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비수기 겹쳐 뚝 떨어진 항공료
타임세일·AD투어·편도 특가 등 봇물

여행업계의 항공권 특가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동계 시즌부터 일본 노선을 빼고 중국, 동남아 등으로 방향을 돌린 국내 LCC를 중심으로 10월 한 달 동안 동시 다발적으로 특가 프로모션이 진행 중인 가운데 유럽, 미주 등 장거리 노선 요금마저 뚝 떨어졌다. AD 투어부터 편도 특가, 무제한 패스, 부가서비스 할인 등도 쏟아지고 있다. 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여행 경기에도 불황이 번진데다 빈 좌석 채우기에 마음이 급한 나머지 특가 요금 낙차의 폭도 커 수익 악화에 대한 우려도 깊어진 상태다. 


우선 일본 항공권은 왕복 총액 기준 7~9만원대까지 하락했다. 중국과 동남아 노선의 경우 편도 총액 기준 10만원 이하를 맴돌고 있다. 중국 항공권은 편도 6~7만원대, 베트남·필리핀·말레이시아·타이완 등 4~5시간 비행 거리의 항공권은 7~9만원대 수준이다. 그동안 진행해왔던 특가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특정 기간 동안 타임 세일을 진행할 경우 요금은 대폭 떨어진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3일 간 ‘이스타임머신’ 이벤트를 진행했다. 오전 10시부터 11시, 오후 2시까지 시간대별로 홍콩, 마카오, 정저우 항공권 특가를 오픈하고 편도 기준 홍콩 2만5,000원, 마카오 2만9,000원, 정저우 4만5,000원으로 판매했다. 이밖에 스카이스캐너에서 10월24일 기준 여행기간 11월5일(화)-11월8일(금) 일정으로 주요 인기 노선을 왕복 기준으로 검색한 결과 최저가는 인천-괌 17만4,200원, 다낭 15만5,300원, 세부 15만2,100원 등으로 20만원을 넘기지 않았다. 


장거리 항공권 특가도 평소 수준을 넘어섰다. 스카이스캐너에서 날짜를 지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보여주는 특가를 살펴보면 1회 경유 조건으로 그리스와 이탈리아, 몰디브, 스페인 왕복항공권이 40만원대, 크로아티아, 독일, 스위스 등도 50만원대로 구입 가능했다. 이밖에 항공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장거리 노선의 파격적인 특가로 페루 리마 왕복항공권 58만원, 이탈리아 밀라노 왕복항공권 37만원, 신규 취항 기념 골드코스트 편도 항공권 3만원(유류할증료·텍스 불포함) 등을 꼽았다. 한 여행사에서는 샌프란시스코 왕복항공권에 렌터카 24시간 이용권을 더해 49만9,000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특가 경쟁이 과열되면서 여행업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AD투어도 쏟아졌다. 다낭 왕복항공권에 4성급 호텔 3박이 포함된 에어텔 상품을 29만9,000원에 판매하는가 하면 홍콩관광청은 여행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캐세이퍼시픽항공 인천-홍콩 왕복 비즈니스항공권을 23만원부터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내놓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유럽이나 미주 항공권 특가는 60~70만원 선에서 판매됐는데 50만원대 선까지 무너진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라며 “한 번 무너진 가격은 다시 인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가 더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또한 이 같은 특가 전쟁으로 여행사들의 수익은 물론 VI 목표 달성에도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하지만 위축된 여행 경기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아 당분간도 여행 업계 전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울 전망이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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