 단정하고 관리도 잘 돼 있다. 송정고택은 관광공사가 인증한 한국관광 품질인증숙소이기도 하다.  

  

달기백숙과 닭떡갈비
달기백숙과 닭떡갈비

●물 좋은 청송의 맛


물이 좋은 청송은 온천만큼 약수도 유명하다. 달기 약수는 조선시대에 발견돼 지금도 마르지 않은 천연탄산 암반수다. 이름처럼 달지는 않고 찝찌름한 독특한 맛이 난다. 약수탕 주변에는 식당이 빼곡한데 하나같이 백숙을 판매한다. 달기 약수로 요리한 백숙은 물에 함유된 철분 탓에 국물에 푸른빛이 돌고 고기도 부드럽다. 닭고기를 떡갈비처럼 요리해 백숙과 2~3인용 세트로 내놓기도 한다. 


청송 여행의 기념품은 역시 사과다. 사과 자체도 꿀맛이지만 파우치에 담은 사과즙도 선물용으로 좋다. 지역특산물로 만드는 배상면주가의 증류주 시리즈인 ‘아락’도 청송 사과를 주재료로 만들었다.

 

글·사진=김기남 기자 gab@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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