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이 가득하다. 백제의 찬란한 역사를 확 트인 공터에 상상으로 써내려갔다.

보석박물관에서는 11만점이 넘는 보석을 만날 수 있다
보석박물관에서는 11만점이 넘는 보석을 만날 수 있다

쉽게 접하기 힘들었던 보석을 마음껏 눈에 담을 수 있는 곳. 우리나라 유일의 보석박물관이다. 지역 거점 산업을 육성하던 70년대, 익산에는 보석 가공 산업 단지가 들어서게 된다. 전국 팔도 중에 왜 하필 익산일까? 백제시대부터 시작된 화려하고 섬세한 익산의 세공술을 인정받아서라고. 당시 수출자유지역으로 지정돼 좋은 품질의 보석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더욱 유명해졌다고 한다. 


보석 박물관에는 약 11만8,000여점의 보석이 있다. 시작부터 화려한 백제시대 금빛 유적이 시선을 잡아끈다. 해설사를 따라 이리저리 돌아다니다보면 보석 종류가 이리도 많았던가? 절로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전시는 보석의 채굴부터 가공, 연마 과정까지 상세히 이어진다. 얼핏 지나칠 수 있었던 다소 투박해 보이기까지 한 원석이 반짝이는 보석으로 재탄생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가공을 통해 다시 태어나는 보석은 하나의 예술 작품이다. 내부에는 순금으로 만든 미륵사지 석탑과 독일 유명 보석 세공사가 만든 작품 ‘보석꽃’도 전시돼있다. 


보석을 저렴하게 구입하고 싶다면 봄·가을에 열리는 보석축제를 노려보자. 보석박물관 옆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귀금속판매센터인 주얼팰리스가 상시 운영 중으로, 연결 통로를 통해 보석박물관과 바로 이어져있다. 이를 어쩌나.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했거늘 어느새 보석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게 된다. 두 손은 무겁게, 지갑은 가볍게 돌아가기 딱 좋은 곳이다. 화석전시관도 나란히 자리하고 있으니, 공룡 모형과 시대별 화석을 보며 지질시대의 역사를 돌아보는 것도 좋다. 

죄수복을 입고 교도소세트장에서 기념사진을 남기는 커플
죄수복을 입고 교도소세트장에서 기념사진을 남기는 커플

교도소는 팔자에 없었는데요


새파란 죄수복을 입고 법정 앞에 선다. 땅땅땅. 유죄선고가 이어진다. 철창이 높게 드리운 교도소로 터덜터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다. 매너가 사람을 만들고, 복장은 매너를 만든다. 죄수복을 입으니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팔자에 없던 무시무시한 복장을 하게 된 곳은 바로 교도소 세트장이다. 찬란한 백제의 역사를 만났다면 이제는 익산의 힙한 감성을 느껴볼 차례. 영화 <7번방의 선물> 등 수많은 영화가 촬영된 교도소 세트장에서는 100일 기념 스냅샷을 찍는 커플, 동영상을 찍으며 한국 여행의 추억을 남기는 외국인들이 있었다. 


이대로 익산을 떠나기 아쉽다면 익산역 맞은편 골목에 위치한 문화예술의 거리를 잠깐 둘러봐도 좋다. 알록달록한 그래피티가 거리를 메운다. 익산 아트센터에는 연중 다양한 전시회 및 거리공연 등 연중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마련돼있다. 1층에는 70년대 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사진관을, 2층에는 예술가들이 창작을 할 수 있는 작업공간을 갖췄다. 아트센터를 나와 거리를 따라 걷다보면 익산근대역사관을 만난다.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삼산의원을 복원해 이리시와 익산군이 통합된 과정을 둘러볼 수 있다. 익산의 과거와 현재를 바라보고, 익산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안녕, 과거의 익산. 오늘의 익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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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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