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 중동 · 아프리카 上
프·스·이 서유럽과 터키·포르투갈&스페인 등 두각
리스본·부다페스트 등 취항으로 상품 일정 다변화
반달살기·비즈니스 패키지 등 테마상품 본격 확대

2019년 패키지여행은 국내외 환경 변화로 시련을 겪었다. 여행사들은 1개국 일주, 테마여행, 프리미엄 상품 등을 강화하며 유럽 상품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며 대응했다. 또 아시아나항공의 인천-리스본, 대한항공의 인천-리가 전세기와 LOT폴란드항공의 인천-부다페스트 등의 취항에 힘입어 목적지 발굴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2018년에 이어 올해도 고군분투했던 유럽 시장을 지역별, 테마별로 되돌아봤다. <편집자주>

●굳건한 서유럽 3~4국 패키지


서유럽은 서유럽이었다. 그룹과 FIT 양쪽 모두의 관심이 터키, 포르투갈, 스페인 등에 뜨거우리만큼 집중됐지만 패키지 시장에서는 여전히 서유럽이 강세였다. 프랑스와 스위스, 이탈리아, 영국을 주축으로 한 3~4개국 멀티 상품은 여전히 각 여행사의 베스트셀러였고, 각 국가의 일주 상품도 입지가 탄탄했다. 특히 3~4개국 상품은 일정 시간 이상의 자유시간을 원하는 요즘 트렌드에 따라 한결 여유로운 일정으로 재편되기도 했다. 


서유럽 뒤를 이은 목적지로는 터키와 포르투갈&스페인이 단연 돋보인 한 해였다. 2016년 테러로 곤두박질 쳤던 터키는 지난해 부활 신호탄을 쐈고, 올해는 흥행몰이에 성공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터키 일주와 터키+그리스 상품은 비교적 가까운 거리와 합리적인 가격 덕분에 대부분의 여행사에서 주요 상품으로 활약했으며, 가격 접근성이 좋아 홈쇼핑 판매도 활발했다. 노랑풍선은 “터키 상품은 1~11월까지 전년동기대비 3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터키문화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1~10월 한국인 관광객은 전년동기대비 37.1% 증가한 18만1,911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터키는 늘어난 수요와 관심 탓에 여행사 간 출혈 경쟁이 가장 심했던 지역으로 꼽히기도 했다. 


FIT 중심으로 세력을 키웠던 포르투갈은 올해 본격적으로 패키지여행 시장에 안착했다. 그 결과 1~8월 한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동기대비 28.4% 증가했으며, 포르투갈관광청은 올해 최종적으로 17만명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게다가 10월28일부터 아시아나항공이 주2회(월·수요일) 인천-리스본 부정기편을 운항하면서 열기는 한층 더 달아올랐다. 내년 3월25일까지 이어질 예정으로, 여행사들도 포르투갈+스페인 상품 판매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스페인도 우수한 성적으로 한 해를 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인관광청에 따르면 올해 1~8월 한국인 관광객은 전년동기대비 39% 증가한 약 43만5,000명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첫 50만명 돌파가 예측되는 상황이다. 목적지의 경우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가 주축이 됐으며, 산티아고 순례길 등의 특정 테마여행도 호응을 얻었다. 


대체적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2019년 유럽 시장을 비교적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7월 이후 여행경기 침체로 유럽 시장도 고전했지만 주요 여행사들의 유럽 패키지 실적은 무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올해 1~11월 유럽 패키지 실적은 전년동기대비 약 5% 성장했다”고 밝혔다. 


●혼란 속 선방한 동유럽


5월30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사고로 2019년은 동유럽에게 가슴 아픈 시간으로 남았다. 여행사들이 자체적으로 안전실태를 점검하는 등 패키지 상품의 안전을 돌아보는 계기로 작용했고, 부다페스트 상품에서 유람선 일정을 제외하는 등 실질적인 변화도 있었다.


