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박사
IT Travel 칼럼니스트

지난해 1월, 본지에 기고했던 글을 찾아보니 2019년 항공 및 여행업계의 IT 부문에 있어 미완성의 해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었고 그 예상은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그렇다면 2020년은 미완의 2019년을 완성시켜 줄 수 있는, 그런 한 해가 될 수 있을까.


2020년 전망을 위해 올해는 ‘시나리오 예측방법’을 사용해보려 한다. 에어아시아 RM 팀에서 근무할 당시 사용하던 방법으로, 몇 가지의 이슈들을 상호 연관 지어 연간 수요예측을 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2020년 항공 및 여행 업계 전망을 위해 아래 5가지 주요 토픽을 선정해 봤다.


1. Deregulation

미국, 중국과의 무역 분쟁 속에서 우리 정부는 대미, 대중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를 통해 싱가포르, 브루나이와 항공 자유화 협정을 맺었다. 앞으로 물자 및 교역 활성화를 통한 경제 부흥 정책 기조는 타국가들과의 상호 규제완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몇몇 아시아 국가들의 적극적인 규제완화 정책은 아시아 항공사들의 구조 변화를 더욱 빠르게 앞당길 것이다. 


2. LCC

국내 LCC들은 보잉 737 MAX를 통해 중거리 시장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이 내로우바디(Narrowbody) 항공기를 통해 운항거리를 넓힐 뿐만 아니라 737 시리즈 단일 기종으로 운영의 묘를 살리는 전략을 구상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737 MAX의 기재 이상에 대한 보잉의 명확한 답변이 2020년 상반기까지 없다면 LCC는 기재 운영계획을 대폭 수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항공자유화의 물결과 함께 국내 LCC들은 6시간 이상의 운항을 위해 중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보잉의 787 시리즈 또는 A330와 같은 와이드바디(Widebody)로 눈을 돌릴 확률이 높다. 그러나 와이드바디를 도입하여 300석 이상의 이코노미석을 운영한다면, 늘어난 공급석은 판매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기존의 ‘Point to Point’ 네트워크 구조를 유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해외로 눈을 돌려 중국이나 일본 등의 수요를 적극 끌어올 수 있는 ‘Hub & Spoke’ 네트워크 구조로의 변화를 의미하며 동시에 LCC 간의 코드쉐어 및 인터라인 판매 강화로 이어질 것이다. 


3. FSC

FSC는 기존보다 더욱 차별화된 프리미엄 서비스를 운영하고자 할 것이다. 이를 위한 자본금 확보 노력은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기존의 조직을 최대한 축소 및 통폐합하는 동시에 부서 간의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유연한 조직구조 마련을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또한 기존에 무상으로 제공했던 서비스는 유상으로 전환되고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 항공사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강조하고 로열티를 증대하는 전략들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LCC와 경쟁하는 노선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Fare family를 도입하고 동시에 Upsell을 통한 Yield 향상 정책이 고려될 수 있다. 


4. NDC

LCC에 이어 FSC까지 Ancillary service(부대서비스)의 유상 판매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항공사의 NDC에 대한 열망은 지속돼왔다. 그러나 그동안 NDC가 시장에 안착하기 어려운 가장 큰 구조적인 요소는 Aggregator의 부재였다. 물론 몇몇 스타트업들이 NDC Certification을 받고 여행사에게 항공사 콘텐츠를 공급하려는 계획이 있었지만 이런 신생회사들은 규모를 키울 수 없다는 궁극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2020년에 출시될 아마데우스의 NDC-X는 이제 NDC를 여행사가 항공사의 콘텐츠를 판매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NDC가 Back end에서 갖춰졌다고 하더라도 Front end에서 NDC환경에 맞는 UX를 각 여행 플랫폼들이 구축하려면 대대적인 웹사이트 개선이 필요할 것이다. 


5. Online

급속히 온라인화된 여행시장은 결국 이커머스 회사들이 항공권 판매자로 참여하는 계기가 되었다. 일단 회원을 많이 보유하기만 하면 해당 온라인몰들이 항공권을 팔지 못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Fare family 기반의 항공권과 부대서비스 및 Upsell을 유도하는 항공권 가격 비교 플랫폼 역할까지 기존의 이커머스 회사들이 해낼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왜냐하면 이는 항공 IT 분야에 대한 보다 높은 전문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위의 5가지 토픽을 통해 언급한 변화들은 여행 및 항공 업계와 관련된 플랫폼들의 대폭적인 개선의 계기가 될 것이며, 동시에 보다 새롭고 창의적인 다양한 플랫폼들을 탄생하도록 할 것이다. 2020년 역시 작년에 이어 어떤 완성을 기대할 수는 없겠다. 그렇지만 보다 성숙한 IT 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한 해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글 양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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