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 통해 발굴한 기업만 776개
1,000~3천만원까지 최대 5년 지원
전문 컨설팅 ‘엑셀러레이팅' 확대

정부가 관광벤처기업 육성을 지원하겠다고 나선지 올해로 꼬박 10년이 됐다.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관광을 조명하고 관련된 스타트업을 전략적으로 발굴, 성장시키겠다는 의지였다. 그동안 어떤 성과를 냈는지 살펴봤다. <편집자 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2011년부터 매년 관광벤처기업(창조관광사업) 공모전을 통해 관광분야의 창업을 발굴·지원하고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컨설팅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2011년부터 매년 관광벤처기업(창조관광사업) 공모전을 통해 관광분야의 창업을 발굴·지원하고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컨설팅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왔다

●지원 범위부터 관광 개념까지 확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2011년부터 매년 관광벤처기업(창조관광사업) 공모전을 통해 관광분야의 창업을 발굴·지원하고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컨설팅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왔다. 


처음에는 공모전으로 시작했지만 단순히 아이디어를 선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체적으로 창업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고 교육, 홍보·마케팅 판로 개척, 투자유치 및 융자신청 교육, 네트워킹 등을 도우면서 지원 범위를 꾸준히 넓혔다. 관광의 개념도 확대됐다. 초기에는 여행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나타내는 업체들이 대부분이었다면, 10년이 지난 지금은 식음료, 기념품, 렌탈 등 다른 산업에 속하더라도 여행과 연결되는 사업이라면 관광벤처기업이 될 수도 있다. 이를 테면 꿀로 술을 빚는 양조장이나 설탕공예 공방도 여행객들이 경험할 수 있는 유용한 체험 프로그램이라면 관광과도 관련 있다고 인정한다는 의미다. 문관부와 한국관광공사의 자체 집계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9년까지 공모전을 통해 발굴된 기업은 776개이며, 1,766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2022년까지 800개 관광벤처기업을 발굴하겠다는 목표에 바짝 가까워진 셈이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만 3년 운영하면(버티면)성공”이라고 평가한다. 그만큼 스타트업의 성패 여부는 빠른 시일 내에 판가름 난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지난 10년 동안 탄생한 수많은 관광벤처기업 중 살아남은 기업은 얼마나 될까? 한국관광공사는 이에 대해 “통계청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창업 후 2년 이내 약 50%는 폐업하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관광분야의 경우 창업 2년 후에도 약 90%는 영업을 지속하는 수준으로 다른 분야에 비해 지속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규제 개선 및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때
 
통계적으로 다른 분야에 비해 관광 스타트업의 영업 존속 기간이 긴 편이지만 성장의 한계도 분명 있다. 관광 관련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스타트업의 성장을 막는 장애물로 각종 ‘규제’를 공통적으로 꼽았다. 제도의 한계는 다른 분야에서도 지적되는 고질적인 문제지만 관광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아무리 아이디어를 높게 평가받아도 이를 사업화했을 때 현제도 상으로는 운영하기 어려운 점들이 많다”며 “질서 유지를 위해 기존 제도도 중요하지만 시대가 변화하는 속도에 맞게 제도를 조율하고 개선하는 것도 신사업이 성장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라고 말했다. 특히 앞으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려면 글로벌 표준과 흐름에 맞게 국내 기업에게도 규제를 완화하거나 개선해야한다는 이야기다. 


현재 관광벤처기업 공모전에 당선된 예비관광벤처는 약 3,000만원, 관광벤처는 약 1,000만원을 최대 5년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다양한 사업자를 지원하고 기회를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업계에서는 기업 육성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글로벌 여행기업들이 막강한 자본으로 종횡무진하는 시대에 현실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보다 높은 기준을 적용해 선정 기업 수를 줄이고 지원금을 확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주장이다. 한국관광공사는 “그동안 이 같은 현장의 목소리를 예산안에 반영할 수 있도록 오랫동안 제안해왔다”며 “2020년에는 한 기업에 대한 지원금이 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와 관련해 한국관광공사는 2019년 처음으로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했다. 엑셀러레이팅은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초기부터 진단 및 투자 연결까지 컨설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더 확대해 기업 가치가 높은 스타트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공을 들이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관광기업 육성에 대규모 예산 투척 


문관부는 2020년 관광사업 창업지원 및 벤처육성 사업에 예산 515억원을 배정했다. 관광부문 주요 사업 중 ‘관광산업 융자지원(5,500억원)’ 부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관광거점도시 육성 예산도 159억원으로 증액됐다. 관광거점도시 육성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지방으로 방문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역 특화 관광자원과 콘텐츠를 개발하고 브랜드 전략 수립, 홍보·마케팅을 5년 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부산광역시가 첫 번째 관광거점도시로 선정됐으며 올해는 3개의 도시를 더 추가할 예정이다. 


한국관광공사는 2020년 관광기업육성사업에 약 130억원의 예산을 배정한다. 2019년 대비 약 100억원 이상 증가한 파격적인 수준이다. 관광기업육성사업 중 ▲관광기업 혁신 바우처 지원 ▲관광 플러스 팁스 ▲관광선도기업 육성지원 분야를 신설하고 ▲관광기업 투자유치 활성화 ▲관광벤처기업 지원 부문을 확대 및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관광기업 육성 지원 내역 살펴보니 

한국관광공사는 크게 ▲관광기업지원센터 ▲관광벤처사업 ▲관광크라우드펀딩 등을 통해 관광기업 활성화를 지원한다. 관광기업지원센터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애로사항에 대해 분야별 전문가 가 솔루션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신설됐다. 예비창업자를 위해 관광법규나 정부지원사업 등 관광분야에 대한 기초적인 상담부터 외부 전문 자문단의 심화 상담까지 연결한다. 관광벤처사업 공모전의 경우 예비관광벤처(예비창업자 또는 창업 3년 미만 사업자), 관광벤처(창업 3년 이상 사업자), 재도전(폐업 경험이 있는 사업자) 분야로 나누어 선정하는데 지난해에는 공모전을 한 번 더 추가해 총 2번 진행했다. 관광크라우드펀딩은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하고 전략적인 투자 유치 방안을 컨설팅하며 펀딩에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지원책이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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