여행 수요는 대폭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사고의 여파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LOT폴란드항공이 9월23일부터 제3국 항공사 최초로 인천-부다페스트 노선을 주3회 운항하며 시장 회복에 기여했다. 또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 헝가리 등 각국 관광청들이 방한해 체류일 늘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헝가리,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등 대부분의 동유럽 국가를 방문하는 한국인 관광객은 지난해보다 소폭 성장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잘츠부르크 2박, 비엔나 2박, 프라하 2박 등 대도시에서 머무르는 여유로운 일정의 상품 등으로 차별화했다”며 “쉼표in유럽-동유럽 3국 9일 상품은 전년보다 모객이 22% 늘어났다”고 밝혔다. 


일주 상품과 전세기도 동유럽의 키워드였다. 지금까지는 3~4개국 멀티 상품이 많았지만 올해는 여행사들이 앞 다퉈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 신규 일주 상품을 론칭했다. 오스트리아의 경우 수치로도 인기가 입증됐다. 오스트리아관광청의 통계를 보면, 한국인 관광객은 1~10월까지 전년동기대비 2.5% 증가한 28만9,700명, 숙박일 수는 6.9% 늘어난 45만4,300박으로 집계됐다.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발트 3국은 대한항공과 한진관광의 힘입어 올해 대폭 성장했다. 대한항공이 지난 5~6월 처음으로 인천-라트비아 리가 노선에 전세기를  3번 띄웠고, 평균 탑승률은 95%를 기록했다. 게다가 1~6월까지 한국인 관광객은 전년동기대비 47% 증가한 3,458명을 기록했다. 조지아,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코카서스 3국 또한 올해 TV 예능 <배틀트립>, <아이엠김치> 등을 통해 새로운 목적지로서 한층 더 인지도를 높였다. 

 

●깊이 더한 테마여행, 선봉장은 유럽


올해는 테마여행의 다양성이 한층 더 강화됐는데, 유럽이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눈 여겨 볼 점은 트레킹, 예술 등 테마여행의 경우 전통적으로 중소 규모의 전문 여행사들이 이끌었지만, 올해는 시장이 전반적으로 확대돼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의 대형 여행사들도 적극적으로 상품을 확충했다. 하나투어는 테마in유럽, 트라밸, 모두투어는 컨셉투어 등에서 유럽 목적지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하나투어의 경우 올해 애자일팀을 신설해 체코 프라하 반달살기, 파리&런던 플라워 클래스, 영국 축구 직관 여행, 동유럽 따로 또 함께 등 특정 테마에 집중한 상품들을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테마여행 상품이 아직까지는 전통 패키지와 비교해 수요가 많지 않아 시장 확대 가능성은 미지수다”라며 “그럼에도 2040을 중심으로 새로운 여행에 대한 니즈가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더 전문적이고 세분화된 상품이 필요하다”라고 입을 모았다.  


비즈니스 클래스를 활용한 프리미엄 패키지 또한 올해 들어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양대 여행사를 주축으로 참좋은여행, 노랑풍선, KRT 등이 서유럽, 동유럽 등 유럽 대부분 지역에서 관련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300~400만원대 상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터키 등 일부 지역에서는 100만원대 프리미엄 상품도 판매 중이다. 하나투어는 최상위 제우스와 하나팩 프리미엄, 모두투어 모두시그니처, 참좋은여행 라르고 플러스, KRT 오직 KRT 등 자체 브랜드로 고객에게 어필하고 있다. 업계는 고가 상품이라 고객 핸들링이 쉽지 않지만 타 상품과 비교해 수익성이 높고, 고객 만족도도 높아 앞으로 상품 확충에 여행사들이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KRT 관계자는 “올해 ‘오직 KRT’ 상품이 유럽을 포함한 전체 지역에서 3만5,000여명의 여행을 도왔다”며 “2019년은 비즈니스 클래스를 연계한 고가 상품이 자리매김한 해로 기록됐다”고 밝혔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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