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4일 KRT 롯데홈쇼핑서 OZ 항공권 판매
2만6,000콜 기록, 성과는 전환율 지켜봐야

여행업계 최초로 항공권 홈쇼핑 판매가 진행됐다. KRT와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4일 밤 11시50분부터 70분간 롯데홈쇼핑에서 ‘아시아나항공 전 노선 특가 항공권 판매’를 진행했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2만6,000콜을 기록했다. 앞으로 홈쇼핑이 패키지에 이어 항공권까지 판매하는 채널로 역할을 확대할지, 단발성으로 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KRT와 아시아나항공은 최초의 시도라는 점에 의의를 뒀다. KRT 관계자는 “KRT는 기존에 시도되지 않은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번 항공권 판매도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새롭고 공격적인 시도를 통해 판매 채널을 다양화하는 데 의미가 있었고, 기존 패키지 위주의 홈쇼핑 진행에서 패러다임 변화를 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KRT와 아시아나항공은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롯데홈쇼핑의 제안으로 이번 판매가 진행됐다고 강조했다. 패키지 상품 위주의 판매에 한계를 느낀 홈쇼핑 방송사가 적극적으로 신시장 개척에 나서면서 이번 항공권 판매가 성사됐다고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덕분에 KRT는 파격적인 수준의 방송비를 제안 받았을 가능성이 높고, 아시아나항공 역시 별도로 특별가격을 지원하거나 협찬하는 부담에서 자유로웠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홈쇼핑 측은 건당 1만원씩의 발권수수료를 수익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권 홈쇼핑 판매는 새로운 시도인 만큼 여행업계에서도 모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방송 진행 이후 KRT와 아시아나항공에 다른 항공사와 여행사의 문의가 이어졌다. A여행사 관계자는 “점차 홈쇼핑 비용 부담이 높아지면서 여행사 입장에서는 홈쇼핑이 계륵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항공권의 경우 해외 OTA의 시장 장악이 심화되고 있는데, 홈쇼핑 비용까지 부담하면서 홈쇼핑 채널을 통해 판매해야 된다면 여행사에는 새로운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B여행사 관계자는 “2만콜이 넘었으니 단기간 유입 고객 수는 많았을 것”이라며 “전환율이 어떻게 나올지 관심을 갖고 결과를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기존 파이를 나눠먹는 데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C여행사 관계자는 “KRT의 아시아나항공 판매가 늘어났을 수는 있지만,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 전체 항공권 판매가 늘어났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D항공사 관계자는 “결국 최종 전환율이 관건”이라며 “예약자들이 실제로 항공권을 조회하고 결제하는 기간 동안 다른 채널을 통해서도 가격을 비교할 텐데, 그 기간 동안 다른 경쟁 여행사들이 어떤 가격정책을 펼치느냐도 최종 전환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패키지 상품과 달리 항공권은 오로지 그 자체에서만 수익을 발생시켜야 하는데, 7,000~8,000만원의 홈쇼핑 방송비를 그대로 부담한다면 승산이 없기 때문에 홈쇼핑 항공권 판매가 더 확산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내다봤다.

 

이은지 기자 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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