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여행객 1억6,800만 전망…세계 10% 차지
단일국가로 전세계 관광지출 20%, 미국 2배 달해
소규모·고품질 인기 상품…중국인 55% 패키지 이용

중국의 질주가 굳건하다. 중국은 2011년과 2012년 각각 해외여행객 수, 관광지출 1위에 등극한 이후 선두를 이어가고 있다. 한·중 여행시장은 2017년 사드 여파로 찬바람이 불었지만 2019년 회복세가 완연했다. 중국의 해외여행 시장 현주소를 살폈다. <편집자주>

●여행객 열명 중 한명은 중국인


중국인 해외 여행객 수는 매년 플러스 성장을 거듭해오고 있다. 중국관광연구원(CTA)에 따르면 중국인 해외 여행객 수는 2015년 전년대비 9.3%의 성장률을 보이며 1억 명을 돌파했고, 2018년에는 전년대비 14.7% 증가한 1억4,972만명을 기록했다. 처음으로 해외 여행객 수 1억명을 돌파한 2015년 이래 줄곧 세계 여행객 수의 약 10%를 차지해왔고, 2018년에는 두 자릿수 성장을 바탕으로 세계 해외 여행객 수의 10.7%에 달했다. 전세계 해외여행객 열 명 중 한 명이 중국인인 셈이다. 


중국인 해외여행객은 2019년 1분기 전년동기대비 4% 감소하며 주춤했다. 이는 미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인한 위안화 약세의 영향으로 보인다. 하지만 2분기 곧바로 회복세를 보이며 상반기 전년대비 14% 성장(8,129만명)을 이뤘다. 중국관광연구원은 2019년 중국인 해외 여행객 수가 전년대비 12% 증가한 1억6,800만명에 다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세계관광기구(UNWTO)가 예상한 2019년 세계 여행객 수의 11.5%에 해당하는 수치다.  


중국 해외여행객의 잠재력도 높게 평가된다. 2018년 기준 중국 인구는 14억명으로 세계 1위인 데 반해 여권 보유자는 1억2,000만명에 그쳤다. 중국 주요 언론들은 2020년 중국 여권 소지자의 수가 2018년 대비 2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으며, 세계관광기구는 2027년 중국인 여권 보유자 수가 전체 중국인의 20%인 3억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중국인 해외 여행객 증가세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도 해외여행 활성화를 적극 추진 중이다. 일대일로 정책을 통해 45개 국가 및 지역에 직항로를 개설해 여행 편의를 돕고 있다. 2019년 3월 이탈리아와 일대일로 공동건설 양해각서를 체결한 이후, 이탈리아 관광 인기도가 전년대비 28% 상승하기도 했다. 중국관광연구원은 일대일로 직항로가 개설된 지역으로 2020년 1억5,000만명의 중국인이 여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관광시장의 큰 손 


중국은 해외 관광 지출에서 단연 돋보이는 국가다. 세계관광기구에 따르면 중국인들은 2015~2017년 해외여행에 매년 2,500억 달러(약 290조원)를 지출해 전세계 관광지출의 20%에 달했다. 2018년에는 전년대비 7% 증가한 2,773억달러(약 321조원)를 기록하며 전세계 관광 지출의 19.2%를 차지했다. 


중국인의 해외 지출은 세계적으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18년 기준 해외 관광 지출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이 1,442억달러로 중국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3위인 독일은 956억달러로 중국의 1/3 정도에 머물렀다. 프랑스, 호주, 러시아가 10%대의 성장률을 보이며 차례로 2018년 세계관광지출의 5~7위를 차지했지만, 중국이 이 국가들의 7~8배에 해당하는 지출을 기록하며 세계 지출을 이끌었다. 


중국 관광시장 발전의 원동력은 꾸준한 경제성장이다. 중국의 GDP는 2018년 13조 달러로 미국의 70%까지 올라서며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갈등으로 인해 OECD는 중국 GDP 성장률을 2019년 6.1%, 2020년 5.7%로 전망하고 있지만, 1인당 GDP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1인당 GDP 성장률은 중산층 확대를 엿볼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2018년 중국의 1인당 GDP는 9,000달러에 달했고,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 등 중국 15개 도시에서는 2만 달러를 돌파했다. 이미 중국 전체 인구의 10%가 넘는 이들이 선진국 생활수준을 영위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2019년 1인당 GDP가 1만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산층 확대로 해외여행을 떠나는 중국인들이 늘어나며 관광시장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55% 패키지 이용, 고품질 인기 


