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여행”을 외치는 개별 여행 시장이 본격적으로 도래하고 있다.
지난 10여년 전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아웃바운드 업계에 몸담고 있는 대부분의 이들이 “패키지보다는 개별여행(FIT) 시장이 향후 주류를 이룰 것”이라고 예견해 왔지만 지금껏 미미한 성장을 보여왔던 것이 사실. 하지만 IMF 국가경제위기 이후 인터넷의 대중화와 개별 수요에 보다 치중하는 항공사들의 판매 정책 변화, 패키지 관광에 식상한 소비자들의 요구 변화 등으로 인해 개별여행 시장이 보다 확대되고 있다.
사실 개별 여행 시장에 대한 정확한 수치는 구하기 어렵다. 한국관광공사가 집계한 내국인 출국자 목적별 출국 형태를 봐도 관광, 상용, 방문 시찰, 공용 등으로만 구분돼 있을 뿐 단체 관광인지 개별 여행인지는 나눠져 있지 않다. 특히 관광 내에서도 소그룹과 개별 여행 시장에 대한 세밀한 데이터는 찾아보기 힘들다.
한 항공사 관계자도 “시장 수요 성향 조사를 위해 데이터를 찾고 있지만 정확한 분석은 어렵고 대리점들의 반응을 주로 체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부로 느끼는 실감도는 훨씬 크다. 동남아 랜드인 M사의 한 관계자는 “여행사에서 견적 의뢰가 들어올 때도 일반적인 포맷대로가 아닌 필요한 것을 구체적으로 조목 조목 짚어 요구하는 경우가 올해 들어 부쩍 늘고 있다”고 했다.
여행사 직원들도 “단순히 신문 광고에 난 상품 그대로를 예약하기 보다는 각각의 성향에 따른 조건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며 “돈이 더 들어도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현상은 해외여행수요는 지난해보다 32.5%(지난 5월까지 누계) 늘었는데 일반적인 패키지 여행사들은 오히려 나아진 경기를 실감하지 못하는 경우를 낳고 있다. 물론 여행사 수가 늘은 원인도 있지만 소비자들의 패턴 변화도 무시할 수 없다.
현지에서 느끼는 체감도는 더욱 크다. 최근 푸켓의 현지 업자들은 올 봄 물량이 전년 대비 50% 수준도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신혼 여행객들도 10명 이상의 그룹보다는 4∼6쌍의 소그룹이 주를 이뤘다. 인센티브 단체 외에는 큰 단체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했다.
각국의 외국관광청들은 개별여행 시장에 대한 프로모션 비중을 늘리고 있는 형편이다. 소그룹 가족여행이나 학생들의 배낭과 연수, 컨벤션 등을 목적으로 한 비즈니스 수요 등과 연계한 상품들을 업체들과 함께 선보이는 한편 지역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호주나 뉴질랜드 등에서는 본국 차원에서 개별여행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관광 안내소 체계를 정비하고 이를 알리고 있다.
과거 패키지 여행이 주를 이뤘던 태국, 호주, 싱가포르 등에서도 항공사 등과 연계해 FIT 상품을 개발했으며 타이항공의 로얄 오키드 홀리데이나 캐세이패시픽의 수퍼시티 등 항공사에서 개발한 에어텔 상품 등이 보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현상은 개별 리조트들이 직접 한국 시장 내에서 판매를 관리하는 클럽 메드나 PIC, 니꼬 호텔 체인 등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클럽메드의 한 관계자는 판매분의 90%정도가 소그룹과 FIT에 의한 것이라고 했다. 물량도 지난해에 비해 훨씬 늘어났다. 지난해 월 1,300여명이 클럽 메드를 이용했다면 올해는 1,800∼2,000명이 평균 물량을 기록하고 있다.
하나투어나 모두투어와 같은 홀세일러 업체들도 단체를 형성하기 힘들어 소그룹 패턴으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이다. 자유여행 전문을 외치는 여행사들도 등장하고 있다.
한 랜드사 관계자는 “소문은 내고 있지 않지만 인터넷을 이용한 직접 판매에 나서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여행사의 단체에만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 랜드사는 스스로도 인터넷을 이용한 소비자들의 반응에 놀랐다. 오픈 두달여만에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하여 들어온 수익이 1천여만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랜드사들이 같은 고민에 빠지고 해결책 찾기에 나서고 있다.
괌, 사이판 등 휴양지들이 오히려 개별여행객 유치에는 더욱 적격이다. 휴양지의 리조트들이 각종 식당과 즐길 거리들을 갖추고 있고 선택 사항들은 그야 말로 소비자들의 선택에 맡기면 그만이다.
한 전문가는 “여행을 즐기는 소비자들의 패턴은 최종적으로 출발전에는 항공권만 끊어가고 숙박과 여행에서의 스케줄을 모두 현지에서 해결하게 된다”고 했다. 바쁜 현대의 직장인들의 경우 여행을 계획하고 준비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