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나드리열차에 올랐다. 경북 곳곳을 달리는 관광열차다. 색소폰 선율이 기차 안을 감미롭게 감쌀 때 차창 밖으로 경북의 아름다운 소도시들이 유혹했다. 어디인들 어떠랴, 그 유혹을 따라 경북의 깊숙한 매력 속으로 파고들었다. <편집자주>

경북나드리열차는 경북 내륙 곳곳을 다니는 관광열차다. 접근성이 열악했던 경북 북부 지역의 관광과 경제를 활성화시킬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경북도와 코레일의 공동 협력사업으로 2009년 12월에 처음 운행을 시작했으며, 현재는 저탄소 녹색관광의 선도 모델사업으로 정착했다. 이전에는 ‘경북관광순환테마열차’라는 이름을 달고 운행했지만, 2017년 12월부터 경북나드리열차로 명칭을 바꾸고 운행노선과 열차 시설도 개선했다. 2009년부터 현재까지 110만명 이상의 승객들을 경북 지역 구석구석으로 실어 날랐다. 


4량 1편성 RDC동차(무궁화호형디젤동차)로 제작된 경북나드리열차는 일반칸, 카페칸, 이벤트칸, 테이블칸으로 구성돼있다. 카페칸에서는 간단한 과자와 식음료를 판매하며, 이벤트칸에서는 색소폰 연주, 국악 연주 등 각종 공연이 펼쳐져 기차여행의 특별함을 더한다. 이벤트칸의 경우 선착순으로 마감되니 서둘러야한다. 테이블칸에는 4인용 의자와 테이블이 있어 보드게임 등을 즐기며 자유롭게 보낼 수 있다. 


경북나드리열차 1호차와 2호차의 승차권은 일반적인 방식으로 구매할 수 있다. 역창구와 코레일 홈페이지, 코레일톡앱, 자동발매기 등을 통해 승차권 구입이 가능하다. 3호차와 4호차는 관광전용이다. 관광열차칸을 이용하려면 동대구역여행센터나 전담여행사, 나드리열차가 정차하는 역의 역무실에서 승차권을 구매해야 한다. 관광 패키지상품을 이용하려면 각 역 또는 전담여행사로 사전에 예약하면 된다. 경북나드리열차 홈페이지(gbct-train.com)에서 자세한 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경북나드리열차로 경북 나들이

분천 산타마을
분천 산타마을

●분천
산타 할아버지가 경북에?  

루돌프와 산타 할아버지. 커다란 풍차와 이글루. 저 멀리 북유럽 어느 마을이 아닌, 봉화군 분천역 산타마을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지금은 평창동계올림픽의 성화봉송지가 될 만큼 많은 이들의 발걸음이 오가는 곳이지만, 사실 분천은 처음부터 번성했던 곳이 아니었다. 분천은 백두대간의 명산에 둘러싸여 자연을 보존하고 있지만, 교통이 불편해 외부인들의 출입이 드물었던 곳이었다. 그러나 6년 전, 중부내륙 순환열차 ‘O-트레인’과 백두대간 협곡열차 ‘V-트레인’이 개통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아지기 시작했다. 같은 해에 한국과 스위스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스위스 체르마트역과 자매결연을 맺은 분천역은 스위스 전통 오두막집 샬레 분위기로 꾸며지게 되었다. 그리고 2014년 12월부터 봉화 산타마을이 본격적으로 조성 및 운영되기 시작했다. 산타마을은 즐길거리로 가득하다. 산타시네마에서는 영화를 감상할 수 있고, 산타우체국에서는 편지를 보낼 수 있다. 산타 조형물과 크리스마스 트리가 장식돼있어 사진을 남기기에도 좋다. 한겨울에는 눈썰매장과 스케이트장도 이용할 수 있어 어린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한국관광공사