중국인들의 패키지 선호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관광연구원이 지난 해 11월 발표한 ‘중국 아웃바운드 관광 발전 연차 보고서 2019’에 따르면, 2018년 해외로 여행한 중국인 관광객 중 패키지를 이용한 관광객은 55%에 달했다. 2017년 72.1%에 비해 크게 감소했지만, 중국인의 과반수가 여전히 패키지를 이용했다. 특히 가족 단위, 고연령층, 소도시 지역 여행객들이 패키지 상품을 선호했으며, 응답자의 50.6%는 이후에도 해외여행을 갈 때 패키지를 이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중국 패키지 트렌드는 저가·단체·저품질에서 고가·소규모·고품질로 변화하고 있다. 씨트립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 인센티브 여행상품 신청 건수가 전년동기대비 2배 증가했다. 평균 3~4명으로 구성된 인센티브 여행상품은 일정 중 1일 이상의 자유시간을 확보할 수 있고, 개인의 사생활이 보호된다는 점에서 중국 내 해외 패키지여행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아시아인들은 여전히 방중 외래객의 과반수를 차지했다. 중국관광연구원과 구글이 공동 발표한 ‘2019 중국 인바운드 관광객 동향과 태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방중외래객은 지역별로 아시아 60%, 유럽 20%, 북미 10% 등을 차지했다. 아시아 관광객은 안전과 편안한 숙박, 북미 관광객은 현대적 도시 문화, 유럽 및 오세아니아 관광객은 전통문화와 역사 테마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관광연구원의 설문조사에서 방중 외래객의 42%가 향후 1년 안에 중국을 다시 찾을 것이라고 답했다. 중국인 관광객의 패키지 선호 유지와는 달리 방중 외래객의 패키지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중국관광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 이후 단체 관광객 비중은 점점 줄어들어 2018년에는 15% 미만으로 하락했다. 


●비자·단체 관광 금지가 장애물


중국인들이 비자 발급이 편리한 국가로 목적지를 옮겨가고 있다. 씨트립에 따르면, 2019년 국경절 기간 동안 일본 비자 접수량은 전년동기대비 20% 상승해 전체의 25%를 차지했다. 비자발급 간소화 및 전자비자 시범실시로 인해 일본이 중국에서 해외 여행지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한국에서도 비자 발급을 확대해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방침이다. 정부는 복수비자 발급 대상을 기존 베이징, 상하이 등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 이상인 대도시 거주자에서 알리페이 신용 등급 우수자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은 2017년 3월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관광을 금지시켰다. 이후 베이징, 상하이 등 일부 지역에 한해 단체관광 금지 조치를 해제해왔다. 지난해 12월23일 한중 정상회담 이후 청와대는 시진핑 주석의 올해 상반기 방한이 확정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드 여파가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든 시점에서 시진핑 주석의 방한으로 한한령이 완전히 해제되고 양국 관광시장에 날개를 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사드 여파로 인해 급감했던 중국·인아웃바운드 시장은 2019년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2017년 전년대비 -48.3%를 보였던 방한 중국인 수는 2018년 14.9% 증가하며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2019년 11월까지 전년동기대비 26.1% 증가한 551만명을 기록하며 2018년 전체 관광객 수인 478만명을 앞질렀다. 방중 한국인수는 2017년 전년대비 19.1% 감소한 385만명에서 2018년 8.7% 증가한 419만명을 기록했으며, 주한중국대사관은 2019년 방중 한국인 수가 5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연·문화유산 풍부, 인프라 부족은 여전


2019년 세계경제포럼(WEF) 관광경쟁력 평가에서 중국은 140개 국가 중 13위를 기록, 전년대비 2계단 상승했다. 


중국은 세계에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국가로, 자연과 문화자원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며 강점을 보였다. 저렴한 호텔 가격과 관광지 입장료 인하 등 중국 내 여행비용을 감소한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교통 분야 개선도 활발했다. 2018년 세계 항공 용량의 2위를 차지하며 항공 부문에서 7위, 철도망 확충으로 교통 품질 분야 17위에 오르기도 했다. 도로(42위), 공항(53위), 항만(55위) 등 교통 인프라 질적·양적 부족이 지적됐지만, 2019년 하반기 베이징 다싱 신공항을 오픈하는 등 정부 차원 인프라 개선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환경과 국제 개방성 분야에서는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엄격하고 불확실한 비자 요건으로 인한 낮은 국제 개방성(76위), 낙후된 관광 인프라(86위) 등도 잠재 관광객을 위한 장애로 적용했다. 매우 높은 대기오염, 삼림 벌채 등으로 환경 지속가능성 순위는 120위를 기록했다. 자연자원을 많이 보유하고 있지만, 환경 문제로 인해 자연자원 감상 목적의 관광객 순위는 전년대비 6위 떨어진 95위를 기록했다.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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