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우리가 일궈온 일
[기자수첩] 우리가 일궈온 일
  • 차민경 기자
  • 승인 2019.10.1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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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경 기자
차민경 기자

아주 오랜만에 호치민에 다녀왔다. 5년 전 첫 방문 이래 두 번째 방문이었다. 호치민에서 최고로 높다는 호텔 앞에 섰을 때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옛 기억 속엔 이런 장소가 없었다. 


더듬더듬 기억을 되짚을수록 격세지감이었다. 도로를 꽉 메우고 있던 오토바이들, 군데군데 물 웅덩이가 생긴 흙바닥 위에 펼쳐져 있던 재래 시장, 나뭇가지를 엮어 만든 온갖 집기들, 영어로 소통하기 어려웠던 호텔. 머리 속의 호치민은 간데 없고 고층 건물이 쑥쑥 들어서 높아진 스카이라인만 멀리서 번뜩였다. 이곳이 호치민이 맞다면, 5년의 기간 동안 무언가 달라져도 크게 달라진 것이리라. 


여행업계는 언제나 습관적으로 ‘안좋다고’ 해왔지만 지난 수 년동안 최대 출국자수를 기록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상장 여행사와 항공사도 크게 늘어 어느 산업군과 비교해도 기죽을 일이 없다. 외국계 OTA가 가랑비 젖듯 한국 시장에서 세를 넓혀갈 때 국내 업체는 모두 고사할 것 같았지만 두고 보니 그들에게도 약점이 있었고, 엎치락 뒤치락 하면서도 우리는 계속 살아남고 있다. 


여행업계의 변화를 눈에 보이는 무언가로 표현할 수 있다면 5년 만에 본 호치민의 그것만큼 클지 모른다. 오토바이만큼 자동차가 늘어나고, 반듯하게 깔린 아스팔트 길을 달리고, 내구성과 디자인이 예쁜 집기들이 편집숍에 늘어서 있고, 어느 호텔에서나 영어를 잘하는 직원을 만날 수 있었던 호치민 말이다. 


사실 그동안 호치민을 생각하면서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첫 방문에서 받은 강렬한 인상 때문이다. 지금은 아니다. 다시 가고 싶다. 그곳이 지구상의 수많은 도시들 가운데 최고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눈부신 변화와 그 안에 녹아든 호치민 만의 방식이 마음에 들어서다. 


같은 얼굴을 계속 보다 보면 달라진 점을 알기 힘든 법이다. 반대로 오랜만에 보는 얼굴은 얼마나 새롭던가. 여행업계 종사자들이 충분히 자부심을 느끼지 못했다면 어쩜 익숙함 때문일지 모른다. 똑같은 것 같지만 사실은 발전하고 성장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가져야할 자부심이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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