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 어려운 건, 모든 게 처음이기 때문이다. 여행 스타트업에 도전을 앞둔 당신. ‘맨땅에 헤딩’하는 횟수를 줄여줄 몇 가지 팁을 전한다. <편집자 주>

 

●공모전과 컨설팅 | 모를 땐 묻는 게 답 


당신의 아이디어가 사업적으로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는 공모전에 있다. 우선 한국관광공사가 관광벤처기업 공모전을 매년 진행한다. 지난해에는 기존 1회에서 2회까지 확대했다. 예비 창업자들도 도전할 수 있는 예비관광벤처기업과 운영한지 3년 이상인 관광벤처기업, 폐업 경험이 있는 사업자들을 위한 재도전 부문으로 나누어 선정한다. 공모전뿐만 아니라 관광 분야 창업을 앞둔 이들을 위한 교육과 컨설팅까지 지원하니 전문가들의 평가와 조언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정부도 관광벤처 기업 육성에 힘을 쏟는다. 지난해부터 관광거점도시 육성 프로젝트를 시작해 지방 여행을 활성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때문에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 각 도시의 지자체에서 지역의 특성을 살린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한 공모전이나 관광중소기업 크라우드 펀딩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각 광역시나, 도·시·군청 관광과의 공지사항을 꾸준히 들여다보길 추천한다. 꼭 여행상품이 아니더라도 해당 도시를 방문한 관광객의 편의를 위한 서비스나 지역자원 콘텐츠를 더한 프로그램, 여행의 영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콘텐츠나 상품 등 다양한 사업도 지원 대상이다. 공모전마다 차이는 있지만 수상자에게는 최대 수 천 만원의 사업 지원금을 지급하기도 한다.


그밖에 서울창업허브, 창업지원센터 등 보다 포괄적인 범위에서 창업을 지원하는 기관도 있다. 여성, 경기벤처, 청년 등 특정 부문에 초점을 둔 창업지원센터도 다수다. 이제는 IT 기술을 기반으로 시작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여행 관련 스타트업도 여럿이다.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하는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이라면 TIPS 프로그램을 눈여겨보자. 엔젤투자와 초기전문 VC, 멘토링과 함께 R&D 자금 등을 지원하는 민간투자주도형 프로그램이다. 아직까지 TIPS 창업팀에 선정된 국내 여행 관련 스타트업은 매우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네트워킹 | 적극적인 사람이 기회를 잡는다 


투자 유치에 성공한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좋은 기회는 ‘네트워킹’에 있다고 말한다. 사교력이 곧 능력으로 이어진다는 이야기다. 여행업계에도 크고 작은 행사와 이벤트, 각종 포럼과 관련 모임, 협회 등이 있다.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이들이 모이는 자리에 적극 참여해 인맥을 형성하고 다양한 정보 교류를 이어가자. 새로운 사람에게 다가가 명함을 주고받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어색하고 힘들 수 있지만 언제, 어디서, 누굴 만나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일주일 중 절반은 회사가 아닌 곳에서 관련 업종에 있는 지인들을 만나고 소개받는 데에 사용한다고 했다. 그 누구도 내가 필요한 정보만 쏙쏙 집어 주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다가가 다방면으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몰랐던 정보를 얻게 될 수도, 새로운 아이디어나 사람을 얻을 수도 있는 것이 바로 네트워킹의 힘이다.


여행업계에서 네트워킹이 가능한 자리를 몇 군데 소개하자면 한국관광스타트업협회, WIT(Web in Travle), 서울특별시관광협회가 주최하는 포럼 등이 있다. 한국관광스타트업협회는 이름 그대로 사단법인 관광스타트업 협회로 관광스타트업계를 대변하고 회원사간의 협력 관계를 도모하기 위해 설립됐다. 올해로 설립 4주년을 맞는다. 정기적으로 포럼과 네트워킹 자리를 마련하고 관광스타트업 관련 공모전과 아카데미 등의 관련 정보도 빠르게 공유한다. WIT는 싱가포르에서 시작한 온라인 여행 기술과 마케팅을 공유하는 컨퍼런스로 2017년부터 매년 서울에서도 열린다. 글로벌 여행 기업들의 전문가들이 대거 모여 강연과 토론을 펼치고, 스타트업 경연 무대도 마련되는 자리로 여행업계 대표 컨퍼런스로 자리 잡았다. 그밖에 서울특별시관광협회나 한국여행업협회와 같은 협회와 각 지자체에서도 관광산업과 관련된 다양한 포럼을 연다. 예비창업자나 관광 관련 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들도 참가할 수 있으니 적극적으로 문을 두드리자.

 

●투자 유치 | 전문 투자사가 말하는 건강한 투자란? 

▶mini Interview 
SJ투자파트너스 차민석 전무
투자도 장기전…적절한 시기와 금액을 계산하라


스타트업도 아이디어만으로 성공하는 시대는 지났다. 돈을 써야 돈을 버는 생태계 속에서 투자 유치도 기업의 능력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투자에도 적절한 시기와 비결이 있는 법. 전문 투자사 SJ투자파트너스 차민석 전무에게 건강한 투자에 대해 들었다. <편집자 주> 


-SJ투자파트너스의 여행 부문 투자 성과는.

사후면세점과 글로벌 택스 프리, 제주 9.81파크, 트립비토즈 등에 투자한 경험이 있다. 사후 면세점의 경우 중국 여행사가 40% 이상의 지분을 가진 케이스라 2017년 사드 사건 이후로 타격이 커 폐업했다. 중국인 의료관광 관련 회사도 무너졌다. 이 같은 외부 변수에 타격을 입은 몇몇 사례를 제외하고는 좋은 성과를 냈다. 글로벌 택스 프리의 경우 국내에서는 1위 기업으로 굳건하고 싱가포르와 일본 등 해외에 진출했으며 유럽 진출도 타진 중이다. 레저큐에도 투자했는데 야놀자에서 3배 규모로 인수해 갔으니 성공적인 투자였다고 볼 수 있다.


-투자 여부를 선택할 때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무엇인가.

요즘은 아이디어만 보고 투자하지 않는다. SJ투자파트너스의 경우 대표가 어떤 사람인지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더불어 구성원의 역량도 함께 평가한다. 스타트업의 특성상 직원들이 자주 바뀐다. 처음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누구나 열정을 쏟기 마련이다. 하지만 성장통을 겪는 과정을 묵묵히 버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스타트업은 그만큼 녹록치 않은 일이다. 그런데 대표가 바뀌면 안 되지 않나. 그래서 투자를 결정할 땐 대표와 구성원 등 ‘사람’을 가장 중요하게 평가한다.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에 대해 조언한다면. 

우선 창업자의 지분이 적을수록 여러모로 불리하다. 지금 당장 사정이 어렵다거나 큰 규모로 마케팅을 하기 위해 투자를 받는 건 위험하다. 특히나 상장까지 바라본다면 말이다. 우호지분을 포함한 대표의 지분이 30~40% 이하면 상장하기 어렵다. 따라서 초기 단계에는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른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마케팅 비용을 함께 부담하거나 지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정부에서 제공하는 창업 지원금을 찾아보는 등의 방법이 있겠다. 그래야 회사가 성장했을 때 더 큰 금액을 투자받을 수 있다. 필요할 때마다 계속 투자를 받게 되면 정작 필요할 때 투자 유치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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