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낡은 제도와 스마트한 소비자
[기자수첩] 낡은 제도와 스마트한 소비자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9.12.02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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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지 기자
이은지 기자

최근 태국 전문 여행사 엠타이(Mthai)가 고객의 호텔 결제대금을 가로채고 잠적하는 일이 발생했다. 엠타이에 공동으로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피해자는 11월28일 기준 60여명, 피해금액은 1억4,000만원에 달한다. 아직까지 피해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고객과 개인적으로 대응하는 피해자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엠타이가 2018년 12월27일부로 보증보험이 만료된 상태라는 거다. 종로구청에 보증보험이 만료된 경우 어떤 조치가 행해지는지 직접 문의해봤다. 1차 시정명령, 2차 1개월 사업정지, 3차 2개월 사업정지, 4차 여행업 등록 취소를 거치게 돼있지만 시행단계는 허술하기 그지 없었다. 단계별로 조치를 취하는 기간이 명시돼있지 않고, 이따금씩 한꺼번에 만료된 업체에 시정명령이 나가는 식이다.  엠타이는 이미 1년 전에 1차 시정명령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법의 사각지대 속에서 버젓이 영업을 할 수 있었다. 이는 결국 대규모 피해자 양산으로 돌아왔다. 


한 피해자와 통화를 나눴다. 그는 여행업 등록이니 보증보험이니 전문용어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는 “여행사라면 당연히 보증보험에 가입해야한다”며, “소비자인 자신도 아는 사실을 왜 여행업계도, 지자체도 행하지 않는 것이냐”고 열변을 토했다. 보증보험에 가입한 경우라도 보험액이 터무니없이 낮아 피해자들이 제대로 된 구제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개선이 필요하다. 역대급 피해를 남긴 씨지투어의 경우 단순계산으로 환산하면 400만원 피해에 8만원을 구제받는 꼴이니, 미가입 업체는 오죽하랴.  


물론 가장 큰 잘못은 고객에게 피해를 야기한 여행사에 있다. 그러나 제도적으로 소비자들이 구제받을 수 있는 안전장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개별 여행사들의 잘못이 전체 여행업계에 대한 불신으로 돌아올 수 있다. 점점 스마트해지는 소비자들에 발 맞춰 제도도 진화해야한다. 허술한 여행사 보증보험 만료 조치를 개선하고, 보험액 규모를 피해규모에 맞게 조정해 낡은 제도를 벗어낼 때다.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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