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고은 기자
손고은 기자

초특가 항공권 구매에 성공했다. 올해 12월 첫 취항하는 젯스타항공은 지난 9월 인천-골드코스트 노선을 오픈하면서 편도 항공권을 3만원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기자의 경우 수하물을 추가해 인천-골드코스트 왕복 항공권을 총 23만원에 구입할 수 있었다. 물론 이후 해당 이벤트는 급속도로 공유되면서 조기 마감됐다. 


젯스타항공뿐만이 아니다. 최근 여행 업계에는 항공권 특가 이벤트가 폭우처럼 연일 쏟아지고 있다. ‘보이콧 재팬’ 이후 경기 불황 장기화 등으로 소비자들의 여행 심리가 더욱 위축됐고 자연스럽게 여행업계에도 특가 출혈 경쟁이 격화된 것이다. 비수기라서, 신규 취항을 기념해서, 00주년을 맞이해서… 등 특가는 여러 가지 이름을 달고 팔리길 기다리고 있다. 실제로 최근 가까운 지인들 중에서는 괌 편도 항공권을 2만원에, 마카오 편도 항공권을 2만9,000원에 구매하는 데 성공했다는 후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이렇게나 싼값에 판매하는데도 실적이 부진하다는 업계 관계자들과 특가 구매에 성공한 소비자들의 얼굴에는 희비가 엇갈렸다. 


여행 상품에는 유통기한이 있다. 오늘이 지나면 재판매할 수 없는 상품이기 때문에 빈 좌석으로 남기는 것보다 어떻게든 판매하는 쪽이 손해를 줄이는 구조다. 따라서 지금 당장 덜 받더라도 팔아야한다는 마음이야 이해하지만 더 걱정되는 것은 따로 있다. 내성이다. 소비자들은 가격에 민감하다. 괌 왕복항공권을 한 번이라도 10만원대에 구입하면 그의 머릿속에 괌 왕복항공권은 10만원대라는 인식이 형성되기 쉽다. 골드코스트 왕복항공권을 23만원에 사고 나니 10만원대 동남아 항공권 특가가 특가처럼 보이지 않는 기자도 여기 있다. 초특가 경쟁이 이렇게 지속된다면 시간이 흘러 경기 상황이 나아지더라도 소비자들은 초특가 말고는 큰 관심을 두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내성은 만성으로 이어지기 쉽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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