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여행업 견실한 성장의 조건
[데스크 칼럼] 여행업 견실한 성장의 조건
  • 김선주 기자
  • 승인 2019.12.3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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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주 기자
김선주 기자

문화체육관광부는 2019년 11월, 문재인정부 출범 2년 반을 맞아 관광 부문 성과 중 하나로 관광사업체 수가 증가했다는 점을 꼽았다. 문재인정부 출범 전이었던 2016년 2만7,700개였던 관광진흥법상 등록사업체 수가 2018년에는 3만3,500개로 늘었다고 밝히고 ‘견실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 뒤로도 관광사업체는 지속 증가했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에 따르면, 2019년 9월30일 기준 전국 관광사업체 수는 3만6,640개로 전년대비 성장곡선을 그렸다. 사업체 수가 늘었다는 얘기는 그만큼 해당 산업의 활력이 크다는 증거이니 정부의 해석에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속내까지 자세히 살피고 내린 해석이라고 보기에는 석연찮은 부분이 너무 많다.


관광사업체 중 여행업만을 따로 들여다보자. 2016년 12월 말 1만9,848건이었던 여행업 등록건수는 2019년 11월 2만2,609건으로 2만건을 돌파하며 신기록을 썼다. 국내여행업과 국외여행업을 겸업하는 업체를 한 곳으로 친 실제 여행사 수도 1만8,239개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해석방식대로면 여행업은 지금 역대 최고의 활황기를 맞으며 견실하게 성장하고 있다.


현실은 반대다. 급격히 꺾인 여행경기에 생존을 걱정하는 한탄이 가득하고, 대형여행사들도 조직을 슬림화하고 무급휴가 카드까지 꺼내들고 버티기에 나섰다. 혹자는 1999년 IMF외환위기와 2009년 세계금융위기 여파로 여행업이 휘청거린 이후로 다시 10년 만에 큰 위기를 맞았다며 ‘10년 주기 위기설’을 역설했다. 이런 위기감은 2020년 새해 경영목표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너나 할 것 없이 예년보다 위축된 목표치를 내건 채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긴 국적 항공사들까지 경영난을 호소하며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요구했을 정도이니 여행사의 어려움은 더 말해 뭣할까. ‘견실한 성장’과는 분명히 다른 모습이다.   


관광산업 규모 확대는 관광의 힘과 가치를 높이는 길이다. 하지만 거기에만 치중한 나머지 속을 들여다보고 내용을 살피는 데 소홀하지 않았는지 정부는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견실한 성장의 근거로 댄 사업체 수 증가도 어쩌면 정부가 추진한 파격적인 여행업 진입장벽 낮추기가 만들어낸 사상누각에 불과할 수도 있다. 정부 스스로 밝혔듯이 2018 관광사업체 수가 2016년 대비 21% 증가한 반면 종사자 수는 오히려 감소(-0.4%)하지 않았던가. 여행업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쏟았던 노력만큼 과연 기존 사업체 보호와 육성에도 충분히 신경을 썼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여행업을 둘러싼 제반 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소비자의 소비패턴 역시 따라잡기 벅찰 정도로 다양화·세분화됐다. 기술과 자본을 앞세운 글로벌 OTA의 공습은 경계와 국경을 넘어 냉혹한 글로벌 경쟁체제 속으로 우리나라 여행사를 내몰았다. 여행사 대부분 막막함을 느낄 뿐이다. 정부의 관심과 배려가 절실한 이유다. 상대적 박탈감이 큰 아웃바운드 부문이 특히 그렇다.  고리타분하게 국내여행과 인바운드에만 정책적 초점을 맞춘 채 아웃바운드는 애써 외면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인·아웃·국내 3개 축 중 하나만 무너져도 우리나라 관광산업은 무너진다. 그런 맥락에서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OTA 민관협의체’를 구성한 것은 긍정적이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자율 가이드라인을 도출한다는 목표를 과연 달성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여행업계의 핫이슈인 OTA 문제에 대해 정부가 눈 뜨고 해법을 모색하고 나섰다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크다. 장기적으로는 소비자 보호뿐만 아니라 국내OTA와 글로벌OTA 간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는 산업적 측면의 접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문관부와 국토교통부의 첫 합작품인 ‘관광-항공 협력포럼’도 지방공항을 통한 외래객 유치 등 인바운드 측면에만 가둬둘 게 아니다. 여행업계의 목소리를 항공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에 전달하는 창구로 발전시키는 등 활용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비록 무산됐지만 ‘여행업법’을 제정해 여행사의 여행업무취급수수료(TASF) 부과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했던 과거 정부의 시도도 되짚어볼 만하다. 이런 사례가 숱하다.


2022년 문재인정부 5년의 관광 부문 평가는 ‘인·아웃·국내 균형 잡힌 현장 맞춤형 관광정책으로 여행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견실한 성장을 이끌었다’로 압축할 수 있으면 좋겠다. 

김선주 부국장 vagr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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