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균 기자
이성균 기자

벌써 10년 전이다. 첫 대외 활동으로 재즈페스티벌 기획단에 참여했다. 6개월 동안 밤낮없이 아티스트를 섭외하고, 영상과 사진을 남기며 정신없이 보냈다. 50여명의 단원들은 똘똘 뭉쳤고, 행사도 성공적으로 끝냈다. 지금까지도 1년에 2~3번은 그 시절을 안주 삼아 재잘거린다. 


어려움에 처할수록 사람들은 뭉치는 경향이 있는데 여행 및 항공업계는 인색한 것 같다. 반면 다른 산업계는 종종 연합 세일 등을 통해 단합을 보이는데 그 중에서도 유통업계가 활발하다. 대표적으로 2015년 정부 주도로 시작된 대규모 세일 행사인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가 있다. 2016년부터 코리아 세일 페스타로 이름을 변경해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다. 할인 품목 수나 할인율이 높지 않아 실효성 논란은 끊이지 않는 실정이지만, 올해는 처음으로 민간 주도로 진행되는 등 끊임없이 변화를 주며 유통업계에 활력을 불어 넣으려 애쓴다. 요식업계도 크고 작은 행사가 여럿 있다. 현대카드 주도로 2006년부터 현재까지 열리는 고메위크는 50% 할인을 진행하고, 제주 지역 식당을 중심으로 한 제주 푸드앤와인페스티벌 등도 매년 활발하다.


여행업계에서는 불가능할까? 예능 <뭉쳐야 뜬다>로 정통 패키지가 마지막 불꽃을 태웠는데, 이제 서서히 주목 받고 있는 비즈니스 클래스 패키지를 활용한 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어떨까 싶다. 시즌 1처럼 특정 업체가 아닌 여행사 및 항공사들이 연합해 제작비를 지원하고, 회당 다른 상품이 방영되는 것으로 1화는 라르고 플러스, 2화는 모두 시그니처, 3화는 하나팩 프리미엄이 전파를 타는 것 말이다.


좀 더 현실적으로 본다면 연합 세일도 있다. 여행과 항공업계도 각 회사별로 다양한 기획전과 대규모 특가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지만 대중의 관심이 분산돼 이른바 ‘한방'이 없다. 작금의 침체된 분위기를 뒤집기 위해서라도 특별한 이벤트가 필요해 보인다. 예를 들어 ‘비즈니스 클래스 패키지 위크’, ‘LCC 초특가 위크’, ‘코리아 아웃바운드 페스티벌’ 등의 거창한 행사일수도 있고, 하다못해 12월25일 크리스마스 또는 9월27일 관광의 날을 맞이해 딱 하루 특가 이벤트를 동시에 진행해도 좋을 것 같다. 뭉쳐야 사는 법이니 말이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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