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엔 남국의 향기가 있다
바다가 둥글다. 사이판의 수평선엔 지구가 묻어나고 있다.
푸른색, 녹색, 비취색 그리고 또 다른 색색. 마리아나 해구가 품은 심연의 깊이는 수많은 바
다색을 보여준다. 녹색 바다띠 하나가 저 너머 섬으로 이끈다. 마나가하, 티니안, 로타…이쁜
섬들.

관광객들은 만세절벽앞에서 사진을 찍고. 이 아름다운 바다를 두고 젊은 병사들은 만세를
부르며 뛰어내렸다. 그때 그들은 저 바다를 보았다. 후회했을까? 모두 아름답고 선명하기에
지나간 전쟁은 잔인하다.

태평양한국인 위령평화탑앞에서 묵념을 한다.
'1905년 한국의 주권을 일본제국에 빼앗기고 한국의 젊은 남녀들이 한민족을 대신하여 징병
징용 여자 정신대라는 명목으로 200만명이 태평양 여러곳으로 끌려가 처참하게 혹사당하다
가 억울하게 희생된 한맺힌 동포 영령들을 위령하기 위해...'
잘생긴 절벽의 포탄자국도, 녹슬은 포신의 앙상함도 먼 옛일 같다. 지나치게 빨간 불꽃나무
의 꽃잎만이 바람에 하늘거리며 전장의 상처를 떠올려 준다.
바람에 기분을 달래면 새섬을 만난다. 사람들은 모처럼 배에 힘을 주고 소리를 지른다. 새가
날아오른다. 해변의 절경이 필름을 잡아먹는다.
바닷가에 서서 카메라 앵글을 세로로 잡아보니 삼등분이다. 푸른 하늘, 칠색의 바다, 그리고
햇빛을 눈부시게 튕겨내는 백사장. 사이판.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있는 것을 원치 않는 섬
이다. 카메라를 뒤로 하고 바다를 향해 뛴다. 옷을 벗고 물고기를 만나러 간다. 산호위에서
잔등을 스치는 파도를 즐기러 뛰어든다. 진짜 사이판이다.
바다가 친근한 곳. 누구나 쉽게 바다에 몸을 담그고 바다속을 접할 수 있는 곳. 그리고 평화
로운 휴양지. 깨끗한 자연. 이러한 것들이 작은 섬 사이판을 가족들과 손잡고 올만한 곳으로
만들었다. 한국인에게 사이판은 해외여행 초창기에 신혼여행으로, 또 첫 해외여행으로 익숙
해졌다. 그때문인지 지금은 사이판의 명성이 예전 같지는 않다. 하지만 황영조가 힘만 내면
한시간이면 종주할 수 있는 섬. 그 작은 섬에 쉴새없이 비행기가 앉고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이유가 다 있다. 멋진 해변과 각종 해양스포츠, 다이빙, 잠수함, 낚시, 정글투어, 골프등 꽤
많은 선택이 정갈한 시설과 함께 있는 곳이다.
해가 질때쯤이면 선셋크루즈가 제격이다. 아무 생각 없어 보이는 선장과 뚱뚱한 차모르인
선원. 신청곡을 청하면 어색한 한국말로 “없어""를 외치는 반말 밴드. 그리고 돛을 투과하는
석양과 신혼부부들. 그위로는 구름이 뭉게뭉게 돛대를 세우고 갑판의 바람은 몸을 맡길만하
다. 어느새 어둠이 사이판의 야경과 유난히 큰 별빛을 보여준다. 이곳에서 전쟁이라... 먼바
다에 정박해있는 큰 화물선의 그림자. 문득 선상에서 포를 쏠 것만 같다. 하지만 사이판의
저녁은 포성 대신 선셋카페의 흥겨운 음악이, 포연 대신 야시장의 바비큐 연기가 대신한다.
하늘의 순박한 밤공기가 함께 한다.
취재협조 : 북마리아나제도 관광국 02-739-1571
사이판=한정훈 취재부장 hahn@traveltimes.co.kr

[현지인터뷰]페리 테노리오 북마리아나 관광국장
“사이판은 한국시장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북마리아나 관광국의 페리 테노리오(Perry J. P. Tenorio) 관광국장은 한국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작년 아시아나항공 취항 이후 한국관광객은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특히 최근에는 매달
배이상의 증가를 보이고 있습니다. 관광국은 한국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 적극적인 지원
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한국관광객 활성화를 위해서 북마리아나관광국이 준비하거나 이미 실시중인 프로모션은 적
지 않다. 아시아나 항공과 함께 공동홍보활동을 하겠다는 기본적인 입장은 물론 지난 5월말
한국시장으로는 첫번째인 제1회 마리아나관광아카데미(Marianas Tourism Academy, MTA)
를 개최해 한국의 여행사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했다. 제1회 MTA는 호텔과
관련업체 및 재 사이판 한국인 관광협회의 상품설명회와 함께 상품판매자로 하여금 직접 옵
션투어를 선택, 경험하도록 하는등 짜임새있는 교육일정으로 참가자들로부터 성공적이라는
호응을 얻었다. 이미 일본시장은 이 같은 교육프로그램이 6회째 실시된 바 있다. 또한 적극
적인 홍보로 사이판의 새로운 이미지를 전달한다. 테노리오 국장은 “그동안 아시아 경제위
기로 어려웠지만 올해부터는 홍보예산을 대폭 늘렸다""며 “티니안, 로타와의 연계상품, 가라
판등 관광자원 개발에도 힘써 상품 차별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일본, 중국등 아시아지역 사람들에게 친근한 팬더곰을 소재로 캐릭터화한 ‘사이
팬더'라는 마스코트도 만들어 가족관광지 사이판의 이미지를 전하고 있다. 겨울시즌을 겨냥
한 윈터스포츠캠페인도 준비중이다.
상품가격과 관련해 테노리오 국장은 “물론 여행사에게 강요할 수 는 없겠지만 관광객 수요
에 따라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길 바란다""며 “괌과 다른 사이판만의 특별한 매력을 전달하기
위해 팸투어, 세미나등 여행사를 위한 지원을 계속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가 거듭 강조하
는 것은 “직접 와서 보고 사이판을 느껴달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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