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고은 기자
손고은 기자

12월도 여행업계는 그다지 좋지 않은 날들의 연속이다. 특별한 이변이 없다면 하반기 내내 이어졌던 찝찝하고 울적한 실적으로 올해가 마무리될 것이다. 요즘 여행인들 입에서 가장 오르락내리락 하는 주제가 경쟁사 실적이니 굳이 묻지 않아도 짐작이 간다. 


최근에는 글로벌 OTA들도 낯빛이 밝지만은 않다. 한국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OTA들도 한국 여행경기의 영향을 받은 게다. 물론 국내 여행사만큼 역성장을 기록한 것은 아니다. 몇몇 글로벌 OTA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눈 결과 올해 하반기 실적은 소폭 성장하거나 비슷하고 당초 목표치에는 도달하지 않은 정도의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여행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데다가 또 그들만의 리그에서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고충도 더해졌다. 다수의 호텔 및 OTA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특정 OTA에서 호텔 객실 가격을 크게 낮춰 판매하면서 경쟁에 불이 붙었다. A관계자는 “특히 해당 업체는 아시아 지역의 호텔을 대상으로 마진을 거의 남기지 않는 수준으로 마케팅 비용을 쓰며 최저가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메타 서치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제 OTA들도 호텔로부터 받는 수수료를 높은 수익으로 가져가기에 안전하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가격 경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요즘처럼 상황이 어려운 시기에는 더더욱 가격 경쟁에 사활을 건다. 돈을 쓰고 돈을 버는 구조다. 하지만 또 모두가 그렇지만은 않아 보인다. 최근 만난 몇몇 플랫폼 관계자들은 오히려 올해 마케팅 활동을 축소했다고 말했다. 위축된 시장에서 가격 할인에 돈을 쓰기 보다는 더 편리한 시스템 개발과 전략을 다듬는 데 공을 들이기로 했다는 이야기다. 적절한 시기가 오면 곧바로 전투에 투입될 수 있도록 경쟁력 있는 상품과 기술을 갖춘 플랫폼을 무기로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년에도 여행산업에는 새로운 플레이어가 등장하고 기존 기업들의 기술력도 한층 강화될 테다. 미래 전쟁을 대비하기 위한 전략이 끝까지 가격 경쟁만이 되지 않길 바라본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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