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rain 서해금빛열차타고 떠나는 낭만가득 보령 나들이] 당일 上

대천해수욕장 하늘 위 음표처럼 떠있는 짚트랙 탑승객들
대천해수욕장 하늘 위 음표처럼 떠있는 짚트랙 탑승객들

가을의 끝, 겨울의 시작점에서 보령을 찾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알차게 든든하다.

바다 같은 하늘, 하늘 같은 바다 위에서


가을이 끝나고 겨울이 시작될 무렵, 보령 대천해수욕장으로 향했다. 바람 따라 몸까지 가벼우니, 짚트랙(Zip Trek)을 즐기기엔 이만한 날도 없다. 높이 52m, 탑승거리 613m. 아파트 20층 높이에서 기다란 네 개의 선들이 대천해수욕장 한가운데로 가로질러 뻗어있다. 그래, 바다를 하늘에서 볼 기회가 또 어디 있겠어. 대천해수욕장의 자랑거리라고 하니 이 참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지주대 사이로 와이어를 설치하고, 트롤리(trolley)라 불리는 도르래를 와이어에 걸어 반대편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레포츠를 짚라인(zipline) 또는 짚트랙이라 한다고.

왜 하필 ‘짚’인고 하니, 이유는 솔직했다. 트롤리와 와이어가 마찰할 때 나는 소리가 ‘짚’이어서. 몸소 확인해보기 위해 탑승장에서 탑승권을 결제하고, 직원의 안내에 따라 팔다리에 안전장치를 주렁주렁 매달았다. 와이어에 헬멧까지 그야말로 풀 장착이다.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 층으로 올라가는 동안, 동승한 어떤 이는 유리창 닦는 일을 하러 가는 것 같다며 우스갯소리를 했다. 모르긴 몰라도 장비 한 번 비범하다.


이런 것쯤 하나도 무섭지 않다고 호언장담을 했건만. 문이 열리고 앞 팀 사람들이 하나 둘씩 와이어에 매달려 시야에서 멀어지는걸 보니 심장이 쫄깃해진다. 꿀꺽, 침 한 번 삼키고 단상에 올라섰다. 직원의 카운트다운 소리가 끝나기 무섭게 단상에서 발을 뗐다. 바다 위로 몸이 두둥실 떠올랐다. 지퍼가 찢어지는 듯한 트롤리의 우렁찬 소리는 이름의 유래를 납득하게 했다. 바다 같은 하늘, 하늘 같은 바다. 경계가 흐릿해진 두 영역을 향해 소리 한 번 내지르니 이렇게 상쾌할 수 없다. 두려운 마음은 바다 위로 흘려보내고 한 척의 쾌속정처럼 빠르게 하늘을 헤엄쳤다. 눈으로만 담기엔 영 아쉬워 빠르게 활강하는 와중에도 찰칵, 카메라로 기어코 풍경 한 장 남겼다. 5분도 채 안 되었을까. 도착점에 다다랐다. 순식간이었다. 엉망이 된 머리카락이 최대속도 80km라는 말을 증명해준 셈이다. 파스타 하나 가격으로 야무지게 놀았으니, 보령 여행 첫 시작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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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곽서희 기자 seohe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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