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이코 클래스만 56석… ‘하이브리드 항공사’
싱가포르·인도네시아·미국 등 중장거리 정조준

신규 항공사 에어프레미아가 내년 하반기 취항 준비에 한창이다. 올해만 해도 여러 번 내홍을 겪으며 고비를 넘겼지만 지난 9월, 변경 면허를 취득한 이후 순항 중이다. 에어프레미아 심주엽 대표를 만나 그동안의 이야기와 앞으로의 전략에 대해 들었다. <편집자 주> 

에어프레미아 심주엽 대표는 “에어프레미아는 LCC가 아닌 하이브리드 항공사로 포지셔닝하겠다”며 “차별화된 상품과 부가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어프레미아 심주엽 대표는 “에어프레미아는 LCC가 아닌 하이브리드 항공사로 포지셔닝하겠다”며 “차별화된 상품과 부가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3월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 취득 이후 부침이 많았다. 현재 상황은. 

면허 취득 후 경영권 분쟁으로 변경 면허 승인까지 여러 가지 위기에 직면했다. 이미 일부 알려졌지만 경영권 문제는 여전히 조심스럽다. 김종철 전 대표가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이후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김세영 대표와 함께 공동 대표 체제로 운영하게 됐다. 변경 면허는 지난 9월 취득했다. 지금은 내년 1~2월 운항증명(AOC) 신청 준비와 함께 노선 검토, 채용, 항공기 운영 전략 등 취항 준비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내년 9월 경 아시아 지역으로 첫 취항하고, 미국 LA(산호세)에는 2021년 상반기 쯤 취항할 것으로 전망한다. 


-항공 업계 출신이 아니다. 에어프레미아와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나. 

그동안 바이오산업 분야에서 일했다. 에어프레미아와의 인연은 갑작스러웠다. 어느 날 지인이 찾아와 에어프레미아에 대해 소개했다. 에어프레미아를 설립하게 된 배경부터 항공사의 비전에 대한 이야기였다. 설명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는 비행시간이 6시간 이상 소요되는 중장거리 노선을 운영하는데 비즈니스클래스는 부담스럽지만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편안한 비행을 보장하는 항공사였다. ‘하이브리드 항공사’라는 정체성이 뚜렷했다. 

과거 미국에서 일하고 지내며 한국이나 다른 나라로 장거리 출장을 갈 때 비즈니스클래스에 무시무시한 요금을 내고 싶진 않지만 이코노미 클래스보다 편안한 좌석에 앉고 싶은 열망이 컸던 경험이 있었다. 에어프레미아가 딱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항공사였고, 이런 생각을 하는 여행 소비자들이 상당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당시 에어프레미아는 투자금을 유치하는 중이었다. 에어프레미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그날, 그 자리에서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에어프레미아는 투자금 확보에 속도를 내게 됐고, 현재 우호 지분을 포함해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항공산업이 많이 침체된 분위기다. 항공산업도 포화 단계에 이르렀다는 진단도 나왔다.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에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데…. 

올해 항공업계가 어려움을 겪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에어프레미아는 타 항공사들과 타깃이 다르다. 우선 에어프레미아의 기종과 좌석 구성부터 소개하는 게 좋겠다. 에어프레미아는 B787-9 드림라이너를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와 이코노미 클래스 두 가지로 운영한다. 물론 해외의 비슷한 중장거리 LCC들 중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투 클래스를 운영하는 항공사도 있다. 하지만 에어프레미아는 총 309석 중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 좌석에만 56석을 배정했다. 보통 20~30석 운영하는 타 항공사들보다 훨씬 많은 규모다. 또 이코노미 클래스 역시 좌석 간 거리는 35인치로 현 기종 중 가장 넓은 수준이다. B787-9 역시 기내 자동 습도 및 조명 조절 시스템을 갖추고 친환경적인 기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처럼 일정 수준의 비용을 지출하면서도 보다 편안한 비행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에어프레미아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또한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만한지의 가치를 따졌을 때 비행시간은 4시간 이상의 피로도가 높아지는 중장거리여야 한다. 에어프레미아가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는 도시들이 홍콩,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중거리 국가를 비롯해 미국 LA 등 장거리에 속하기 때문에 지불 가치는 높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따라서 에어프레미아는 지금의 소비자들 중 그동안 비용과 상품 사이에서 갈증을 느꼈던 이들에게 더 나은 선택권을 제시하는 항공사로 포지셔닝하게 될 것이다. 또한 기업들도 점차 출장비용을 절감하려는 추세다. 기업 출장객들에게도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거라 생각한다. 또한 에어프레미아 B787-9 기종의 화물 적재량은 15만톤으로 LCC들에 비해 훨씬 많다. 여객부분은 외부 변수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에어프레미아는 화물사업까지 함께 공략할 예정이다. 여객 수요가 다소 불안정하더라도 화물 부분이 뒷받침된다면 보다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판매 전략이 궁금하다. 

우선 여객서비스시스템(PSS) 업체를 선정하고 개발에 착수했다. GDS에 대해서는 논의 중인 단계다. 판매는 B2B와 B2C를 모두 공략하겠지만 상대적으로 B2C 직판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그래서 충성고객 확보를 위한 세부 전략을 세우는 중이다. 하이브리드 항공사인 만큼 LCC와는 차별화된 프로덕트와 부가서비스를 개발하는 데에도 노력하고 있다. B2B의 경우 기업 우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든지 전문 여행사와 협업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항공권 가격은 클래스에 따라, 공급과 수요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지나친 가격 경쟁은 지양한다.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의 경우 FSC의 비즈니스 클래스 요금 대비 70~80% 선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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