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균 기자
이성균 기자

버퍼링 0%. 요즘에는 영상 재생이 멈추면 해바라기 모양이 뱅글뱅글 돌지만 초조한 건 여전하다. 그 짧은 순간이 무척 길게 느껴진다. 여행을 준비하면서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들은 항공권을 검색하면 몇 초 안에 가격 비교가 가능하기를 바란다. 영점 몇 초를 줄이는 게 플랫폼의 숙제가 됐다. 게다가 천원이라도 저렴한 가격을 제공한다면 엄청난 우위에 선다.  


이러한 까닭에 국내 여행사들은 그 어느 때보다 기술과 규모, 자본에 심하게 휘둘리고 있다. A여행사 관계자는 “오랫동안 우리를 통해 상품을 구매하던 단골마저 요즘에는 1,000~2,000원만 저렴하면 글로벌 OTA에서 예약한다”고 하소연했다. 하나투어를 비롯한 주요 여행사들이 기술 개선에 힘쓰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더해서 지금까지는 접점이 없었지만 기술과 자본이 빵빵한 대기업들도 여행업을 주시하고 있다. 여러모로 고된 상황이지만 여행사들은 여행업과 패키지여행의 전통적 가치인 ‘휴먼 터치’도 한 번 되돌아봐야 할 것 같다. 그 중에서도 고객과 밀접한 인솔자, 가이드 등의 역할을 부각하면 어떨까 싶다.


홈쇼핑과 보도자료 등 패키지 상품을 홍보할 때 특히 그렇다. 요새 가격 경쟁이 워낙 치열하기 때문에 홈쇼핑에서는 저렴한 가격을 최우선으로 부각시키고, 이 가격에 이러한 일정은 불가능하다는 멘트를 반복한다. 또 목적지가 얼마나 좋은 곳인지 수식어를 붙여 설명한다. 하지만 전문 인솔자나 가이드의 역할에 대해서는 인색하다. 또 새로운 상품에 대한 보도자료를 보면 매번 전문 인솔자 및 한국인 가이드 동행을 강점으로 소개한다. 동행이 어떤 측면에서 좋을지 감은 잡히지만 추상적이라 그들의 진정한 가치를 독자에게 전달하는 건 쉽지 않다.

어떤 분들이 해당 상품에서 활약하는지, 경력과 장점 등은 무엇인지 간략하게나마 알려준다면 인적 서비스의 장점을 구체적으로 알릴 수 있을 것 같다.  JTBC 예능 <뭉쳐야 뜬다 2> 1화에서 워킹투어 가이드의 프로필을 소개한 것이 좋은 예다. 많은 여행사들이 내년 계획으로 IT 강화를 외치고 있지만 여행사와 고객의 끈끈한 연결로 만들어가는 패키지여행의 매력도 더 많이 알렸으면 한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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