●봉화
백두대간 산림생태계 지킴이

봉화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명소를 꼽으라면 이곳을 빼놓고 말하기 어렵다. 바로 경북 봉화군 춘양면에 위치한 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2008년 국토균형발전위원회의 결정으로 백두대간 및 고산 산림자원을 보전하기 위해 조성된 수목원이다. 수목원에서는 기후변화에 취약한 산림생물자원의 체계적인 관리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도 특히 인기가 많은 두 곳은 ‘호랑이 숲’과 ‘씨드 볼트(seed vault)’다. 수목원의 산림보전 및 보호지구에 속해있는 호랑이 숲은 멸종위기에 처한 백두산 호랑이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여행객들에게는 백두대간의 상징적 동물, 백두산 호랑이를 보다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장소로 유명세를 얻고 있다. 자연지형 및 식생 등을 최대한 해치지 않는 선에서 실제 호랑이가 서식하는 숲을 재현해놓아 호랑이들이 자연적인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했다. 2018년 5월에 개장했으며, 현재는 총 다섯 마리의 호랑이들이 살고 있다. 씨드 볼트는 ‘현대판 노아의 방주’라고 불린다. 다소 거창한 듯한 이 별명은 적어도 이곳의 정체를 명확히 알려주는 데에는 손색없어 보인다. 씨드 볼트는 말 그대로 종자를 모아놓은 ‘종자 저장소’다. 기후변화와 자연재해 등으로부터 종을 보존하고 생물의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 건설되었다. 지하 46m 터널에는 세계 각국의 약 200만점 이상의 종자들이 영구적으로 저장돼있다. 씨드 볼트에서는 종자의 저장 과정과 입고 절차 및 계획 등을 전시해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영주 선비촌
영주 선비촌 ⓒ한국관광공사

●영주
옛 감성 그대로, 선비촌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영주에는 부석사와 소수서원만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멋스러운 옛 고택들 사이에서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다면 주저 말고 선비촌으로 향하자. 선비촌은 영주의 전통 깊은 주요 고택들을 그대로 본떠 옮겨 놓은 마을이다. 문수면 수도리에서는 만죽재 고택, 해우당 고택 등을 모델로 했고, 이산면 신암리에서는 두암고택과 두암고택 가람집을, 부석면 소천리에서는 김상진 가옥 등을 골라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이밖에도 인동 장씨 종택, 장휘덕 가옥 등도 원형이 각 마을에 존재하며 후손들이 그 집에서 살고 있다. 토담, 기와집, 초가집, 그리고 사이사이 정겨운 골목길까지. 옛날 감성이 곳곳에 가득하다. 대장간과 강학당처럼 평소에 쉽게 접하지 못했던 장소들도 방문객들의 눈길을 끈다. 선비촌에는 하룻밤 묵을 수 있는 고택들도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소수서원과 소수박물관이 바로 근처에 있고, 입장권 한 장으로 선비촌과 소수서원을 모두 관람할 수 있어 함께 다녀오기에도 좋다. 또한 선비촌에는 개별, 단체 및 외국인 방문객들을 위한 여러 교육 프로그램들이 운영 중이다. 프로그램을 통해 규방문화 배우기, 공예 체험, 사군자 체험, 선비 명상 등 독특한 체험들을 맛볼 수 있다.

안동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안동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안동
독립운동의 열기를 느끼다

머물기만 해도 가슴이 먹먹해지고, 서있기만 해도 감정이 북받치는 장소가 있다. 안동의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이 그렇다. 기념관에 들어서자마자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및 3·1 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조각상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여성 독립운동가의 손에서 펄럭이는 태극기는 보는 이의 마음마저 일렁이게 만든다. 전시관은 독립관과 의열관으로 나뉘어져있다. 독립관은 1894년 갑오의병부터 1945년 조국 광복 때까지 51년 동안 계속된 경북 사람들의 국내외 독립운동의 흔적이 담겨있다. 의열관에서는 안동 독립운동의 뿌리가 된 전통마을의 항일투쟁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독립운동을 다각도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의 체험시설들도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 신흥무관학교 시설에서는 서바이벌 게임을 통해 독립군의 훈련과정과 전투를 직접 몸으로 경험해볼 수 있고, 활쏘기와 사격 등을 체험해볼 수 있다. 이밖에도 연수원과 어린이 체험교육관 등 다양한 교육시설들도 마련돼 있다.


글=곽서희 기자·사진=여행신문C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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